윤 대통령, 첫 비상경제민생회의 "비상상황..모든 대책 강구해달라"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정부는 지금과 같은 제도적인 경제 위기에서 민생안정에 모든 역량을 결집해야 할 것”이라며 “비상 상황이다. 모든 대책을 강구해 달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제1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면서 “경제가 어려울수록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것은 서민과 취약계층이다. 정부는 민생안정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5일 국무회의에서 “매주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고 민생현안을 직접 챙기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3일 뒤 바로 1차 회의를 열어 경제난을 두고 잰 걸음에 나섰다.
윤 대통령은 회의 모두발언에서 “정부가 출범한 이후 네 차례에 걸쳐 물가 민생대책을 통해 주요 생필품 가격의 안정과 취약계층 부담 완화를 지원했지만 국민들께서 체감하는 경기가 매우 어렵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다양한 방식으로 취약계층 지원을 늘리는 안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다룬 공공부문에 대한 고강도 지출 구조조정을 언급하면서 “이렇게 해서 확보된 재원을 취약계층 지원에 최대한 투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지출 구조조정 목적도 “민생을 살리고 어려운 분들을 더 두텁게 지원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연료비, 식료품비, 생필품비 등을 망라해 “더 촘촘하게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생활물가 안정을 위해 적극적인 수급 관리는 물론 해외 수입을 과감히 확대하고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고유가 상황이 지속, 악화될 경우에 대비해 유류세 탄력세율 한도 확대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금리 상승으로 부담이 가중되는 대출자의 부담 경감 방안을 언급하면서, 특히 “2030 청년에 대해서는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을 찾겠다”고 했다. 공공임대 주택의 임대료 동결도 연장할 방침이다.
윤 대통령은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촉발된 이번 위기는 우리 국민들의 연대를 통한 위기 대처 역량을 시험하고 있다”면서 “가격 급등의 충격을 취약계층과 사회적 약자에게 전가한다면 인플레이션은 경기침체의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결국 모두의 고통이 깊어질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더 어려운 이들을 위해 부담을 나누고 연대하고 협력해야 더 빨리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거듭 취약계층 지원을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는 12개 부처 장·차관들이 참석해 경제 상황과 분야별 리스크를 점검하고 민생안정 방안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비공개 토론에서 민생안정이 최우선 과제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와 함께 “재정 개혁, 규제 혁신 등으로 누적돼 온 구조적인 문제를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가 기자들과 만나 전했다. 윤 대통령은 회의를 마무리하며 “위기 상황에서 정부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약자를 보호하는 일이고 두 번째는 구조 개혁 등 미래를 위해 준비해 나가는 것”이라면서 “(재정 지출, 구조 조정은) 정부의 역할과 기능을 이러한 방식으로 바꾸는 정부 혁신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2차 비상경제민생회의부터는 용산 대통령실이 아닌 민생 현장을 직접 찾는 방식으로 열릴 예정이라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문가, 현업 종사자들을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관계 장관과 함께 해결책을 모색해 보는 현장 중심의 회의로 운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오는 11일 기획재정부를 시작으로 취임 후 첫 부처별 업무보고를 받는다. 개별 부처별로 장관이 직접 대통령 집무실에 와서 보고하는 형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과 장관이 각 부처의 개혁 과제와 당면 현안에 대해 소통하고 인식을 공유하는 그런 시간이 될 것”이라며 “장관들이 실질적인 권한과 책임을 갖고 소신껏 정책을 추진하고 성과로 책임을 지는 책임장관제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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