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사 시험에 학원 모의고사 문제 그대로 낸 교수, 항소심도 집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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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 관세사 시험 모의고사를 실제 관세사 시험문제로 출제한 교수가 2심에서도 집행유예형을 받았다.
2심 재판부는 이씨가 학원 원장에게 관세사시험 출제위원으로 위촉된 사실을 누설한 혐의와 학원 모의고사 문제를 일부 문구 등만 수정하여 출제한 혐의에 대해서는 여전히 유죄로 인정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김씨의 경우 두 교수에게 문제를 제공하면서 실제 관세사 시험에 그대로 출제될 거라는 사실은 인지하지 못했을 것으로 판단해 검찰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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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심 재판부 "정황상 처음부터 그대로 출제할 의도 없었다"며 감형
학원 관세사 시험 모의고사를 실제 관세사 시험문제로 출제한 교수가 2심에서도 집행유예형을 받았다. 다만 2심 재판부는 이 교수가 낸 문제의 배점이 상대적으로 낮고, 정황상 처음부터 문제를 그대로 베낄 의도는 없었다며 감형했다.
8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방법원 1-3형사부(소병석 부장판사)는 위계공무집행방해, 한국산업인력공단법 위반 등의 혐의로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던 대학교수 이모(45)씨에 대해 지난달 30일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이씨와 검찰은 원심판결 당시 쌍방항소한 바 있다.
재판부에 따르면 이씨는 2019년 36회 관세사 시험 출제위원으로서, 2차 시험의 ‘관세율표 및 상품학’ 과목을 맡았다. 이씨는 출제위원을 맡아달라는 제안을 수락한 뒤, 2019년 5월 말 관세사시험 전문학원 원장 김모씨에게 전화해 “2019년도 관세사 시험 2차 관세율표 및 상품학 과목의 출제위원이 되었는데 참고할 수 있게 문제와 자료를 좀 보내 달라”고 요청했다. 두 사람은 서로 대학원에서 알게 된 선후배 사이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이씨는 김씨에게 받은 문제 등을 USB에 복사해 한국산업인력공단 출제센터에 들어갔고, 문제를 일부 문구만 수정해 2019년도 관세사 시험 2차 ‘관세율표 및 상품학’ 과목의 2번으로 출제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이씨는 시험문제를 낸 이후 ‘학원 모의고사 문제 등과 동일한 문항이 있는지 확인’하라는 취지의 ‘시험문제 검토 체크리스트’를 받아 해당 사항을 모두 확인하였다는 의미로 서명도 했다.
1심 재판부는 이씨가 낸 문제와 학원의 모의고사 문제를 비교하며 사실상 같다고 판단했다. 더불어 이씨는 1심 재판 과정에서 여러 차례 진술을 번복하는 등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거나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매우 억울하다는 태도를 보였다고 밝혔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태도로 인하여 피해를 입은 수험생들에 대한 권리구제가 늦어지고, 훼손된 국가자격증에 대한 신뢰 역시 그 회복이 늦어지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원심을 파기하고 감형했다. 2심 재판부는 이씨가 학원 원장에게 관세사시험 출제위원으로 위촉된 사실을 누설한 혐의와 학원 모의고사 문제를 일부 문구 등만 수정하여 출제한 혐의에 대해서는 여전히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이씨가 항소심에 이르러 범행을 반성하고 있으며, 이씨가 출제한 범위가 100점 만점 중 10점에 해당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또한, 문제 제공에 대한 금전적인 거래는 없었다고 판단했다.
당시 다른 대학교수 강모씨 역시 같은 혐의로 이씨와 함께 재판을 받았다. 강씨는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아 항소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강씨와 학원 원장 김씨는 대학원 스승과 제자 사이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는 원심 당시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검찰은 법리에 맞지 않는다며 항소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김씨의 경우 두 교수에게 문제를 제공하면서 실제 관세사 시험에 그대로 출제될 거라는 사실은 인지하지 못했을 것으로 판단해 검찰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시 36회 2차 관세시험에서 불합격 통보를 받은 수험생 일부는 시험이 무효라는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서울고법 행정11부(부장판사 배준현 이은혜 배정현)는 지난달 15일 김모씨 등 수험생 5명이 한국산업인력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1심과 같이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 재판부는 권리구제를 위한 특별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판결 취지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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