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 있다간 디즈니에 뺏길라" .. IPTV 3사, '외계+인'에 첫 공동투자
지난 1월 말 종영한 jtbc의 16부작 드라마 <설강화>는 디즈니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디즈니플러스를 통해서만 볼 수 있다. jtbc는 자사가 참여한 OTT인 ‘티빙’에도 이 드라마를 제공하지 않았다. 다양한 컨텐츠들은 KT·LG유플러스·SK브로드밴드 등 인터넷 IPTV에서 유료 VOD로 제공되지만, <설강화>만큼은 예외다. 당시 디즈니플러스가 이 드라마에 투자하면서 ‘독점 공개’를 보장받았기 때문이다.
방송 시청 환경이 OTT 중심으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자금력이 풍부한 글로벌 OTT들이 국내 콘텐츠를 독점하는 일까지 벌어진다. 이에 국내 IPTV업계가 콘텐츠 공동 확보를 위해 처음으로 손을 맞잡기로 했다.
한국IPTV방송협회는 8일 KT·LG유플러스·SK브로드밴드 등 3개사가 ‘콘텐츠 공동 전략 수급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고 3000억원을 공동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3개사는 ‘공동수급위원회’을 통해 투자를 진행하고 IPTV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및 지식재산권 확보 등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첫 투자 작품은 최동훈 감독의 영화 <외계+인 1부>로 정해졌다. 투자를 통해 이 영화의 VOD 등을 3개사가 공동 수급하겠다는 계획이다.
협회는 “거대 글로벌 자본 중심으로 국내 콘텐츠 독점이 심화하고, 제작사의 콘텐츠 지식재산권 전부가 해외로 넘어가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 IPTV업체들이 이번 협력을 통해 시청권을 확대하고 국내 콘텐츠 제작사 및 투자사 등과의 협업을 강화해 독점으로 붕괴하는 가치 사슬을 정상화하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동안 IPTV업체들은 시장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독점 콘텐츠 확보 경쟁을 벌여왔다. 직접 투자해 VOD를 확보하거나,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 등 해외 OTT와 제휴를 맺는 방식으로 콘텐츠를 공급받기도 한다. 업계에선 막대한 자금의 중복 투자 등을 지양하고 공동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논의가 수 년간 진행됐지만 실제 현실화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협회 관계자는 “국내 유료 방송 시장은 가입자 3600만명 정도로 이미 포화 상태이기 때문에 이 시장 안에서 업체간 점유율 경쟁은 방송 산업 전체를 놓고 볼 때 큰 의미가 없다”며 “국내 시장에서 투자금이 돌고 거기서 좋은 작품이 나와야 시장 자체가 커지고 활성화할 수 있다는 데 IPTV 업계가 처음 뜻을 함께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덕 기자 du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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