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펠로톤 자전거 말고 바지, 양말을 후불 결제" BNPL 업계의 위기 [정혜진의 Whynot 실리콘밸리]

실리콘밸리=정혜진 특파원 2022. 7. 8. 13:2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기술주의 침체기가 지속되는 와중에 유독 찬 밥 신세가 된 분야가 있습니다.

BNPL이 왜 이렇게 주목을 받을까.

판매자 입장에서는 신용카드보다 수수료는 2.5~4% 수준으로 더 높지만 결제 대금을 BNPL업체가 직접 완납한다는 점이 현금 융통면에서 강점이 됐습니다.

특히 BNPL로 결제하는 경우 이용자들이 그만큼 가격대가 있는 물건을 산다는 공감대가 있기 때문이에요.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경제]

기술주의 침체기가 지속되는 와중에 유독 찬 밥 신세가 된 분야가 있습니다. '지금 사고 나중 결제를 표방하는 BNPL(BUY NOW PAY LATER) 서비스 분야입니다. 일년 전만 해도 시장에서는 BNPL이 신용카드 업계의 파이를 뺏어올 상대로 점찍고 숭배하는 분위기까지 있었는데요. 지난 해 8월에는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의 블록체인 결제 플랫폼 스퀘어가 호주의 BNPL 업체 애프터페이를 290억 달러(약 38조원)에 인수했습니다. 역대 호주 인수·합병(M&A) 사상 최대 규모로 화제를 끌었습니다. 또 다음달인 지난해 9월에는 결제 서비스 기업 페이팔이 일본의 BNPL 업체 페이디를 인수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소비하는 방식도 비대면으로 전환되고 소비 수요도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이커머스가 급격하게 성장을 했는데 가장 직접적으로 이 붐을 탄 업계가 BNPL이었던 거죠. 이커머스 관련주로도 자리를 잡아 톰 서 대시 펀드 설립자는 BNPL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면 뭔가 잘못됐다는 뜻”이라며 “BNPL은 모든 전자상거래, 결제 회사의 ‘기본 조건(table stakes)’이 됐다”고 했습니다.

MZ세대 ‘지름신’ 돕던 BNPL

BNPL이 왜 이렇게 주목을 받을까. 우리나라에서는 신용카드 발급받는 게 굉장히 쉬운데 미국은 심사 절차가 굉장히 까다롭습니다. 저 같은 경우도 사회보장번호(SSN)을 발급받은 지 6개월이 되어 가는데 벌써 두 번의 거절을 당했습니다. 미국은 직장이 있고 월급이 나온다고 해도 신용 이력의 잣대인 크레딧을 굉장히 중요시하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MZ세대의 소비를 촉진하는 하나의 요소가 된 거죠. 판매자 입장에서는 신용카드보다 수수료는 2.5~4% 수준으로 더 높지만 결제 대금을 BNPL업체가 직접 완납한다는 점이 현금 융통면에서 강점이 됐습니다. 특히 BNPL로 결제하는 경우 이용자들이 그만큼 가격대가 있는 물건을 산다는 공감대가 있기 때문이에요. 이를 테면 아웃렛에서 50% 할인한 50달러 나이키 운동화를 사려고 BNPL을 쓰기 보다는 200달러 이상의 한정판 스니커즈를 누군가에게 선물하기 위해 사는 용도라고 생각을 한 거죠. 그렇다면 수수료를 부담해도 판매자에게 남는 마진이 있으니까요.

미국 캘리포니아주 길로이의 한 몰 앞에 BNPL 업체 클라나가 내 건 광고 /실리콘밸리=정혜진 특파원

소비 전제가 바뀌자 뒤집힌 전망

하지만 최근 들어 이 같은 전제가 바뀌면서 미국에 진출한 스웨덴 대표 BNPL이자 유니콘인 클라나(Klarna)가 최근 몸값을 크게 낮췄습니다. 지난해 6월만 해도 소프트뱅크 그룹으로부터 456억 달러(약 59조 1000억원)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은 기업이에요. 하지만 세콰이어 캐피털을 비롯한 기존 투자자들로부터 투자금을 유치하는 데 기업 가치를 65억 달러(약 8조4000억원)까지 타협해야 했습니다. 일 년 만에 기업 가치가 15% 수준으로 떨어진 건데요. 우연의 일치인지 지난해 1월 화려하게 나스닥 증시에 상장한 대표 기업인 어펌의 주가도 상장 당시 117달러에서 지난 1일 종가 기준 17달러로 주가가 85% 가량 빠졌습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100이 올 들어 28% 떨어진 것과 비교했을 때 훨씬 큰 낙폭인데요.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이 가운데 흥미로운 분석을 봤습니다. 마샬 럭스 하버드 케네디 정책대학원 연구원의 분석이었는데요. “이제 소비자들이 BNPL로 펠로톤 자전거가 아니라 운동화, 청바지는 물론 심지어 양말까지 사기 시작했다”며 사람들이 사치재나 취미 생활을 위한 구매가 아니 할부로 구매한다는 건 위험 신호"라고 지적한 겁니다. 이커머스 붐이 꺼지고 경기 침체가 오고 소비자들이 구매를 미루거나 심지어 생활용품을 사는 데 후불 결제를 쓰기 시작하면서 시장이 위기를 겪다 보니 투자자들도 이 분야를 이제 투자 대비 아웃풋이 낮은 분야로 리스크로 바라보기 시작한 겁니다. 소비자 연체율도 높아질 것이라고 판단되고요.

이 가운데 지난달 애플이 BNPL 업계에 진출하기로 했습니다. 신용 심사를 알고리즘을 통해 직접 하기로 했고 무엇보다 수수료와 이자를 없애기로 하는 파격 행보를 보였습니다. 기기존에 업체들의 수익원을 애플은 없애기로 하면서 나머지 업체들도 출혈 경쟁을 감수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기존에는 시장 전문가 사이에서 전통 카드사로부터 뺏어올 시장 규모가 높다는 점으로 잠재력이 크게 평가됐는데 이제 메기가 나타나니까 내부에 출혈 경쟁이 이미 너무 크다는 점이 부각된 것이죠. 그렇다 보니 최근에는 BNPL 관련주를 ‘SELL NOW BUY LATER’ 하라는 애널리스트 조언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BNPL 업계가 전통 금융업계도 BNPL 시장으로 진입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은 물론 경기 침체 우려로 향후 몇 분기 동안 성장 둔화를 경험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BNPL의 앞날이 어떻게 될지 상단의 영상을 통해 살펴봤습니다.

실리콘밸리=정혜진 특파원 madein@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