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21 엔진소리 들으니 그간 고생했던 생각에 가슴 벅차올라"
김남신 KAI KFX 사업관리팀장
"엔진소리 들으니 가슴 벅찬다"
2028년까지 8조 8000억원 투입
'단군 이래 최대' 방산 프로젝트
4년간 2000회 비행시험 예정돼
인니 개발분담금 지연해결 과제
여름 땡볕에 이글거리는 활주로 너머로 KF-21 '보라매' 시제 1호기가 위용을 드러냈다. 기체 크기는 가로 11.2m, 세로 16.9m. 공군이 40대 보유 중인 스텔스 전투기 F-35A보다는 조금 크지만, 현재 공군 주력기종인 F-15K보다는 조금 작다.
KF-21은 날카로운 엔진소리를 내뿜으며 지상에서 이동한 뒤 1번 격납고 앞에 멈춰서서 거친 숨을 골랐다. 수직 꼬리날개에는 이 전투기의 이름인 보라매 문양이 선명했다. 또 이 기체가 한국형 전투기(KFX)의 첫번째 시제기임을 의미하는 'KF-21 001'이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 전투기 바닥 부분에는 세계 최고의 공력력을 자랑하는 미티어 공대공 미사일 4발이 적기를 향해 금방이라도 튀어나갈 기세로 도사리고 있었다.
이날 군당국과 KAI는 이달말 최초비행을 앞둔 KF-21의 '택싱(taxing·지상활주)' 장면을 언론에 첫 공개했다. 이날 모습을 드러낸 시제 1호기는 설계에서 생산까지 국내 기술로 개발 중인 한국형전투기(KFX) 프로젝트의 첫 작품이다.
앞서 KF-21은 지난 주에 저속·중속·고속 지상활주 시험을 거치며 안정성을 점검했다. 이어 기상 상황 등을 감안해 날짜를 잡고 이날달 대지를 박차고 날아올라 역사적인 첫 비행을 펼친다. 군당국은 앞으로 4년간 KF-21 비행 시제기 6대를 동원, 약 2000회 비행시험을 거친 뒤 전력화할 예정이다. 군당국은 2032년까지 KF-21 120대를 실전배치해 공군의 주력기종으로 운용할 방침이다. 대한민국 공군 역사에 기록될 최초비행에 나설 조종사로는 공군 52시험평가전대의 안준현 소령(공사 54기)이 낙점됐다. 첫 비행은 30~40분 정도 진행되며 기본적인 기체의 비행 성능을 점검하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KAI의 김남신 KFX 사업관리팀장은 "저속, 중속, 고속 지상활주를 통해서 항공기의 건전성과 모든 구성품의 비행 안전성에 대한 검증이 끝나면 승인절차를 통해 땅을 박차고 하늘로 뛰어오르는 최초비행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KF-21의 엔진소리를 들으니 생산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모든 분들과 함께 고생했던 (생각이 떠올라) 가슴이 벅차오른다"며 감회를 밝혔다.
KF-21를 낳은 한국형전투기(KFX) 개발사업은 2015년부터 2028년까지 8조 8000억원이 투입되는 '단군 이래 최대 규모' 방산 프로젝트다. 일단 2026년까지 계속되는 체계개발에는 8조 1000억원이 들어간다. 이어 2028년까지 지속되는 추가무장시험에는 7000억원이 더 투입된다. 군당국은 추가무장시험을 통해 KF-21의 공격능력을 공대공에서 공대지까지 확장시킬 예정이다.
이 사업은 국내업체(KAI)가 주도하고 인도네시아와의 국제 공동 연구개발로 추진되고 있다. 재원은 한국과 인도네시아 정부가 각각 60%와 20%를 내기로 했다. KAI에서도 20%를 부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제껏 제작된 KF-21 비행시제기 6대의 기체에는 태극기와 함께 인도네시아 국기가 함께 그려져 있다. 6대의 시제기 중에서 6호기는 인도네시아 공군에 인도된다. 지금도 인도네시아측 조종사와 엔지니어 등 50여 명이 KAI에 상주하며 개발 작업과 훈련 등을 함께하고 있다.
다만 인도네시아측이 자국 재정상황 등을 이유로 약속했던 개발분담금 납입을 미루고 있는 점은 걱정거리다. 군당국은 사업의 연속성과 양국관계 등을 고려해 인도네시아와 KFX사업을 지속할 방침이다. 다만 인도네시아측의 분담금 완납 상황을 감안해 시제기를 인도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천 =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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