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징계 처분권 나에게" vs 권성동 "효력 즉시 발효" 후폭풍(종합)

최동현 기자,김일창 기자,김유승 기자 2022. 7. 8.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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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윤리위 징계, 납득할 상황 아니면 처분보류..대표직 물러날 생각 없다"
權, 직무 대행 체제 선포..당내선 "치킨게임만" 부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성 상납 증거인멸교사 의혹에 대한 윤리위원회에 출석하며 입장을 말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7.7/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김일창 기자,김유승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가 8일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 처분권과 대표직 권한 등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윤석열 대통령과 당 지도부는 이 대표에 대한 징계 결정에 한목소리로 유감의 뜻을 밝혔지만, 곧이어 '해석 공방'에 들어가면서 내홍이 격화하는 분위기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 윤리위 징계에 대해 "수사 절차가 시작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6개월 당원권 중지라는 중징계가 내려진 데 대해서 윤리위 형평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당 대표에서 물러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징계 처분권 자체가 당 대표에게 있다"고 강조하면서 "이 부분에 있어서 납득할만한 상황이 아닌 경우 징계 처분을 보류할 생각"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당 대표는 윤리위 징계에 대한 처분권을 갖는다는 당헌 해석을 바탕으로 국면 전환을 모색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2030세대 '우군'을 앞세운 여론전도 예고했다. 그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당원 가입을 독려하는 글을 올리면서 "한 달에 당비 1000원 납부 약정하면 3개월 뒤 책임당원이 돼 국민의힘의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다"고 했다. 윤리위 징계 결정 후 첫 메시지로, 자신에게 우호적인 '청년 당원'을 늘려 무력 행사에 나서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권 원내대표는 당 윤리위의 징계 결정이 나온 지 5시간여 만에 '당 대표 직무대행 체제' 를 선포하며 가두리를 쳤다. 이 대표의 징계 효력은 의결 즉시 발효됐으며, 당원권이 정지된 기간에는 당대표직을 상실해 '징계 처분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윤리위의 징계 의결 즉시 효력이 발생해 당 대표 권한이 정지되고 그 권한은 원내대표가 직무대행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실무자 보고에 의하면 지금까지 모든 징계처분은 윤리위원장이 직접 처분결과를 통보했다"고 했다.

그는 "이것(이 대표 징계)을 사고로 봤을 때는 '직무대행' 궐위로 보면 '권한대행'이 된다고 보고받았다"며 "과거 김순례 최고위원의 경우 5·18 관련 망언 등으로 3개월 당원권 정지 기간 이후 최고위에 복귀한 전례가 있다. (이 대표는) 6개월간 업무가 정지되는 '사고'로 해석돼 직무대행 체제로 보는 게 맞는다는 게 다수 의견"이라고 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운데)와 성일종 정책위의장 등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7.8/뉴스1 © News1 허경 기자

당내 의견도 분분하다. 당 중앙윤리위원회가 '성 접대 증거인멸의혹 품위유지 위반의 건' 징계 심의에 나선 이후 당내 물밑에서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엇갈렸던 점을 고려하면, 당헌·당규에 대한 유권해석과 소신 발언이 빗발칠수록 당내 혼란은 더 가열할 것으로 보인다.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에 "지금 국민의힘은 한쪽이 죽어야 끝나는 '치킨게임'만 계속하고 있다"고 작심 발언하면서 "당헌·당규상 명시된 이준석 대표의 자구(자력구제) 권한도 보장돼야 한다. 재심 청구와 법원의 (징계 효력정지) 가처분 결정 등 남은 절차를 기다린 뒤 결론을 내려도 늦지 않다"고 했다.

5선 중진 출신인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끊임없는 의혹 제기로 당권수비에만 전념한 당 대표나 여론이 어떻게 흘러가든 말든 기강과 버릇을 바로 잡겠다는 군기세우기식 한 정치는 둘 다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쓴소리를 날렸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과 당 지도부는 헌정 사상 초유로 '당 대표 징계'가 나온 것에 대해 한목소리로 유감의 뜻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의 징계에 대해 "저도 국민의힘 당원의 한 사람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당 의원들과 당원들이 힘을 합쳐서 어려움을 조속히 극복하길 기대한다"고 했다.

당내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이자 이 대표의 지도부 파트너인 권 원내대표도 이날 이 대표의 징계에 대해 "당 입장에서 매우 불행한 일이다"며 "집권여당 원내대표로서 국민께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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