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무기 생산 능력 크게 위축돼 우크라 지원 방해

강영진 2022. 7. 8.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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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국방예산 줄이려 무기 비축 않고 신무기 개발 집중
미국의 연간 포탄 생산량 우크라전 2주분 불과
장기 지원 의지 뒷받침하도록 생산능력 늘려야

[트로이=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앨라배마주 트로이의 록히드마틴 앨라배마 공장을 방문해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 제조 공정을 살피면서 관계자들과 얘기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재블린이 러시아에 대항하는 효과적인 무기 중 하나라며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 예산안을 의회가 조속히 처리할 것을 촉구했다. 2022.05.04.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이 초기 수도 키이우 공략에서 대실패를 맞본 뒤 전술을 바꿔 동부 지역 공략에 성공하고 있다. 러시아군의 전술은 대규모 물량전이다. 러시아군의 포격량이 우크라이나군의 몇 배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서방의 대대적인 무기 지원을 애타게 요청하고 있지만 성에 찰 만큼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나마 성능이 뛰어난 첨단 무기들이 공급되는 덕에 우크라이나군이 일부 반격에 성공하기도 한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서방의 무기 지원이 왜 빠르게 이뤄지기 어려운지를 분석한 미 스탠포드대 후버연구소 재클린 슈나이더 연구원의 기고문을 실었다.

바이든 미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YO) 정상회의 때 우크라이나가 승리할 때까지 "지원을 받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미국은 이미 76억달러 규모의 지원을 했고 의회는 330억달러 지원 법안을 승인했다.

미국은 지금 비축 무기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 10년 새 미국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의 대테러전에 적합한, 파괴력은 줄이고 정확도가 높은 폭탄과 미사일 생산에 주력했다. 이에 따라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과 스팅어 지대공 미사일과 같은 무기 구매를 크게 줄이고 훨씬 비싼 고성능 정밀 미사일 구매를 늘렸다. 우크라이나전 4개월 동안 이들 무기 재고량이 바닥 났다. 재블린 미사일의 3분의 1과 스팅어 미사일의 4분의 1이 줄었다.

미국 보유 포탄도 마찬가지다. 국방부가 3년 이상 포탄 구매를 줄인데 따라 하루 7000발 이상을 퍼붓는 러시아군의 공세에 맞서기가 쉽지 않다. 영국의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평가에 따르면 미국의 연간 포탄 생산량은 우크라이나에서 10일에서 2주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고기동다연장로켓(HIMARS), 토마호크 대지순항미사일, 지대공합동미사일(JASSM)과 같은 명중도 높은 첨단무기가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이들 역시 공급량이 매우 부족하다. RUSI에 따르면 "러시아는 미국의 연간 미사일 생산량의 4배를 쏟아 부었다."

생산을 늘리면 되지 않느냐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의 생산 능력이 줄었다. 냉전이 끝난 뒤 미국이 방위산업을 정비하는 과정에서 소형 무기 생산은 거의 전면 중단됐다. 지난 2월 국방부 보고서에 따르면 전술 미사일, 고정익 전투기, 위성 생산 능력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으며 3분의 2 이상 떨어진 분야도 있다. 현재 미사일을 생산하는 업체는 3개 회사 뿐이다. 다시 필요성이 제기되는 재래식 무기의 대부분이 수공업으로 소규모 생산된다. 대규모 생산 체제는 해체된 지 오래여서 현대화하거나 다시 가동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

다른 문제도 있다. 반도체와 무기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 상당수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공급이 중단된 상태다. 예컨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세계 생산량의 70%를 생산하던 네온이 대표적이다. 네온은 반도체 생산에 필수품이다. 그밖에도 알루미늄, 티타늄, 팔라듐, 니켈 등 배터리와 항공기, 폭탄을 만드는데 필요한 원자재가 부족한 상태다.

미 방위업체들은 원자재를 확보하고 종업원을 고용하고 역인센티브를 해제해야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미국 무기고를 채울 수 있다. 미 국방부는 예산이 많이 드는 무기 비축보다 신무기 개발에 집중하겠다고 몇 년 동안 강조해왔다. 국방부가 무기 구매에 나서더라도 관료주의가 장애요인이다. 지난 22일 국방부가 즉시 활용 가능한 무기 기술 목록을 방위산업체들에게 요청했다. 한달 뒤 1300건의 정보를 받았지만 다시 구체화해 달라고 업체들에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여름이 지나갈 예정이다.

허비할 시간이 없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이 길어지는 와중에 경제상황이 좋지 않다. 국방비를 효율적으로 쓰려는 노력이 강화되고 있고 미 외교정책 담당자들은 국방 예산 우선순위를 아시아로 돌리려 한다.

그렇더라도 우크라이나 지원은 가능하다. 방위물자 생산능력을 늘리고 무기 재고를 늘리는 건 대만과 다른 지역에서의 억제력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 단기적 승리가 가능하다고 믿는 나라들에게 미국이 장기적 지원 준비가 돼 있음을 납득시킬 수 있는 것이다. 미국의 이같은 메시지는 중국과 러시아에 의미가 크다. 미국은 과거에도 전시 무기 생산을 늘림으로써 경제가 급성장한 경험도 있다. 2차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민주주의의 무기"가 연합군 승리에 결정적 요인이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수 있다. 그러러면 국방 물자 획득과 생산 정책을 크게 바꿔야 한다. 우크라이나가 "언제까지나" 살아남을 수 없기에 이런 변화를 서둘러야 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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