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대표도 징계하는데"..사필귀정 의견 속 사정정국 우려하는 민주당

박홍두 기자 2022. 7. 8.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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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과 박홍근 원내대표가 입장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은 8일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이준석 대표에게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 결정을 내린 것을 두고 “사필귀정”이라고 밝히면서도 “성상납 의혹을 판단하지 않은 국민의힘도 공범이다. 국민께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맹공했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청년정치를 대변하고 있던 점과 관련해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민주당 내부에선 여당 대표가 중징계와 수사로 내몰린 현실을 보고 사정의 칼날이 야당 쪽에도 올 수 있다는 위기감도 엄습하는 분위기가 나온다.

신현영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집권여당 당대표라는 지위의 무거움이나 제기된 의혹의 죄질에 비추어 중징계는 당연하다”고 밝혔다. 신 대변인은 국민의힘 중앙윤리위가 이 대표의 성비위 의혹에 대해 판단하지 않은 것을 두고는 “이 대표의 성상납 의혹은 여전히 의혹이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며 “중징계를 받은 이 대표는 물론이고 핵심적 판단을 회피한 국민의힘 또한 국민께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신 대변인은 “국민의힘은 대선과 지방선거 과정에서 이 사안을 회피하기에 급급하며 국민의 눈을 가렸다. 이 대표에 대한 윤리위 징계 문제를 두고 당권싸움에 이용하는 추태를 연출했다”며 “징계와는 별개로 국민의힘 또한 이 사건에 공범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며 국민의힘의 책임 있는 사과와 반성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가 여야를 통틀어 기존 정치권에 청년정치의 바람을 일으킨 점을 언급하며 청년정치 가치가 훼손될까 우려하는 시각도 나왔다. 민주당 당권주자인 박용진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준석이라는 정치인으로 대표된 한국 청년정치의 급격한 대두, 일정한 희망 이런 것들이 다 없어져버리고, 이 대표의 도덕적 문제를 놓고 논쟁이 벌어지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앞으로 행여나 ‘거봐. 젊은 사람이 앞장서서 하면 안 돼’라는 이상한 결과와 인식의 확산으로 가지는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했다.

신 대변인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를 놓고 벌이는 당권 싸움과 권력 다툼에 대해서는 정치권이 보여주면 안 되는 흉한 모습이고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지만 그 사이에 청년 정치인이 포함된 것 자체는 안타깝다”고 말했다.

당내 일각에서는 윤석열 정부 하에서 여당 대표가 중징계와 수사를 받는 상황을 반면교사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유력 당권 주자인 이재명 의원 등 야권 인사들이 검·경 수사를 받고 있는 만큼 이 대표 중징계 여파가 야권에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집권세력이) 이 대표를 팽하려는 계획의 일환 아니겠나”라며 “이 대표를 팽하고,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에게 당을 맡기려고 하는 계획이 실현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중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야당 대표에도 칼날이 올 수 있다는 전조로 봐야하는 것 아니냐”며 “정치권이 정권의 사정 칼날에 위기감을 느끼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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