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에도..'야간 안전숙소' 없는 지자체 수두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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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청에서 (오후) 9시까지 (경로당 운영 시간) 늘려서 좋죠. 그런데 집에 들어가게 되면 또 덥긴 한데, 선풍기로 어찌어찌해서 버티고 있어요."
'무더위 쉼터(연장 쉼터)'로 지정된 서울 종로구 숭인2동 경로당을 제일 먼저 찾는다는 김복상(86·여) 씨는 최근 찜통 같은 날씨에 경로당에서 매일 시간을 보낸다고 했다.
지난 6일 기준 '서울시 어르신 무더위 쉼터 연장·야간 쉼터 현황'을 보면 산하 지자체가 운영하는 연장 쉼터는 총 606개로, 전체의 약 15%(4038개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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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야간쉼터 15%만 밤까지 운영
취약층 폭염 피할 공간 마련 절실
“구청에서 (오후) 9시까지 (경로당 운영 시간) 늘려서 좋죠. 그런데 집에 들어가게 되면 또 덥긴 한데, 선풍기로 어찌어찌해서 버티고 있어요.”
‘무더위 쉼터(연장 쉼터)’로 지정된 서울 종로구 숭인2동 경로당을 제일 먼저 찾는다는 김복상(86·여) 씨는 최근 찜통 같은 날씨에 경로당에서 매일 시간을 보낸다고 했다. 무더운 날씨로 인해 야외 활동이 힘든 탓에 김씨 말고도 경로당을 찾는 이들만 매일 20명에 가깝다고도 했다.
김씨는 “이곳(경로당)에서 옹기종기 모여 밥도 지어 먹고 담소도 나누면서 밤까지 시간을 보낸다”면서도 “(오후 9시에 끝나니)연속극 한 편을 보고 다들 집에 향하게 된다. 아무래도 선풍기만 있는 집이 많다 보니 사람들도 이곳에 더 오래 머물고 싶어한다”며 아쉬워했다.
폭염이 심해지면서 전국 지자체에서는 무더위 쉼터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 몇 년 새 열대야가 심해지면서,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밤에 잠까지 청할 수 있는 안전 숙소를 운영하는 지자체도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안전 숙소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전 숙소가 아예 없는 지자체도 있다. 30도가 넘는 더위가 연일 이어지는 시점에서 65세 이상 어르신, 노숙인 등 취약계층을 위한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8일 헤럴드경제가 서울시로부터 받은 안전 숙소 현황을 보면 지난 6일 기준 서울 전역에 총 51개의 안전 숙소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중구를 제외하고 10개 이상의 안전 숙소가 있는 지자체는 전무했다. 특히 동대문구·마포구·서초구·송파구·양천구(가나다순), 5개 자치구에는 안전 숙소가 전무했다.
안전 숙소란 폭염특보가 발효될 경우 온열질환 등에 취약한 어르신 등이 더위를 피해 야간에 지낼 수 있도록 마련한 숙소다. 이용 대상자는 65세 이상 기초생활보장수급자·차상위계층, 가정에 에어컨이 미설치된 독거·고령 어르신이다. 이용 전에 별도로 거주지 동주민센터에 신청을 해야 한다. 안전 숙소는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풀리면서 무더위 쉼터가 늘어나긴 했지만, 밤까지 운영하는 쉼터는 부족한 실정이다. 지난 6일 기준 ‘서울시 어르신 무더위 쉼터 연장·야간 쉼터 현황’을 보면 산하 지자체가 운영하는 연장 쉼터는 총 606개로, 전체의 약 15%(4038개소)였다. 이 중 송파구와 중구가 운영하는 연장 쉼터는 각각 3개소와 4개소로, 유이하게 10개소에 못 미쳤다. 특히 강남구는 아예 연장 쉼터를 운영하지 않고 있었다.
김씨가 거주하는 종로구는 운영하는 무더위 쉼터가 72개소였다. 이 중 연장 쉼터는 20개소나 됐지만, 김씨의 말대로 이곳에서 열대야를 피할 수는 없다. 연장 쉼터는 폭염기에 한해 오후 9시까지 운영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구청장이 관내 어르신의 무더위 쉼터 이용 수요에 따라 쉼터 운영 시간과 개소를 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안형진 홈리스행동 활동가는 “근본적으로 취약계층에게 임대주택을 제공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안이겠지만, 당장 어렵다면 임시로 안전 숙소처럼 폭염을 피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등의 방안이 필요하다”며 “현재 쪽방촌에선 경제적으로나 건물 여건으로 인해 에어컨 실외기는 물론 창문형 에어컨을 설치하는 것도 어려운 사례가 많다. 폭염이 극심한 상황 속에서 야간에도 쾌적하게 머무를 수 있도록 대안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영철 기자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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