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보다 빠르게' 신한은행, 이번엔 예·적금 금리 대폭 인상
취약 차주(대출받은 사람) 지원 패키지를 4대 시중은행 중 가장 먼저 발표했던 신한은행이 이번엔 예대금리 차(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 비교 공시를 앞두고 예·적금 금리를 큰 폭으로 올렸다. 신한은행이 ‘이자장사’ 경고와 ‘예대금리차 공시’ 등 최근 금융당국의 메시지에 민감하게 움직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8일 예·적금 25종의 기본금리를 최고 0.7%포인트 인상했다고 밝혔다. 상품 및 가입 기간에 따라 정기예금 3종 금리는 0.5~0.7%포인트, 적금 22종의 금리는 0.3~0.7%포인트 올렸다.
이로써 ‘신한 쏠만해 적금’ 금리는 0.3%포인트 올라 최고 연 5.3%가 됐다. ‘신한 알·쏠 적금’ 1년 만기 금리는 0.5%포인트 인상돼 최고 연 3.7%로 바뀌었다.
아울러 ‘아름다운 용기 정기예금’ 금리는 0.7%포인트 올라 연 3.0%로, ‘아름다운 용기 적금’ 금리는 0.7%포인트 올라 최고 연 3.7%로 변경됐다.
신한은행의 이번 수신금리 인상은 지난 6일 금융위원회가 시중은행의 예금·대출 금리 공시제도 개선안을 발표한 데 대한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금융위는 금융소비자들이 은행 예대금리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도록, 각 은행의 예대금리차를 매달 은행연합회 홈페이지에 공시하겠다고 밝혔다.
시중은행, 특히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은 여론의 시선이 가장 집중되는 첫 공시가 신경쓰일 수밖에 없다. 첫 공시에 ‘예대금리 차 1위’의 불명예는 일단 모면해야 하는 상황이다.
신한은행은 당국의 금리 공시제도 개선 방안이 나온 당일인 지난 6일 오전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0.3%포인트 낮췄다. 금융당국이 은행의 ‘이자장사’를 경고한 후인 지난 3일엔 취약차주를 위한 대출금리 인하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당국의 메시지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모습이다.
은행이 금리 상승 덕분에 ‘폭리’를 취했다는 시선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곧 발표될 2분기 실적에 대한 여론도 은행 입장에선 부담스러울 수 있다.
시장은 올 2분기 4대 금융지주가 총 5조원 이상의 이익을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데, 이 중에서도 신한은행의 순이자마진 상승폭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한지주의 2분기 지배순이익은 1조2366억원으로 전망한다”며 “2분기 신한은행 순이자마진은 1.62%로, 전분기 대비 0.11%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다만 은행의 예·적금 금리 인상이 결국 대출금리에 반영된다는 점은 차주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8개 시중은행의 수신금리를 집계한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등 대출 금리의 기준이 된다.
금융당국도 은행 예대금리 차 공시가 은행의 예·적금 금리 인상으로 이어지고, 이것이 다시 대출금리 인상을 유발하는 효과를 염두에 두고 있다. 이형주 금융위 금융산업국장은 지난 6일 “그런 우려가 완전히 잘못된 우려는 아닌 것 같다”며 “예금 금리 상승이 대출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는지, 이제 사후적으로 저희가 체크를 해봐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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