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보다 빠르게' 신한은행, 이번엔 예·적금 금리 대폭 인상

최희진 기자 2022. 7. 8.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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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 차주(대출받은 사람) 지원 패키지를 4대 시중은행 중 가장 먼저 발표했던 신한은행이 이번엔 예대금리 차(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 비교 공시를 앞두고 예·적금 금리를 큰 폭으로 올렸다. 신한은행이 ‘이자장사’ 경고와 ‘예대금리차 공시’ 등 최근 금융당국의 메시지에 민감하게 움직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8일 예·적금 25종의 기본금리를 최고 0.7%포인트 인상했다고 밝혔다. 상품 및 가입 기간에 따라 정기예금 3종 금리는 0.5~0.7%포인트, 적금 22종의 금리는 0.3~0.7%포인트 올렸다.

이로써 ‘신한 쏠만해 적금’ 금리는 0.3%포인트 올라 최고 연 5.3%가 됐다. ‘신한 알·쏠 적금’ 1년 만기 금리는 0.5%포인트 인상돼 최고 연 3.7%로 바뀌었다.

아울러 ‘아름다운 용기 정기예금’ 금리는 0.7%포인트 올라 연 3.0%로, ‘아름다운 용기 적금’ 금리는 0.7%포인트 올라 최고 연 3.7%로 변경됐다.

신한은행의 이번 수신금리 인상은 지난 6일 금융위원회가 시중은행의 예금·대출 금리 공시제도 개선안을 발표한 데 대한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금융위는 금융소비자들이 은행 예대금리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도록, 각 은행의 예대금리차를 매달 은행연합회 홈페이지에 공시하겠다고 밝혔다.

시중은행, 특히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은 여론의 시선이 가장 집중되는 첫 공시가 신경쓰일 수밖에 없다. 첫 공시에 ‘예대금리 차 1위’의 불명예는 일단 모면해야 하는 상황이다.

신한은행은 당국의 금리 공시제도 개선 방안이 나온 당일인 지난 6일 오전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0.3%포인트 낮췄다. 금융당국이 은행의 ‘이자장사’를 경고한 후인 지난 3일엔 취약차주를 위한 대출금리 인하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당국의 메시지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모습이다.

신한은행 제공

은행이 금리 상승 덕분에 ‘폭리’를 취했다는 시선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곧 발표될 2분기 실적에 대한 여론도 은행 입장에선 부담스러울 수 있다.

시장은 올 2분기 4대 금융지주가 총 5조원 이상의 이익을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데, 이 중에서도 신한은행의 순이자마진 상승폭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한지주의 2분기 지배순이익은 1조2366억원으로 전망한다”며 “2분기 신한은행 순이자마진은 1.62%로, 전분기 대비 0.11%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다만 은행의 예·적금 금리 인상이 결국 대출금리에 반영된다는 점은 차주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8개 시중은행의 수신금리를 집계한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등 대출 금리의 기준이 된다.

금융당국도 은행 예대금리 차 공시가 은행의 예·적금 금리 인상으로 이어지고, 이것이 다시 대출금리 인상을 유발하는 효과를 염두에 두고 있다. 이형주 금융위 금융산업국장은 지난 6일 “그런 우려가 완전히 잘못된 우려는 아닌 것 같다”며 “예금 금리 상승이 대출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는지, 이제 사후적으로 저희가 체크를 해봐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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