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여만에 1.7조.. DSR 규제發 '40년 주담대' 쏠림

윤명진 기자 2022. 7. 8.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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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에서 4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을 출시한 지 1∼2개월 만에 1조7000억 원 이상이 몰리는 등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7월 1일부터 실시 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화조치로 대출 한도가 제한되자 상환 기간을 늘림으로써 대출 한도를 높일 수 있는 40년 만기 주담대 수요가 대폭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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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DSR기준 2억→1억 강화

5~6월 40년 주담대 1만356건

주택 거래 비수기에도 증가세

만기 길수록 원리금 부담 줄어

총 대출금 한도 늘어나는 효과

제2금융권도 상품출시 잇따라

은행에서 4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을 출시한 지 1∼2개월 만에 1조7000억 원 이상이 몰리는 등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7월 1일부터 실시 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화조치로 대출 한도가 제한되자 상환 기간을 늘림으로써 대출 한도를 높일 수 있는 40년 만기 주담대 수요가 대폭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8일 5대 시중은행에 따르면 지난 5∼6월 대출해준 40년 만기 주담대 건수는 총 1만369건으로 총금액은 1조7594억 원에 달했다. 지난 4월 하나은행을 시작으로 국민·신한·우리·농협은행 등은 주담대 최장 만기를 기존 30∼35년에서 40년으로 늘렸다.

한 은행 관계자는 “6월은 주택 거래가 많지 않은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40년 만기 주담대 건수가 계속 증가세를 보이는 건 DSR 시행을 앞두고 관련 수요가 몰린 것”이라며 “대출을 많이 받아야 하는 사람들은 아무리 상환 기간과 이자 부담이 늘어도 이용할 수밖에 없어 앞으로도 관련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DSR는 대출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눈 비율로, 은행은 40%가 적용된다. DSR 규제는 기존 2억 원을 초과하는 차주에게만 적용됐으나 이젠 1억 원을 초과하는 모든 차주로 대상이 확대됐다. 주담대 만기가 길어지면 차주가 매년 갚아야 할 원리금 부담이 줄어들어 DSR 규제에 따른 대출 한도가 늘어나는 효과가 나타난다. 은행 입장에서도 DSR 규제 속에서 대출 자산을 늘려 이자이익을 벌어야 하는 만큼 대출 만기를 늘리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때문에 최근 보험사에서도 40년 만기 주담대 상품을 내놓고 있다. 지난달 10일 삼성생명이, 26일부터는 삼성화재가 주담대 최장 만기를 기존 35년에서 40년으로 늘렸다.

이어 KB손해보험, 교보생명과 한화생명 등도 동참했다. 새마을금고, 신협, 농협, 수협 등 상호금융 업계도 만기가 30년으로 제한된 여신심사 기준을 개정해 40년 만기 주담대를 출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보험사는 은행과 달리 2금융권으로서 DSR 규제를 은행보다 덜 받기 때문에 대출 한도가 늘어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40년 만기 주담대 출시 이후 대출 한도는 늘리면서 월 상환액을 낮추고 싶어하는 고객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금리가 계속 인상될 경우 DSR 대안으로 제시됐던 40년 만기 상품의 효과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금리가 오르면 총 이자가 늘어나게 되고, 실제로 빌릴 수 있는 돈의 한도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이 7월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하게 되면 시중 은행의 주담대 금리는 더 오르게 된다. 가계대출 금리에 영향을 주는 은행채,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등 지표금리가 금리 인상 여파로 지속해서 오르고 있다. 금리 상승기에 부실 비율이 늘어날 것을 고려해 대출금리는 계속해서 올릴 것으로 예측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위기 상황에 대비한 건전성 강화를 위해 주담대 금리를 높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명진 기자 jiniey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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