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물러나는 '거짓말 총리' 英 존슨..후임 선출은 어떻게?

이용성 기자 2022. 7. 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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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후임이 오는 9월 선출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관련 사안에 정통한 하원의원들을 인용해 7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7일(현지시간)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관저 앞에서 사퇴 성명 발표 도중 고개를 숙인 채 눈을 감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영국 보수당 평의원 모임인 1922위원회가 오는 11일 당 대표 경선 계획을 결정할 예정이다. 의원내각제를 채택한 영국은 다수당 대표가 총리를 맡는다. FT는 11일 오후 5시까지 위원회 구성이 끝날 것이라고 전했다.

BBC는 이날 보리스 존슨 총리가 이날 당 대표에서 물러나고 가을에 새로운 총리가 취임할 것이라고 전했다. 스카이뉴스도 정부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서 존슨 총리가 물러난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존슨 총리는 취임한 지 3년이 안 돼서 불명예 퇴진하며 단명한 총리로 남게 됐다.

존슨 총리는 이날 오후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실 앞에서 보수당 대표직 사퇴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보수당에는 새 지도자가 필요하며 그가 총리가 되어야 한다는 당의 의지는 확고하다”면서 “새 지도자를 선출하기 위한 절차는 지금 당장 시작돼야 하며 관련 일정은 다음 주에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이뤄내고, 코로나19 대유행 국면을 지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국면에서 서방의 단합을 이끌어낸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도 했다.

존슨 총리는 2019년 7월 취임한 이래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과 관련한 위기를 모두 넘겨왔으나, 작년 말 불거진 ‘파티게이트’로 큰 타격을 입었다. 코로나19 봉쇄 중 총리실 등에서 파티를 하며 방역규정을 어긴 일이 밝혀지며 민심이 크게 이탈했고, 당장 상황을 모면하려고 던진 말들이 거짓말 논란으로 부메랑이 돼서 돌아왔다.

FT에 따르면 1922위원회의 이사진을 구성하는 중진 의원들은 오는 21일 하원이 6주간의 여름 휴회에 접어들기 전에 ‘2단계 경선’ 절차를 마련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경선 준비에 관여하고 있는 한 의원은 “하원이 9월 초 회기가 시작되기 전까지 모든 것을 완료해야 한다”고 했다. 10월로 예정된 보수당 전당대회보다 이른 시점에 총리를 결정하려 한다는 것.

당 대표 선출 위원회는 보리스 존슨 총리를 선출한 2019년 경선과 마찬가지로 1922년위원회와 보수당 이사회가 공동으로 구성하며 인원은 총 18명이 될 예정이다. 당 대표 출마를 원하는 의원은 당내 다른 의원들의 추천을 받아야 한다. 출마를 위해 얼마나 많은 의원들의 추천이 필요한지는 경선 운영을 담당하는 위원회가 결정한다. 2019년 경선 당시엔 절차 가속화를 위해 최소 8명의 추천을 받도록 했다.

출마 후보들이 결정되면, 이들을 놓고 보수당 의원들끼리 비밀투표를 여러 차례 실시한다. 투표 때마다 가장 적은 표를 받은 후보자를 탈락시키는 과정을 최종 2인이 남을 때까지 반복. 이전에는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에 투표를 실시했지만, 21일 하원이 휴회 예정이라 절차가 더 간소화될 수도 있다. 이렇게 최종 후보 2명이 가려지면 약 10만명에 달하는 보수당 당원 전체의 우편투표로 최종 승자가 결정된다.

경선 기간은 얼마나 많은 후보가 출마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테리사 메이 전 총리는 전임자인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의 사임 발표 이후 3주가 채 되지 않아 당 대표에 등극했고, 존슨 총리는 2019년 메이 전 총리가 사퇴 의사를 밝힌 지 2개월만에 취임했다.

제일 먼저 출마 의사를 밝힌 의원은 브렉시트 찬성파로 꼽히는 수엘라 브레이버먼 법무장관이다. FT는 내각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의원들이 계속 출마 의사를 밝힐 것으로 전망했다. 리즈 트러스 외무장관과 나딤 자하위 신임 재무장관, 리시 수낙 전 재무장관, 사지드 자비드 전 보건장관, 벤 월러스 국방장관 등이 거론된다.

2019년 경선에서 존슨 총리의 경쟁자였던 제레미 헌트(왼쪽) 전 보건장관도 출마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위터 캡처

자하위 장관이 친기업적 정책을, 트러스 장관은 외교의 중요성을, 월러스 장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를 지원한 업적을 앞세울 것으로 FT는 예상했다. 이 밖에 톰 투겐다트 외교위원장과 페니 모던트 통상담당 정무차관 등 인지도가 비교적 낮은 의원들의 출마도 예상된다. 존슨 총리의 경쟁자였던 제러미 헌트 전 보건장관도 출마를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JL파트너스가 최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수낙 전 재무장관이 차기 총선에서 제1야당인 노동당의 키어 스타머 대표를 꺾고 승리할 수 있는 인물로 꼽혔다. 영국 온라인 도박 사이드 래드브록스에서는 월러스 국방장관의 배당률이 5/2로 가장 높음. 수낙 전 장관은 9/2, 모던트 정무차관은 6/1, 트러스 장관은 8/1의 배당률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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