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지속되는 피로감, 꾀병 아닌 질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은 회복한 후에도 다양한 후유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학계에 보고되고 있다. 어떤 후유증이 있는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고 증상도 경미한 경우가 많다. 많은 사람들은 관련 증상을 앓아도 자칫 꾀병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증상을 방치하곤 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후유증에 대한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다양한 합병증 발생과 장기 후유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일상생활 속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코로나19 후유증 증상에 대해 정우용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감염내과 교수에게 들어봤다.
Q. 코로나19 후유증이란
A. 롱코비드(Long-COVID)라고도 불리는 코로나19 후유증은 완치 판정을 받은 이후에도 오랜 기간 신체적 이상 징후가 이어지는 것을 말한다. 일부 환자는 완치 판정 이후에도 코로나19 증상이 이어지기도 하는데, 특이점은 증세가 심했던 사람뿐 아니라 증상이 경미하거나 전혀 없었던 사람에게도 뒤늦게 증상이 심해지거나 새롭게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이상 증상이 코로나19 감염일로부터 4주 이상 계속된다면 코로나19 후유증으로 볼 수 있다.
Q. 대표적인 코로나19 후유증은
가장 흔한 증상들로는 기침, 가래, 호흡곤란 등으로 대표되는 호흡기증상이 있다. 또한 흉부 불편감, 흉통, 두근거림 등의 심혈관계 증상이나 소화불량, 복통, 설사 등의 소화기계 증상, 근육통이나 관절통등의 근골격계 증상 등이 흔하게 나타난다. 코로나19는 또 피로감, 두통, 후각과 미각의 저하, 어지러움, 우울, 불안 및 수면장애 등의 신경계와 정신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탈모나 피부발진, 새로운 당뇨병이나 췌장염 등 다양한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폐색전증이나 새롭게 발생하는 폐렴, 요로감염 등으로 다시 입원하게 되는 환자들도 있다. 이 밖에도 코로나19 감염의 급성기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증상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새롭게 발생할 수도 있다. 코로나19 후유증은 비특이적이고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나는 만큼 몸에 이상을 느낀다면 병원에 방문해 통합적인 치료와 관리를 하는 것이 좋다.
Q. 잘 알려지지 않은 후유증은
A. 코로나19 확진 후, 갑자기 허리가 아프거나 관절이 아프다는 사람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이 코로나19와 관련이 있나 싶지만 기저질환이 악화되는 경우엔 가능하다. 예를 들어 평소에 관절이 좋지 않았던 사람은 염증이 심해져 관절염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또는 있었는지 모를 정도로 경미한 증상의 질병을 가졌던 사람들에게 그 증상이 좀 더 확실히 나타날 수 있다. 원래 안 좋았던 곳이 더 악화되는 것이다.
Q. 가장 유의해야 하는 증상은?
A. 무엇보다 우리의 생명과 직결되는 심장 건강이다. 코로나19 감염 이후 심혈관계 합병증 위험도가 증가한다는 연구가 있다. 그러므로 부정맥이나 심낭염, 심근염, 심부전 등 심혈관계 질환 증상에 해당하는 가슴 뻐근함, 통증, 두근거림이 있다면 꼭 검사를 해봐야 한다. 더 강조하고 싶은 건 정신건강 질환이다. 코로나19 확진 이후 무력감을 느끼거나 대인기피증, 우울감이 생겼다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이들 중 대부분은 대수롭지 않게 넘기거나 혹은 정신과 진료를 어려워하며 진료를 받지 않는다. 하지만 우울감은 대표적인 코로나19 후유증으로 볼 수 있다. 국내 첫 번째 대규모 유행이 발생한 대구의 코로나19 환자를 추적 관찰한 2022년 국내 연구에 따르면, 40.7% 의 환자가 완치 이후 최대 1년 동안 불안과 우울감을 호소했다. 만약 본인이 코로나19 감염 이후 우울감, 무력감, 기억력 저하 등 증상이 생겼거나 심해졌다면 관련 검사를 받은 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을 권한다.
Q. 코로나19 후유증의 치료 방법은
A. 안타깝게도 코로나19 후유증에 대한 특별한 치료법은 아직까지 없다.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후유증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나, 그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가설만 존재할 뿐 하나로 설명 가능한 이론은 정립되지 않았다. 따라서 치료법도 동반된 기저질환의 치료와 더불어 발생 가능한 새로운 증상들의 조절로 이뤄진다. 현재 의료기관에선 내원한 환자들의 병력 및 설문지를 통한 기초조사 등을 통해서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치료가 진행된다. 환자와 의료진 간 충분한 상담을 통해 특정 증상이나 상태에 초점을 맞춰 치료에 접근, 포괄적인 관리계획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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