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1인가구추진단, 설치 1년 만에 대폭 축소된다
기사내용 요약
1인가구 추진단 1년 만에 조직 축소
인력·업무분장의 한계로 사업추진 제약
[서울=뉴시스] 하종민 기자 = 지난해 야심 차게 출범했던 서울시의 '1인가구 특별대책추진단(1인가구추진단)'이 1년 만에 대폭 축소된다.
업무 분장과 인력 수급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면서 사업 추진에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전날 조직개편을 통해 별도 국 단위 조직으로 운영됐던 1인가구추진단을 여성가족정책실 산하 '1인가구담당관(과)'으로 재편한다고 밝혔다.
시는 "사업이 안정화에 들어섬에 따라 여가실 산하로 이관해 1인가구, 다문화가족, 외국인주민 등 모든 가족형태에 대한 지원체계를 일원화하는 것"이라며 "정책의 실효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1인가구추진단은 지난해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오세훈 서울시장의 핵심 공약에 따라 조직됐다. 서울시 인구의 34.9%에 달하는 1인가구의 불편과 불안을 해소하겠다는 취지였다.
올해 초에는 1인가구를 위한 4대 안심정책을 발표하는 등 중장기 종합대책도 내놨다. 향후 5년간 건강, 안전, 고립, 주거 등 4대 분야에 대해 5조5789억원을 투입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그럼에도 1인가구추진단이 축소된 가장 큰 이유는 업무 중복이다. 기능 중심이 아닌 수혜자 대상 중심의 조직이었던 만큼 서울시 각 실·국에 분배돼있던 1인가구 관련 업무를 통합하지 못해 자체 사업을 추진할 수 없었다.
가령 1인가구를 위한 일자리 정책은 경제정책실에서 일자리 업무를 총괄하면서 추진하지 못했다. 1인가구를 위한 주거 대책 역시 주택정책실에서 추진하던 사업이었기 때문에 중복됐다.
이 외 1인가구추진단이 발표한 4대 안심정책 중 ▲1인가구 행복한밥상, 착한 먹거리 지원 ▲안심마을 보안관 ▲스마트보안등 설치 ▲AI 활용 생활관리서비스 등의 정책들도 대부분 다른 실·국 사업들과 겹쳤다.
1인가구추진단은 각 실·국에서 개별적으로 진행하던 사업을 '1인가구'의 틀 안에 묶는 형태에 그쳤다. 결국 타 실·국과 중복되지 않았던 '1인가구 병원안심동행서비스'만 추진할 수 있었다.
공식 조직이 아닌 일시 조직으로 추진된 점도 문제였다. 1인가구추진단은 국(3급) 단위로 분류되기는 하지만 공식적으로는 국 아래의 조직이다. '단' 단위 소속 국장과 과장은 각각 3.4급, 4.5급 대우를 받는다. 이 때문에 조직 역시 기획조정실 기획과(36명), 경제정책실 경제정책과(42명) 수준에 불과해 사업 추진에 한계가 있었다.
시 관계자는 "당초 1인가구추진단은 단 단위로 시작했던 조직인 만큼 힘을 받기 어려운 구조였다"고 말했다.
또다른 시 관계자는 "신생 조직이다 보니 다른 실·국과의 업무 분장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시 내부에서도 유리 칸막이가 있어서 자신들의 업무를 쉽게 넘겨주려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조직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각 실·국에 산재된 업무를 분장하고, 적절한 인력을 충원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조언했다.
최창수 사이버외대 지방행정의회학과 교수는 "행정 조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업무를 정확히 나누고 인력을 충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새롭게 조직된 조직일수록 중복되는 업무를 정확히 나누지 않으면 정착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기능 중심이 아닌 수혜자 중심 조직의 경우 특별한 형태는 아니지만, 새롭게 정착하기 위해서는 업무가 정확히 나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력 충원에 대해서도 "공무원 사회는 서열과 기수문화가 매우 강하다. 해당 조직에 어떤 인사가 이뤄지는지에 따라 그 조직이 힘을 받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현선 명지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도 "수혜자 중심의 조직개편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싱가포르의 경우 규모가 작기 때문에 국가부처를 수혜자 중심으로 꾸리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수혜자 중심 조직의 경우 기존 조직과 업무가 겹칠 수 있다. 제대로 업무분장이 되지 않을 경우 실패한 조직으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제대로 된 업무분장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hahah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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