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코로나 재유행 공식화.. "확산국면 전환, 경각심 필요"
"변이 확산, 이동량 증가, 실내 감염, 면역 감소 등 원인"
교정시설, 도축장 등 취약시설 방역 점검..지자체에 '선제적 방역' 당부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8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중대본 회의 모두발언에서 “코로나19 재유행의 경고등이 하나둘 켜지고 있다. 코로나19가 다시 확산 국면으로 전환됐음을 의미한다”며 “우리 모두 경각심이 필요한 때”라고 밝혔다.
이 총괄조정관은 “재유행의 파고는 우리의 노력에 따라 그 크기와 높이가 달라질 수 있다”며 “우리는 그간 수많은 방역의 고비들을 슬기롭게 극복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께서는 차분하고 질서있는 시민의식으로 실내마스크, 주기적 환기 등 개인방역을 통해 가족과 자신, 이웃 등을 보호해주시기 바란다”며 “정부도 국민 여러분들과 함께 코로나를 예방하는 데에 총력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당부했다.
중대본에 따르면 이번주(7월3~8일) 확진자 수는 일평균 1만5277명으로, 전주 동기간(6월26일~7월1일) 8193명에 비해 86.5%가 증가했다. 감염재생산지수는 최근 매주 증가해 지난주에는 1이 넘는 1.05가 됐다. 특히 최근 며칠간 신규 확진자 수가 2만명에 육박한 가운데 이날 발표된 신규 확진자는 전날보다 812명 증가한 1만9323명을 기록했다. 통상 확진자 수가 줄어드는 주 후반 금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전날보다 확진자 수가 늘어난 것이다.
전주 같은 요일과 비교해 확진자 수가 두배로 불어나는 ‘더블링’ 현상도 최근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 총괄조정관은 “BA.5 변이 바이러스 확산, 여름철 이동량의 증가와 실내 감염, 면역효과의 감소 등의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재유행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면역 회피 특성을 지닌 BA.5 변이 바이러스의 검출률은 6월2주에는 1.4%였던 것이 6월5주에는 28.2%까지 높아졌다.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유럽에서도 BA.5 변이 바이러스의 빠른 확산으로 코로나가 재유행하고 있다.
여름철 이동량의 증가와 밀폐된 실내공간에서의 에어컨 사용에 따른 환기 부족도 감염 확산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예방접종과 올해 봄에 있었던 오미크론 유행으로 형성된 면역 효과도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감소하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가 확산 국면에 접어들자 재유행에 대비해 방역과 의료체계를 점검하며 대응방안을 마련 중이다. 이 총괄조정관은 “방역 당국은 방역과 의료체계에 대해 재유행 대응방안을 전문가들과 논의 중”이라며 “다음 주 하절기 재유행 대응방안을 마련해 국민 여러분에게 소상하게 보고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오후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차원에서 전국 지자체와 함께 병상 상황을 집중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이 총괄조정관은 “각 부처와 지자체에서는 집단감염에 취약한 소관 시설에 대해 선제 방역관리를 해달라”며 “특히 지자체에서는 재유행에 대비해 병상 상황을 집중적으로 재점검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재유행 시 부족한 병상은 없는지 분만·투석·소아 등 특수치료가 필요한 확진자에 대한 준비상황이 어떤지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점검해 달라”고 강조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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