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피격 '軍 기밀 삭제' 파장 지속..'9월 그날' 무슨 일이
'故 이대준씨 자진 월북에 불리한 정보 의도적 배제' 의혹 해소가 핵심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관련 군이 관리하는 기밀 정보 중 일부가 군사정보통합처리체계(MIMS·밈스)에서 삭제된 것과 관련한 파장이 8일에도 지속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측이 '원본은 남아있으며, 당시 삭제는 필요한 조치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의 자진 월북 가능성에 불리한 정보를 의도적으로 배제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해소하기에는 여전히 '찜찜한' 부분들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전날인 7일 브리핑에서 이 사건 관련 정보가 'MIMS에서 삭제됐다'는 일부 언론보도에 대한 확인 요청에 "(군사)정보통합체계상 정보를 관리하는 측면에서 필요한 조치가 이뤄진 것"이라며 "정보 원본을 삭제한 건 아니다"라고 답했다.
MIMS는 군이 각 영역에서 수집한 첩보·정보를 종합 분석·평가한 뒤 재생산해낸 정보를 필요한 부서·지휘관에 적시에 전파하기 위해 국방정보본부가 운용하는 군내 전산망이다.
MIMS는 합참과 한미연합사령부, 각 군 작전사령부, 그리고 국가정보원 등과도 연결돼 있으며, 주로 군사 목적상 혹은 작전상 보안유지가 필요한 정보들이 이곳을 통해 오간다.
이와 관련 군 당국은 사건 당시 생산한 정보 가운데 "민감한 정보가 업무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부대에까지 전파되지 않도록" 그 일부를 MIMS상에서 삭제하는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당시 삭제된 정보는 20여건이라는 것이 군의 설명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삭제된 정보의 양이 40여 건이 넘는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는 모두 북한군의 교신내역 등 SI(특별취급정보)를 바탕으로 재생산한 민감한 정보들인 것으로 보인다. 삭제 시점은 이대준씨가 북측에 의해 사살 당한 직후인 2020년 9월 23∼24일로 파악된다.
이씨가 북한군의 총격에 의해 살해된 시점은 22일인데, 바로 다음날부터 기밀 삭제가 이뤄진 셈이다. 해경과 군이 이씨의 자진 월북 가능성을 공식 발표한(24일) 바로 전날이기도 하다.
정보 삭제를 지시한 구체적 인물로는 사건 당시 국방부 장관이던 서욱 전 장관이 지목되기도 한다. MIMS상에서 정보를 삭제할 결정권은 국방부 장관과 국방정보본부장이 가지고 있다.
그러나 23일에는 청와대에서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 관련 첫 관계장관 회의가 열렸던 것으로 알려져 청와대와 군 고위급 사이에서 정보 삭제에 관한 '하명' 혹은 어떤 교감이 있었는지에도 밝혀져야 할 사안이다.
이씨의 자진 월북 가능성에 무게를 싣기 위해 표류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MIMS상 정보의 삭제를 청와대가 국방부에 지시했을 수 있다는 의혹마저 제기되는 상황이다.
국방부가 MIMS상 정보 삭제 자체를 '광범위한 보안사고'로 보고 자체 조사에 나섰고, 감사원이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과 관련해 국방부와 합참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향후 관련 조사와 감사 결과를 통해 정보 삭제의 전말이 드러날 가능성이 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는 통상적인 조치인 MIMS상 정보 삭제를 여권이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과민 반응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MIMS에 탑재된 정보는 대부분 기밀사항이기 때문에 그 등급별로 비밀취급 인가를 받은 인원만 열람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비밀취급 인가를 받은 인원이라고 해도 업무와 관련이 없는 정보까지 열람할 수 있게 할 경우 자칫 '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있어 MIMS상에서 추가적인 열람 제한조치를 취하거나 아예 삭제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민주당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 관련 태스크포스(TF)' 단장인 김병주 의원은 전날 국방부 청사에서 신범철 차관 등과 면담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MIMS에서 정보를) 삭제하는 건 일반적으로 많이 있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한편, MIMS상 정보 삭제 사건이 국가정보원의 '첩보 보고서 삭제 사건'처럼 고발전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있다. 국정원은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 관련 첩보 보고서 등을 무단 삭제한 혐의로 박지원·서훈 전 국정원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MIMS 사건 역시 보다 명확한 '법적 책임 소재 규명'을 위해 감사원의 감사 결과 발표 전에라도 고발 조치가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pej86@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할아버지상 중 부부관계 원하는 남편…거절하자 '집에 갈래' 황당"
- 암벽 타며 "돌림X으로" "형수 올라가자"…원주 클라이밍 성지 코스명 논란
- 채림 "아빠 보고 싶다는 아들 위해 7년 만에 전남편에 연락"
- 율희 "'최민환 업소' 밝히고 싶지 않았다…지치고 괴로워 합의이혼 후회"
- "다음 생에도 내 새끼 사랑"…불법 사채업자 협박에 지친 싱글맘 '유서'
- "유부남 페티시" 글 올리자…"만날까?" 1시간 만에 기혼 남성 쪽지 190개
- '여성 군무원 살해' 중령, 시신 차에 싣고 "주차 가능하냐" 태연히 질문
- 제니, 브라톱에 가터벨트 스타킹…파격 패션 속 과감 노출 [N샷]
- 알몸 그대로 비친 세탁기 판매글 올린 중고거래男…"100% 고의"
- "시동 끌 줄 몰라! 사람 쳤어! 어떡해"…강남 8중 추돌 여성, 엄마와 통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