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발리서 한미일 외교장관회담..북핵대응 3국 공조 논의

G20 외교장관회의 본회의..식량·에너지 위기두고 서방·중러 책임공방 예상

(발리=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한국과 미국, 일본이 8일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가 열리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3국 외교장관 회담을 열고 북한 문제 등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이날 오후 발리에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과 함께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을 할 예정이다.

3국 외교장관 회담이 열리는 것은 지난 2월 하와이 회담 이후 5개월 만이다. 한국 새 정부 들어서는 처음이다.

정부는 이번 회담에서 북한의 7차 핵실험 시 대응 등 북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공조 강화 논의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9일 스페인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도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및 미사일 프로그램의 진화하는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인도태평양 지역에 걸쳐 3국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이 논의됐다고 백악관이 밝힌 바 있다.

박 장관은 전날 발리 공항에 도착한 뒤 취재진을 만나 "마드리드에서 3국 정상들이 모여서 여러 가지 중요한 안건들을 논의했는데 그 후속 조치로서 공조하는 방안을 이야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일 협력, 특히 3국 차원의 안보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중국에 대한 견제로도 비춰질 수 있다. 미국은 지난달 한미일 정상회담 직후 보도자료에서 한미일 정상회담을 '역사적 3국 회담'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한국과 미국은 최근 중국 문제와 관련한 조율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로라 로젠버거 중국 담당 선임보좌관이 이번 주 방한해 여승배 외교부 차관보 등 한국 정부 당국자들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부는 한미일 안보협력의 주목적은 북핵 대응이며 향후 강화 수준도 일본의 방위정책 등을 고려해 점진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한미일 회담, G20 외교장관회의 회의장 등에서 박진 장관이 하야시 외무상과 조우할 기회가 있는 만큼 한일관계에 대한 의견 교환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한편 박진 장관은 이날 오전 개막하는 G20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한다.

'다자주의 강화'를 주제로 한 1세션과 '식량·에너지 안보 대응'을 주제로 한 2세션 순서로 진행된다.

회의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촉발된 식량·에너지 위기를 둘러싸고 서방 진영과 중국·러시아 등이 책임 공방을 벌일 전망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곡물 저장고 등 주요 농업 기반 시설을 폭격해 대량의 식량을 소실시키고 흑해의 항구를 봉쇄해 세계 곡물 시장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공급을 차단했다.

미국 등은 이를 비판하고 있지만 러시아는 오히려 미국 주도의 대러 제재가 식량·에너지 위기 원인이라며 맞설 것으로 예상된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으로 서방도 참석하는 외교장관회의에 나온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에 대해 회의장에서 서방 국가들이 어떤 행동을 취할지도 관심이다.

G20 회원국 간 진영에 따른 견해차가 선명해 각료성명 등 공동 합의문 도출이 난망한 가운데 당초 예상됐던 의장성명 채택도 어려운 분위기로 전해졌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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