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경찰, '이재명 허가' 백현동아파트 안전성 지적 보고서 입수
경찰, 해당 보고서 입수..'특혜논란'에 수사력 집중
시행사는 성남시에 보고 누락..준공승인 불허로 소송전
1심 패소한 시행사 항소..보고서가 악영향 전망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성남시장으로 재직 당시 용도변경 특혜의혹이 불거졌던 판교 백현동 A아파트 옹벽의 취약성을 지적한 보고서를 경찰이 지난 5월 입수했다. A아파트는 이 전 시장의 인허가 비호 의혹 속에 완공됐지만 안전성을 이유로 사용승인(준공)검사 신청이 반려돼 시행사와 성남시가 법정 공방을 벌이는 상태다. 보고서 입수로 아파트 준공승인이 달린 행정소송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A아파트 시행사인 아시아디벨로퍼는 지난해 8월 성남시로부터 한국지반공학회가 작성한 ‘공공복리(주민안전)를 위한 절토면 영구 흙막이벽 구조안전성 검증용역 결과’ 보고서 제출을 통보받았다. 앞서 아시아디벨로퍼는 한국건축학회 보고서만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남시가 준공을 거부하고 있는 배경이다.
산지관리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옹벽의 수직 높이는 15m 이하여야 한다. A아파트는 평균 30m에 달하는 옹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이 전 시장이 자연녹지였던 A아파트 부지(전 한국식품연구원)를 준주거지역으로 4단계나 상향시켜 허가를 내주면서 높아진 용적률에 맞게 아파트를 지은 결과다. 부지를 확보하기 위해 산을 깎고 이 과정에서 생긴 절벽을 옹벽으로 막아둔 것이다.
최명기 동신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옹벽의 경우 10~20년간 사용·유지하는 과정에서 옹벽과 비탈면 사이에 물이 유입될 수 있고 상부 배수로가 깨져 옹벽 뒤쪽으로 물이 유입돼 붕괴될 가능성이 있다”며 “지금 당장 문제가 안 되더라도 보수·유지과정에서 옹벽이 무너질 가능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 “주민들 불안감이나 심미적 문제제기도 인정할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아파트 준공승인이 거부될 경우 입주민들의 재산 상 피해도 예상된다. 준공승인이 나지 않을 경우 토지의 보존등기가 되지 않아 은행 대출 등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
한편 성남시는 인·허가 과정에서 한국식품연구원 부지를 자연녹지에서 준주거지역으로 4단계 상향했다. 굉장히 이례적인 조치다. 당초 임대아파트 공급 확대를 명분으로 인·허가를 내렸지만 이후 성남시는 용도변경 도시관리계획 고시를 발표한 뒤 돌연 임대아파트 비율을 축소(100%→10%)했다.
이 시기 시행사인 아시아디벨로퍼는 공교롭게도 이재명 성남시장 후보 시절 선대본부장을 맡았던 김인섭 씨를 영입해 ‘로비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경찰은 지난달 16일 백현동 아파트 인·허가 특혜 의혹 수사로는 처음으로 이재명 의원 최측근인 김씨의 자택을 압수수색 했다. 압수수색 영장에서 경찰은 이 의원을 피의자로 적시했다.
김화빈 (hwa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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