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만에 반토막 난 대한제당 주가..설윤호家 주식도 100억 증발

양범수 기자 2022. 7. 8.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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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제당(001790) 주가가 곤두박질 치며 두 달 만에 반토막이 났다.

지난 5월 3일 6270원으로 장중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이후 연일 하락세를 보이더니 3200원대로 내려앉았다.

식품·사료 업체들은 가격 전가력이 높아 원료 가격 상승 국면에선 가격 전가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오르지만, 원료 가격이 급격히 꺾이면 가격을 전가하지 못한 채 실적악화로 이어지기 쉽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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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6200원대 상승했다 이달 3200원대로 하락
'곡물테마주'..곡물값 급격 하락에 기대감 꺾이며 우려 확대
밀·옥수수 등 주요곡물 국제원료가격 하락세

대한제당(001790) 주가가 곤두박질 치며 두 달 만에 반토막이 났다. 지난 5월 3일 6270원으로 장중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이후 연일 하락세를 보이더니 3200원대로 내려앉았다.

‘곡물 테마주’로 꼽히며 상한가를 기록, 연일 오름세를 보였던 지난 4~5월과는 정반대 양상이다.

대한제당 잠실사옥. /대한제당

창업주인 고(故) 설경동 회장의 손자인 설윤호 부회장 일가가 보유한 주식 총액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설 부회장은 대한제당의 지분 23.28%를 보유하고 있다. 설 부회장의 아내 박선영 명예회장이 14.16%, 딸 설혜정씨가 9.52%를 보유해 일가가 가진 지분은 전체의 46.96%에 이른다.

이들이 보유한 주식은 총 344만1469주로 전날 종가(3210원)를 기준으로 하면 110억원이다. 지난 5월 3일 장중 최고치인 6270원을 기준으로 한 215억원에 비해 105억원 가량 준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하락세가 급등 후에 오는 자연스러운 조정이지만 국제 곡물가격의 급락도 한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식품·사료 업체들은 가격 전가력이 높아 원료 가격 상승 국면에선 가격 전가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오르지만, 원료 가격이 급격히 꺾이면 가격을 전가하지 못한 채 실적악화로 이어지기 쉽다는 이유에서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국제곡물 선물가격지수는 직전월 대비 4.5% 하락했다.

연구원은 3분기 식용과 사료용 곡물 수입단가지수는 각각 전 분기 대비 13.4%, 12.5%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국제곡물 선물가격지수는 직전분기 대비 3.7%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곡물가격이 높았던 시기에 구입한 물량이 도입돼 수입 단가는 높아지겠지만, 세계 주요 곡물 수급은 개선될 여지가 커졌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이달 소맥(SRW) 국제원료 평균가는 지난 5월 대비 1톤(t)당 123.16달러 하락한 296.06달러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소맥(HRW)의 원료가격도 131.42달러 하락했고, 옥수수도 17.36달러 내렸다.

조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곡물 가격이 급등하며 가격전가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올랐는데, 실제로 전가를 한 기업들도 있지만 아직 단행하지 못한 업체들도 있다”면서 “그런데 최근 원자재 값이 정점을 찍고 빠지는 모습이 나오면서 가격전가에 대한 기대감이 꺾이고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가 생기며 주가가 하락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더욱이 사료와 같은 기업간 거래(B2B) 중심의 업종은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식음료 기업과 달리 원료 가격이 낮아지면 제품 가격을 낮추기도 하기 때문에 원료 가격이 높았던 부분은 고스란히 회사가 떠안게 돼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고 했다.

대한제당의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올 1분기 주요 제품 가격은 정백은 1㎏에 857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9.36% 올랐다.

같은 기간 배합사료는 1㎏에 527원으로 11.89%올랐다. 주요 원재료인 원당과 옥수수가 같은 기간 각각 14.86%, 23.02%씩 올랐다.

이 회사의 식품 매출은 전체 매출의 45.4%, 사료 매출은 20%다. 1분기 전체 매출액은 3186억원, 영업이익은 6억9483만원을 기록했다.

대한제당의 주가는 2분기 실적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조 연구원은 “이번 주가 변동은 2분기 실적 발표 전에 기대감이 우려로 변하면서 이뤄진 것”이라고 했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연말까지 식음료 업체들의 전분기 대비 원가 부담률이 늘어나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높은 전가력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 위주로의 선별적 투자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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