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하늘길은 열렸는데..'여포자' 속출하는 이유는?
발표 직후 여행 수요 800% 늘어
최근 까다로운 입국 규정에 예약 취소 늘어
한국행 일본 여행객, 비자 발급 업무도 늑장
카자노업계 "무사증 제도 도입해야" 주장
까다로운 입국규제에 일본여행 심리도 ‘뚝’
8일 여행사·카지노 등 국내 관광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일본 여행심리가 식어가고 있다. 일본 정부의 관광 재개 발표 직후 역대급 엔저 현상까지 겹치며 이전과 비교해 800%까지 늘었던 여행수요는 복잡하고 까다로운 입국 규정에 발목이 잡혔다. 방역에 민감한 일본 정부가 감염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개별여행을 허락하지 않는 등 까다로운 입국 규제 탓이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일본은 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여행지 중 하나로 이전에도 예약율이 가장 높았던 지역”이라면서 “일본 정부의 관광 재개 발표 직후부터 예약은 꾸준한 편이지만, 복잡한 입국 절차로 최근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우리 국민이 일본여행을 하려면 단체관광비자를 발급받아야 한다. 현재 외국인의 일본여행은 개별여행은 불가능하고 단체여행만 가능하다. 여행사를 통해서만 단체관광 비자를 발급받을 수밖에 없는데, 비자 발금까지 2~3주 정도 걸린다.
일본 입국 후 자유롭게 여행을 할 수 없다는 점도 발목을 잡고 있다. 여행객의 자유일정이 불가능하다. 여행객은 미리 계획한 동선대로만 다녀야 하고, 인솔자 없이는 자유롭게 쇼핑도 할 수 없다
여행 전후 코로나 검사도 부담이다. 일본 입국 시 출발 72시간 이내 신속유전자증폭(PCR) 검사 음성확인서와 한국 입국 시 24시간 이내 신속항원 검사 혹은 48시간 PCR검사 음성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 귀국 후에도 3일 이내 PCR검사까지 포함하면 검사만 총 세 번을 받아야 한다. 이처럼 국경 개방 국가 중에서도 엄격한 입국 조건을 요구하다 보니 문의가 예약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과거부터 일본은 자유여행 비중이 훨씬 높은 곳”이라면서 “지금은 단체여행만 가능한데다 이마저도 규제가 강하다보니 수요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무비자 입국이나 한일 양국간 방역규제만 어느 정도 해소되거나, 해제된다면 여행수요 회복세는 뚜렷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일본인의 한국여행은 그나마 쉬운 편이다. 일본에 비해 한국 입국 후에는 자유로운 일정이 가능하기 때문. 그렇다고 전혀 문제가 없는 것도 아니다. 최근 국내 카지노업계는 우리 정부에 국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 초청 일본 고객에 대한 입국 비자 요건을 완화해달라고 요청했다. 한국행 비자 심사 발급 업무 처리 속도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서다. 특히 카지노 초청 고객들은 비자 발급에만 3~4주 정도가 걸려 한국행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국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 업체들에 일본은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 중국과 함께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비유될 정도. 일본과 중국의 VIP 고객은 카지노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달한다. 단체나 개별여행으로 한국을 찾았다가 카지노에 들르는, 일명 매스(Mass) 고객이 많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 이전까지는 일본 고객 유치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2019년까지 한일 양국의 관광객은 ‘90일 이내 무비자 체류’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무비자 체류 제도의 효력이 중단되면서, 지금은 한국에 입국하는 일본인은 모두 비자를 받아야 한다. 카지노업계가 무사증 허용을 주장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문제는 관광비자 발급 자체도 어려움이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에는 한국행 관광비자 발급 문제로 일본 내 총영사관 10곳의 업무가 마비됐을 정도다. 카지노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한국행 관광비자 발급이 시작됐지만, 일본 내 한국영사관에서는 비자 발급 업무 처리 속도가 한국행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한 영사관에서는 1일 최대 접수 인원을 150명까지 제한하기도 했을 정도다”고 말했다. 관광비자 신청 서류도 많다. 일본은 관광비자 신청 서류가 간소화되지 않아 은행 잔고 증명서, 학력 사항 등도 제출해야 한다. 비자 발급까지 시간이 많이 걸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한 카지노업계 관계자는 “카지노 여행수요가 실제 여행으로 이어져야 하는데 비자발급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코로나 이전처럼 무사증 허용 등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강경록 (roc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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