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G20 외교장관회의서 동맹국들과 러시아 규탄 별도 합의 추진"
미국이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와 관련해 G20 외교장관 일부가 참가하는 별도 합의를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의에 러시아와 중국이 참석하고 있어 G20 외교장관 전체가 참여하는 공동성명 채택이 어렵거나 공동성명이 채택되더라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강도 높게 비판하는 표현이 삽입되기 어려운 상황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7일(현지시간) 국무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미국이 이번 G20 외교장관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해 뜻이 같은 국가들과 별도 합의를 추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G20 외교장관회의 차원의 공동 성명 발표 여부와 무관하게 미국 주도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담은 합의를 동맹 및 우방국들과 추진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에서 미국 등 서방과 중국·러시아의 분열과 대립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G20에서도 이같은 분열이 구체적으로 드러나게 됐다. 이 당국자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이번 회의를 미국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처럼 지낼 수 없고, 식량 및 에너지 위기를 포함해 세계가 직면한 상당수의 문제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기인했다고 주장하는 기회로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이 별도 합의를 추진하는 것은 이번 회의에 우크라이나 침공 당사자인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과 러시아를 편들고 있는 중국의 왕이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참석하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이 자국민을 보호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진에 따른 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중국은 미국 주도의 강력한 대러 제재에 동참하지 않는 것은 물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지 않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실제로 라브로프 장관과 왕 부장은 이날 발리에서 양자 회담을 하고 우크라이나 전쟁 문제 등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러시아 외교부는 라브로프 장관이 왕 부장에게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진행 중인 ‘특별군사작전’의 주요 임무들이 이행됐다고 설명했다면서 “양국은 유엔을 우회해 채택된 일방적인 성격의 제재를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한편 블링컨 장관과 왕 부장의 양자 회담은 오는 9일 열린다. 미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우크라이나 전쟁뿐 아니라 다양한 양국 간 현안이 논의될 것이지만 당면 현안인 미국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하는 의제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앞서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과 류허 중국 부총리는 지난 5일 전화통화를 하면서 이 사안을 주제로 논의한 바 있다. 블링컨 장관과 왕 부장은 이번 달 말로 예상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전화 통화와 관련해 기초 작업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오는 11월 인도네시아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열리는 외교장관회의는 7~8일 이틀간 진행되며 박진 외교부 장관도 참석한다. 드미트로 쿠엘바 우크라이나 외교부 장관도 이번 회의에 초대됐으나 직접 참석할지, 화상으로 참석할지 불분명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번 회의의 주요 의제는 전 세계가 겪는 인플레이션 및 식량·에너지 위기 등이다.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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