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삼성전자 주주환원 요구..특별 배당 촉각
기사내용 요약
증권가 "주가 부양 위해 주주환원 검토 필요"
3개년 주주환원정책 주목…특별 배당 가능성
동학개미들 무상증자 요구도
[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삼성전자가 2분기 선방한 실적을 내놓으면서 주가가 반짝 급등했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배당 확대나 자사주 매입, 소각 등 주주환원정책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반기 글로벌 거시 경제 둔화 흐름 속 주가가 지속 반등하기 위해서는 주주 가치 증대가 필연적이라는 이유에서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주가 반등을 위해 주주환원정책을 검토해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오고 있다. 2분기 잠정 실적이 우려보다 양호하다는 소식에 삼성전자의 주가가 모처럼 뛰었지만 증시 환경을 고려했을 때 지속 여부에 대해서는 여전히 물음표가 붙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하반기에도 글로벌 금리 인상 기조 및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지정학적 이슈 등 전반적인 거시경제 둔화 흐름 속에 쉽지 않은 시장 환경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의 주가가 다시 힘을 받기 위해서는 특별 배당을 비롯해 자사주 매입·소각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경영구조 변화가 예상되는 하반기 주주 환원 재검토가 가능하다 판단"이라며 "지난 1분기 실적 설명회를 통해 반도체 투자를 통한 기술 리더십을 강조했고, 이는 단위 투자 비용의 구조적 체증과 동시에 주주환원 구성 요소인 잉여현금흐름(FCF)의 차감 요소(CAPEX, 설비투자를 위한 자본 지출)의 증가를 의미한다. 사실 상 주주 입장에서는 배당정책이 후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실질적 주주환원의 후퇴와 관련해 보상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며 "올 하반기 내 삼성전자의 경영 구조의 변화가 발생할 시 주주 중심의 전략 대응이 절대적이며 필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는 막대한 순현금의 활용방안에 대해 다양한 인수합병(M&A) 기회를 검토했으나 집행 여부는 막연한 상황"이라며 "불확실한 합병 시너지에 대한 기대보다는 주가 부양이 투자자 및 새로운 경영 체계에 모두 긍정적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 주주환원 요구가 커지고 있는 것은 실제로 과거에 톡톡한 주가 상승 효과를 누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015년 10월 3개년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하고 주주에게 이익을 돌려준다는 명목으로 자사주를 사서 소각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2015년 11조3000억원, 2017년 9조3000억원을 투입해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진행했다.
이후 지난 2017년 10월에는 향후 3년(2018~2020년) 간 발생한 FCF의 50%를 주주들에게 배당하고 잔여 재원이 발생할 경우 특별 배당으로 추가 환원하기로 했다. 실제 지난 2020년 결산 이후 삼성전자는 보통주 주당 1932원, 우선주 주당 1933원의 역대급 배당금을 지급했다.
이 영향에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 2017년 10월 말 5만5080원(액면분할 전 환산 주가)에서 2020년 말 8만1000원까지 47% 넘게 올랐다. 당시 코스피가 2523.43에서 2873.47로 고공행진하고 반도체가 호황을 기록했던 영향도 있겠지만 당시 주가를 끌어올리는 데 주주환원정책이 적잖이 영향을 미쳤다는 데에는 누구도 이견이 없다.
삼성전자 역시 올 초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자사주 매입·소각 등 다양한 주주 환원 정책을 검토하겠다는 내부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 3월 정기 주총에서 앞으로도 회사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또 주주환원정책에 따라 조기 환원과 자사주 매입, 소각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주주환원정책이 현실화될 경우 자사주 매입·소각보다는 특별 배당이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회계부정,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의혹 관련 재판을 받고 있는 만큼 자사주 매입은 자칫 주가조작으로 오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배당금 증액은 소액주주 뿐만 아니라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한 오너 일가에도 이익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일부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선 무상증자 얘기도 나온다. 무상증자는 기업의 잉여금 일부를 재원으로 활용해 신주를 발행, 발행되는 신주를 기존 주주에게 무상으로 나눠주는 것을 의미한다. 전체 시가총액이나 자본금 변화가 없지만 주주 입장에서는 돈을 들이지 않고 주식을 추가로 가질 수 있기 때문에 대표적인 주주환원정책으로 꼽힌다. 실제 최근 불안한 증시 환경에서 무증을 결정한 기업들이 잇따랐고 결정 직후 기업 주가가 상승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다만 무증은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무증을 실시하게 되면 유통주식수가 늘고 권리락에 따라 주가가 늘어나는 주식 비율만큼 인위적으로 하락하는데,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 이미 비슷한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액면분할을 실시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발행주식수가 보통주만 60억주에 육박한다.
한편 삼성전자는 앞서 2018~2020년도 3개년 주주환원정책이 종료된 이후에도 기존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다. 과거 3개년 주주환원정책을 시행한 마지막 해에 배당 액수가 급격히 커지는 흐름을 보여온 만큼 잔여 재원을 활용한 특별배당은 오는 2023년 결산 이후에 지급될 것으로 보인다.
☞공감언론 뉴시스 mrk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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