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할 직원 없다"..여름 휴가철에 호텔가 '인력난' 몸살

윤슬빈 기자 2022. 7. 8.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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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기화로 이탈 인력 여전히 미충원
"MZ세대 호텔업 기피..재직자 사명감 키울 지원 필요"
사진은 서울 강남구 조선호텔앤리조트© News1

(서울=뉴스1) 윤슬빈 기자 = 국내 호텔들이 구인난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일상회복 이후 첫 여름 휴가철을 맞아 호캉스족은 급증하고 있지만 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대거 이탈한 호텔 인력이 충원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적은 인력에 업무가 가중되면서 퇴사자 속출도 염려된다.

8일 한국 호텔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호텔업 종사자 수는 코로나19 이전 대비 20.2%(추정 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5대 권역별 월별 200개(서울 91개, 경기 35개, 인천 21개, 부산 22개, 제주 31개) 호텔 표본 패널 조사 결과다.

◇ 불확실성·고물가에 해외여행보다 '호캉스'

하늘길이 차츰 열리고 있지만 여전히 코로나19 재유행 발생에 대한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전 세계적인 물가 상승세에 해외여행 대신 국내 호텔로 떠나는 이들이 늘고 있다. 특급 호텔의 경우 이른바 성수기로 불리는 '7월 말 8월 초'엔 주중, 주말 구분 없이 매진이다.

부산 해변에 자리한 특급 호텔은 7~8월 내내 90% 예약이 차 있고, 50만~70만원 하는 일반 객실은 물론 100만원대 스위트급 객실도 95% 이상 예약이 완료됐다.

서울 도심에 있는 워커힐은 7월 첫 주 주중에만 객실 예약률은 90% 가까운 수치를 보였다. 호텔 레스토랑의 경우 빈자리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호텔들은 높아진 호텔 수요에 대응할 인력을 충원하기 위해 지속해서 인재 채용을 진행 중이다.

켄싱턴호텔앤리조트는 지난 달 말부터 7월 중순부터 근무할 객실 및 식음 서비스 부문 직원을 모집하기 시작했다. 켄싱턴은 코로나19 장기화 속에도 제주와 강원도 중심으로 호텔 인력 충원에 나서왔다.

제주 도심의 한 복합리조트 관계자는 "제주도의 경우 코로나19 장기화 당시에도 이용객이 많았는 데 리오프닝(경제 재개) 이후 더욱 많아졌다"라며 "인력 충원은 꾸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텔 로비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제공)© 뉴스1

◇ MZ세대, 호텔업 선호하지 않아

2020년부터 장기화된 코로나19에 호텔들은 자금난을 버티지 못하고 줄줄이 문을 닫거나 휴업을 택했다. 외국인 관광객과 출장객이 줄고 결혼과 행사 등에도 인원 제한이 걸리면서 호텔을 찾는 이들이 많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호텔업 종사자들이 대거 이탈했는데, 정상 영업 후에 그 공백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2020년 12월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산하 관광산업위원회가 발표한 실태 조사에서 코로나19 여파로 호텔업 매출이 절반 이상으로 줄면서 호텔업 종사자 4명 가운데 1명은 일자리를 잃었다. 2019년 3월 호텔별 평균종사자 수는 69명이었지만 2020년 9월엔 52명으로 24.6%가 줄었다.

글로벌 호텔 브랜드 관계자는 "'일자리가 없다' '실업률이 높다'고 하지만 요즘 호텔과 외식업은 인력난에 난리도 아니다"라며 "최저 시급은 올라서 초봉은 올랐지만 3년 일해도 100만원 차이밖에 나질 않으니 누가 힘들게 일하고 싶겠냐"라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호텔 관계자는 "배달이나 물류 창고 종사자들이 300만~500만원 버는 데 반해, 높은 노동력과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는 호텔업을 비교하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이들이 늘고 있다"라며 "특히 '라이프스타일'을 중시하는 MZ세대을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 1~2년 차의 퇴사율이 높다"라며 "코로나19 사태로 제한적인 근무를 했던 적은 연차 인력들이 처음으로 정상적인(거리두기 완화 이후) 성수기를 맞으면서 죽겠다며 나간다"고 덧붙였다.

호텔업에선 인력난 해결 방안으로 재직자 중심 육성 및 지원 및 외국인 비전문취업비자(E9) 기준 완화 등을 정부에 요청하고 있다.

정오섭 한국호텔업협회 사무국장은 "호텔업은 사람(면대면 서비스)이 필요한 업종이면서도, 인당 생산성이 높지 않아 급여를 많이 줄 수 없는 구조를 갖고 있다"며 "또한 제2의 코로나 가능성에 따른 고용불안과 야간 늦게 일하고 남들 쉴 때 바빠서 MZ세대는 호텔업에 비전을 못 느끼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실업자를 위한 지원보다 재직자가 더욱 사명감 가지고 일할 수 있는 지원과 혜택은 물론, MZ세대를 대신할 외국인 대체 인력이 필요하다"라며 "취업 조건이 우수하고 외국인 대응이 잘하는 외국인 채용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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