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교체는 나중에".. 물가 10% S공포에 비상 걸린 삼성전자
美·中 등 경기침체 우려도.. S공포 확산
스마트폰 교체 수요 '뚝'.. 신제품 효과 '비상'
갤폴드4·플립4에 승부수.. 매출·수익성 확보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현상으로 지난 5월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이 급감하는 등 삼성전자(005930)의 스마트폰 사업에 비상이 걸렸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평균 10%에 육박하는 높은 물가상승률에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스마트폰의 교체 수요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다음달 공개되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Z폴드4′와 ‘갤럭시Z플립4′의 흥행도 걱정스런 상황이다.
신제품이 본격적으로 판매되는 3분기에도 고물가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미국이 추가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 포인트 인상)’을 예고한 만큼, 경기 침체를 동반하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공포’까지 확산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갤폴드4, 플립4 등 신제품 출시 효과를 반감 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거이다.
8일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5월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은 총 9600만대로 전년 대비 10%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4월과 비교해도 4% 줄어든 수준이다. 최근 10년 간 월간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이 1억대 아래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올해 5월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은 2개월 연속 전월 대비 감소세를 보였으며, 11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다.
◇ 高물가에 경기 둔화까지 ‘S쇼크’ 우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스마트폰 시장이 2020년 1차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V’자형 회복을 보였지만, 여전히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들어 부품 공급 부족 사태가 해결되는 듯 싶었으나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시장이 다시 침체기를 전환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5월 OECD 주요국의 물가 상승률을 보면 이미 6%대를 넘어선 곳이 대부분이다. OECD 회원국 평균도 9.6%에 달했다. 선진국 중에서는 미국(8.6%), 영국(7.9%), 독일(7.9%), 캐나다(7.7%), 이탈리아(6.8%) 등이 고물가에 시달리고 있다. 인도는 7.04%를 기록했다. 사실상 삼성전자 갤럭시의 주요 판매국들이 고물가 위기를 겪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지난 6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24년 만에 6.0%를 기록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미국, 중국 등 글로벌 경기 둔화와 우크라이나 사태 등이 스마트폰 시장 침체에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글로벌 경기 침체의 시그널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지난 6일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을 공개하면서 “높아진 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될 경우, 훨씬 더 제약적인 스탠스가 적절할 수 있다”고 봤다. 자이언트 스텝, 빅 스텝 등 큰 폭의 기준금리 인상이 계속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금리가 오르면 기업의 부채와 조달비용이 늘면서 기업들의 투자가 위축되고 경기 침체가 올 수 가능성이 커진다. 경기 침체는 곧 소비 감소로 이어지는 것이다.
그 결과, 올해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올해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3.5% 감소한 13억 1000만대에 그칠 것으로 봤다. 스마트폰 시장이 역성장한 것으로 2020년 이후 2년 만이다. 나빌라 포팔(Nabila Popal) 연구원은 “스마트폰 산업은 수요 약화, 인플레이션, 지정학적 긴장, 공급망 차질, 중국 봉쇄 등 여러 역풍을 맞고 있다”며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수요가 줄고, 공급망 병목 현상이 심해져 글로벌 수요와 공급이 동시에 줄었다”고 했다.
◇ 소비 위축에 스마트폰 구입 미루나... 완성도 극대화로 승부수
가장 우려스런 부분도 스마트폰 교체 수요의 씨가 말라가고 있다는 것이다. 음식 등 생필품과 달리, 스마트폰은 속도 저하 등 조금 불편하더라도 사용자가 마음을 먹으면 고장이 나기 전까지 교체 없이 계속 사용할 수 있다. 최근 스마트폰 가격이 대당 100만원을 넘어서는 등 고가이기 때문에 1~2년 마다 교체하는 것이 부담스러워 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6월18일 중국의 6.18 쇼핑데이 축제 기간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대비 10%나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오는 4분기 연말 블랙프라이데이 등 각종 프로모션 행사들이 예고된 만큼, 현 시점에서 스마트폰을 굳이 살 필요가 없이 일단 기다려보자는 분위기도 있다.
최근 애플 아이폰의 강세와 SE시리즈와 같은 저가폰 출시도 삼성전자에는 우려스런 상황이다. 지난 4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판매량을 보면, 애플은 아이폰13(1위), 아이폰13 프로맥스(2위), 아이폰13 프로(3위), 아이폰12(7위)로 상위권을 휩쓸었다. 상위권 5개 모델 가운데, 4개가 애플 제품이었고, 삼성전자의 제품은 갤럭시S22 울트라(5위) 1개 뿐이었다.
다만, 갤폴드4와 갤플립4 등 폴러블폰의 성공은 삼성전자에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지난 1분기 폴러블폰 시장 점유율은 74%였다. 그 뒤를 중국 화웨이(점유율 20%)가 이었다. 구글의 폴더블폰 출시가 내년으로 미뤄지고 아직 애플이 폴더플폰 제품을 내놓지 않은 만큼, 수익성이 높은 폴드4, 플립4 출하량을 극대화해 점유율·매출·수익성을 모두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성공은 향후 S·A시리즈 중심이었던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다변화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 때문에 다음달 10일쯤 공개될 것으로 알려진 폴드4와 플립4 제품의 콘셉트는 ‘대중화’다. 4세대에 걸쳐 완성도와 상품성을 극대화하면서, 폴더블폰 시장의 대중화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폴더블폰이 그간 단점으로 지적돼오던 무게와 두께를 줄이는 데 집중한 것도 이러한 배경 탓이다.
갤폴드4는 갤폴드3보다 가로는 약간 길고 세로는 약간 짧다. 힌지(경첩) 부분이 매우 얇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단점으로 지적돼오던 주름현상도 개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교체 수요를 이끄는 선진국 시장에서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을 포함한 불필요한 구매를 미루면서 스마트폰 시장이 위축될 여지가 있다”며 “물론 많이 팔 수록 좋지만, 시장이 위축되는 상황에서 출하량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고가의 폴더블폰의 판매가 늘어나는 경우, 출하량은 줄어들어도 매출과 수익성은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폴드4와 플립4에 거는 기대가 매우 클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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