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성의 뉴스1픽] '1월효과 없다' 맞췄던 그 애널 "코스피 2050까지 열려 있다"
올초 급락 적중, 주식 축소 의견…"하반기 일시 반등뒤 내년 1분기까지 ↓"
(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국내 증시가 크게 하락하면서 증권사 MTS(모바일투자시스템) 앱을 쳐다보기도 싫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나는 장기투자자니까 괜찮아' 이렇게 애써 스스로를 위로하면서 계좌의 시퍼런 마이너스(-) 표시들을 외면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분들입니다.
초보이든, 고수이든 모든 투자자들은 지금 주가가 바닥일지, 아니면 더 내려갈지가 최대 관심사입니다.
지금이라도 눈물을 머금고 손절을 해야 할지, 손실이 회복될 때까지 참고 인내하며 주가 반등을 기다려야 할지, 그렇다면 대체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 건지 다양한 셈법이 투자자들의 머리속에서 하루에도 몇번씩 엎치락뒤치락합니다.
이럴 때 의지하고 싶은 정보는 '전문가'(애널리스트)의 분석과 전망입니다. 하지만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이 엇갈리는 경우도 허다하고 심지어 완전히 빗나가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최근 시장은 한 애널리스트의 '하반기 전망'이 발표되자 적지 않게 술렁였습니다. 그는 올해 하반기 코스피가 더 강한 '하방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7월과 8월엔 단기 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은 가능하지만 내년(2023년) 1분기까지 코스피 하락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대신증권 투자전략팀 이경민 팀장의 전망입니다.
한명의 애널리스트 의견에 시장이 술렁인 것은 그가 지난해 금융투자업계에서 회자됐던 '사과문'의 주인공이기 때문입니다.
무슨 사과문이냐고요?
이 팀장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코스피가 중장기적으로 4000p까지 갈 수 있다고 보는 전형적인 '강세론자'였습니다. 비단 이 팀장뿐만 아니라 모든 증권사 시황팀장들은 대부분 같은 의견이었습니다.
그러나 코스피는 지난해 7월초 3305p를 찍고 난 이후 글로벌 긴축 움직임과 국내외 변수 등으로 하락하기 시작했습니다. 급기야 3000선까지 무너지기도 했죠.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은 '일시적 하락'이라며 계속 '주식을 사라'는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냈습니다.
하지만 이 팀장은 투자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통해 "시장을 오판했다"고 솔직하게 인정했습니다. 그는 지난해 8월23일 투자자들에게 띄운 소위 '사과문'을 통해 "그동안의 오판, 자만, 낙관을 통해 많은 것을 되돌아봤다"면서 "와신상담의 각오로 더욱 정교하게 시장을 전망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애널리스트가 자신의 전망과 분석이 틀렸다고 인정하는 것은 전례가 없던 일입니다.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은 전망이 크게 빗나가더라도 슬쩍 새로운 전망치를 내놓곤 하지요.
이후 이경민 팀장은 철저하게 데이터 중심으로 시장을 냉정하게 봤습니다.
<뉴스1>이 지난 연말 증권사 센터장들을 대상으로 2022년도 증시 전망 대기획을 했을 때, 대부분의 센터장들은 코스피가 하반기 부진을 딛고 새해엔 '삼천피'(코스피 3000선) 탈환을 시작으로 3300선 고점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적인 전망을 펼쳤습니다.
그러나 투자자들에게 공개적으로 '사과'까지 했던 이 팀장의 시각은 달랐습니다. 그는 모든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통틀어 거의 유일하게 '1월 효과'(January effect)는 없다는 보고서를 냈습니다.
그는 당시 <뉴스1>과의 통화에서 "12월 외국인의 순매수는 그간 공매도를 치느라 빌렸던 주식을 되갚는 과정에서 '순매수'로 나타난 것에 따른 착시일 뿐"이라면서 "장부폐쇄 기간이 지나고 난 후 1월이 되면 다시 한꺼번에 공매도가 쏟아지면서 1월효과로 인한 증시상승효과는커녕 코스피 하락이 예상된다"고 내다봤습니다.
불행히도 그의 예상은 정확하게 들어맞았습니다. '1월효과'는 2022년 1월에 전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외국인은 1월 한달간 1조4617억원, 기관은 2조7001억원을 팔아치웠습니다. 1월3일 2988.77로 출발했던 코스피는 2663.34로 무려 한달간 300p, 10.88%나 급락했습니다.
이 팀장은 2월에도 "코스피는 상반기 내내 계단식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손실구간이 크다면 공포에 질려 투매하지 말고, 단기적으로 나오는 '기술적 반등' 구간을 노려 주식비중을 지속적으로 축소하고 저점 매수를 위한 현금을 확보하라"고 조언했습니다.
국내 애널리스트들의 투자의견은 천편일률 적으로 '매수'입니다. 목표주가를 30%, 50%씩 말도 안되게 낮추면서도 투자의견은 '매수'하라고 냅니다. 현 주가보다도 낮은 목표주가를 제시하면서 해당 주식을 '사라'고 권하다니 이상하지요. 매도 의견을 내는 순간 해당 기업과 껄끄러워지고 투자자들의 원망이 쏟아지는 것이 부담스럽다보니 나타난 현상입니다.
이런 그가 하반기와 내년 1분기까지 코스피가 하방압력을 받을 것이며 하단은 2050선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는 <뉴스1>과의 최근 통화에서 "코스피가 당장 이번달, 혹은 다음달에 2000선까지 급락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하반기와 내년 초까지 봤을 때 하단이 그 정도까지 열려 있을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실 이 팀장의 전망이 이번에 시원하게 빗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그가 다른 의미로 투자자들에게 '사과'했으면 하는 희망이 있습니다.
하지만 지수가 계속 하락하고 피같은 내 자산이 깎여나가는 상황에서 이경민 팀장의 분석을 무시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전형적인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속 소폭 반등)가 나올 수 있는데, 만약 주식비중이 너무 크다면 이런 기술적 반등기를 활용해 비중을 축소하는 것이 좋다"고 다시한번 조언하면서 "만약 코스피가 2100선마저 깨진다면 그때는 (확보해둔 여유자금으로)적극적인 코스피 매수에 나서야 할 때"라고 제언했습니다.
esther@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암벽 타며 "돌림X으로" "형수 올라가자"…원주 클라이밍 성지 코스명 논란
- "아이 예쁜 것 나만 보다니, 메롱"…황정음, 전남편 이영돈 공개 저격
- "교육 잘한다"…경적 울리는데도 어린 딸 앞세워 무단횡단 [영상]
- 아내 1명·여친 4명 동시 교제도 놀라운데…모두 한 아파트 주민
- 율희 "'최민환 업소' 밝히고 싶지 않았다…지치고 괴로워 합의이혼 후회"
- "유부남 페티시" 글 올리자…"만날까?" 1시간 만에 기혼 남성 쪽지 190개
- '여성 군무원 살해' 중령, 시신 차에 싣고 "주차 가능하냐" 태연히 질문
- 제니, 브라톱에 가터벨트 스타킹…파격 패션 속 과감 노출 [N샷]
- 알몸 그대로 비친 세탁기 판매글 올린 중고거래男…"100% 고의"
- "시동 끌 줄 몰라! 사람 쳤어! 어떡해"…강남 8중 추돌 여성, 엄마와 통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