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재·금리·환율·임금 "안 오르는 게 뭐냐"..中企 "팔아도 남는 게 없어"

심영석 기자,이시우 기자 2022. 7. 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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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 파산신청 해마다 증가..올 들어서 벌써 23건에 달해
글로벌경기 둔화까지.."세제 개선 등 정부 적극 나서야"호소
대전·충남지역 중소기업들이 코로나19 긴 터널을 빠져나온 기쁨도 누리지 못하고 또다시 신음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 급등과 금리·환율·최저임금 인상 등 4중고를 겪고 있는 데다 글로벌 경기 둔화까지 이어지며 체감경기가 더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News1

(대전=뉴스1) 심영석 기자,이시우 기자 = # 충남 아산에서 자동차 부품업체를 운영 중인 A씨(56)는 최근 백발이 됐다. 한때 20여명이 넘는 직원도 10여명으로 줄었다. 지난해 현대차 아산공장의 가동 중단으로 타격이 컸다. 쏘나타 등을 생산하던 아산공장은 일부 시설을 전기차 생산 시설로 전환했다. 자동차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한 조업 중단이 더해지면서 납품 물량이 30~40% 줄었다. 올들어서는 유가 상승으로 인한 원부자재 가격이 올라 부담이 커졌다.

A씨는 “윤활유 등 제조에 필요한 원부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제조 원가 상승이 불가피하지만 비용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할 처지”라며 “여기에다 인건비 상승, 화물 연대 파업 등으로 경영이 실질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어려움을 나타냈다.

대전·충남지역 중소기업들이 코로나19 긴 터널을 빠져나온 기쁨도 누리지 못하고 또다시 신음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 급등과 금리·환율·최저임금 인상 등 4중고를 겪고 있는 데다 글로벌 경기 둔화까지 이어지며 체감경기가 더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8일 지역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우선 에너지 및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오른 것이 가장 큰 부담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글로벌 공급망이 차질을 빚으면서 에너지·원자재 가격이 급등했다.

석유·목재 등 천연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국내 제조업체들은 원자재·중간재를 수입해 최종재를 만드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영업이익률이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특히, 국제유가 상승 장기화는 중소기업들에게 공장가동은 물론 물류비 증가 등 제조원가 상승이라는 악순환으로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실제,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7일 기준 대전지역 경유가격은 L당 2144원을 기록하며, 휘발유 가격(2100원)보다 무려 44원이나 높게 거래되는 등 예전보다 물류 비용이 배 이상 늘어나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7일 기준 1301원을 기록한 원-달러 환율도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내 중소 제조업체들에게 적지 않은 부담을 주고 있다.

충남 논산시에서 기계부품 표면처리 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B대표(52)는 “내수든 수출이든 어느 한쪽이라도 경기가 선순환이 이뤄지도록 해야 하는데 기준 없이 우왕좌왕”이라며 “해외 원자재, 국내 물가 다 올랐다. 어렵더라도 긴 안목으로 정책을 편 것이 하나도 없다”라며 쓴소리를 날렸다.

여기에 내년 최저임금도 9620원으로 올해(9160원)보다 5% 오르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중소기업들의 경영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실제, 최근 6년간 최저임금은 Δ2017년 6470원 Δ2018년 7530원(16.4%↑) Δ2019년 8350원(10.9%↑) Δ2020년 8590원(2.9%↑) Δ2021년 8720원(1.5%↑) Δ2022년 9160원(5.0%↑) Δ2023년 9620원(5.0%↑)등으로 인상돼 왔다.

지난해 7월까지 0.5%를 유지했던 국내 기준금리가 Δ8월 0.75% Δ11월 1.0% Δ2022년 1월 1.25% Δ4월 1.50% Δ5월 1.75%까지 꾸준히 오른데 이어 오는 13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또다시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들의 이자부담 및 원금상환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News1

이밖에 지난해 7월까지 0.5%를 유지했던 국내 기준금리가 Δ8월 0.75% Δ11월 1.0% Δ2022년 1월 1.25% Δ4월 1.50% Δ5월 1.75%까지 꾸준히 오른데 이어 오는 13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또다시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선 물가 안정이 최우선 목표인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 ‘빅 스텝’(기준금리 0.5%p인상)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같은 상황에 직면한 중소기업들은 경기 둔화를 우려하며 업황전망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대전세종충남지역본부가 관내 중소기업 253개를 대상으로 7월 경기 전망을 조사한 결과 중소기업 건강도지수는 지난달 보다 5.1p 하락한 83.2로 나타났다.

건강도 지수가 100 이상이면 업황전망을 긍정적으로 응답한 업체가 부정적으로 대답한 업체가 많다는 뜻이다.

기업들은 인건비 상승(61.7%)을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았으며, Δ내수부진(44.7%) Δ인력 확보난(41.5%) Δ원자재 가격 상승(38.3%) 등을 경영난 가중의 원인으로 지적했다.

이같은 어려움 속에 대전충남지역 법인 파산사건 신청 건수도 Δ2018년 55건 Δ2019년 60건 Δ2020년 72건 Δ2021년 85건 등 매년 증가하고 있다

더욱이 올들어서만 벌써 23건이 접수됐으며, 이는 서울과 수원법원에 이어 세번째로 많은 수치다. 당장 지난 5월 대전지방법원에 접수된 법인 파산사건은 8건으로 이중 6건이 인용됐다.

익명을 요청한 대전의 중소기업 대표 C씨(61)는 “중소기업인이 진정한 애국자라는 말이 있는데 칭찬이 아니라 조롱으로 들린다”라며 “정부는 더 이상 방치하지 말고 세제 개선, 금융지원 강화, 규제타파에 적극 나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중소기업은 모두 파산한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km503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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