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매출 300조' 여는데 한숨 쉬는 삼성의 속사정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까지 누적 매출 154조원을 넘기면서 사상 첫 연매출 300조원 고지 달성에 청신호가 켜졌지만 시장 분위기가 밝지만은 않다. 하반기로 갈수록 고물가·고환율·고금리의 3중 압박이 커지면서 실적 개선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무엇보다 그동안 실적 버팀목 역할을 했던 반도체 시장마저 주춤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면서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가 현실화할 조짐이다.
시장에서 전망하는 삼성전자의 연간 실적 예상치는 이미 내리막길을 탔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리포트에 따르면 삼성전자 연매출 전망치가 7일 기준 320조4434억원으로 지난 4월 전망치(325조668억원)보다 4조원 이상 줄었다. 이 기간 영업이익 전망치도 62조9986억원에서 58조9880억원으로 주저앉았다.
하반기부터 반도체 시장이 글로벌 경기침체 영향권에 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실적 추정치가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3분기 메모리반도체 D램 가격은 2분기 대비 최대 10% 하락할 것으로 예측된다. 트렌드포스는 3분기 D램 가격 낙폭을 3~8%로 예상했다가 최근 IT 시장 수요 둔화와 재고 누적으로 판매가격 인하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들어 전망치를 더 낮췄다.
낸드플래시 가격이 최근 하락세를 보인 점도 불안 요소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6월 낸드플래시 메모리카드·USB향 범용(128Gb 16Gx8 MLC) 제품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이 개당 4.67달러로 전달(4.81달러)보다 3.01% 떨어졌다. 이 제품의 가격이 떨어진 것은 2020년 10월 이후 1년 8개월만이다.
제품 출시 이후 기간이 지나면 신제품 출시 효과 등으로 가격이 떨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최근 시장 분위기와 맞물려 심상찮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영업이익에서 낸드플래시 부문 비중은 30% 수준으로 알려진다.
2분기부터 이미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에 따른 보상 소비 감소와 전 세계를 덮친 인플레이션 영향권에 들어간 모바일과 TV 시장 수요는 하반기에도 살아나기 힘들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당초 올해 글로벌 TV 출하량을 2억1164만대(3월)로 전망했다가 최근 2억879만대로 하향 조정했다. 다른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도 올해 TV 출하량 전망치를 지난 1월 2억1700만대에서 4월 2억1200만대로 낮췄다. 삼성전자는 3분기 폴더블폰 신제품 '갤럭시Z 폴드4'와 '플립4'를 출시하지만 신제품 효과가 어느 만큼 실적으로 이어질지는 자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시장 수요 감소는 재고 현황에서도 드러난다. 삼성전자는 올 3월 말 재고자산이 47조5907억원으로 작년 3월 말보다 55.4%(16조9708억원) 늘었다. 2020년 코로나19 사태 이후 글로벌 공급망 차질에 대비한 원자재 재고와 함께 제품 자체의 재고가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불어난 재고자산은 경기둔화 흐름과 맞물려 기업 실적을 갉아먹을 수 있다. 삼성전자 경영진도 지난달 말 글로벌 전략협의회의에서 '재고 건전화'를 주요 논의사안 중 하나로 다룬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내부 사정에 밝은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비상경영이라는 키워드를 꺼내지 않고 있지만 예상치 못한 수요 감소로 위기감이 커지는 분위기"라며 "하반기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적 악화 우려는 다른 기업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와이즈리포트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올해 매출 전망이 58조5059억원으로 3개월 전(59조4083억원)보다 1.5%, 영업이익 전망이 같은 기간 16조8438억 원에서 14조7714억원으로 12.3% 줄었다. LG디스플레이의 영업이익 전망치도 이 기간 9306억원에서 4968억원으로 46.6%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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