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투자"라는데..11조 짜리 HMM 주식 모으는 SM그룹 미스터리
SM상선이 HMM의 지분을 꾸준히 인수하면서 3대 주주로 올라섰다. SM그룹 계열사는 물론 오너 일가까지 주식을 사들이자 업계에서는 SM그룹이 HMM을 인수하기 위한 전초작업을 하고 있다고 본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SM상선은 지난달 30일 1000억원을 투자해 HMM 주식 377만3585주를 사들였다. SM상선이 HMM 주식 매입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은 지난 4월부터로, 주식 매입에만 5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썼다.
SM상선 및 SM그룹 계열사와 우오현 SM그룹 회장 등 특별관계인까지 포함하면 HMM 지분은 6.29%에 달한다. SM상선이 2025만1375주(4.0%)로 가장 많고, 대한상선(235만5221주·0.48%)과 SM하이플러스(203만8978주·0.42%) 등 순이다. 우오현 SM그룹 회장은 개인적으로 381억원을 들여 HMM 주식 128만7300주를 사들였고, 우 회장의 장남 우기원 우방 전무도 HMM주식 5000주를 2억원에 매입했다. SM그룹과 특수관계인들이 HMM 주식 매입을 위해 투입한 금액은 1조원에 육박한다.
SM그룹은 이같은 주식 매입에 대해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그러나 증권업계와 해운업계의 시각은 다르다. 인수 목적 없이 이런 방식으로 주식을 매입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SM상선이 지난해 해운업계 호황에 힘입어 달성한 영업이익이 1조원인데 이만한 규모의 자금이 모두 HMM주식 매입에 쓰였다"며 "단순 투자 목적으로 계열사까지 동원해 주식을 이런 방식으로 매입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해운업계 관계자 역시 "단순 투자라고 보기에는 최근의 HMM 주식 매입은 설명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며 "인수합병이 목적이어야 오너 일가의 사재까지 투입해 주식을 매입한 것이 설명이 될 것"이라고 했다.
SM그룹은 M&A를 통해 사세를 확장해 왔다. 우 회장은 2005년 건전지 제조업체 벡셀로 시작해 2006년 경남모직, 2007년 남선알미늄, 2008년 티케이케미칼을 인수하며 기업 덩치를 키웠다. 해운업을 시작한 것도 M&A를 통해서였다. 2013년 업계 4위이던 대한해운을 인수하면서 해운업에 발을 들였고, 2016년 벌크전용선사 삼선로직스, 한진해운의 미주노선을 사들이면서 현재의 SM상선이 탄생했다.
여기에 해운업계가 코로나19로 인해 전례없는 호황을 맞이하면서 HMM의 몸값마저 오른 상황이다. 올해 1분기 HMM은 매출 4조9186억원, 영업이익 3조1486억원으로 전년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SM그룹 전체 계열사의 유동자산은 지난해 기준 4조2917억원에, 현금성 자산은 7022억원에 불과하다. SM그룹이 당장 HMM을 인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 하다는 얘기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확산 이전으로 돌아온 뒤에야 본격적인 인수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특수로 HMM의 실적이 급격히 좋아졌다"며 "물류 상황이 진정되면 이후 나오는 실적과 경쟁 환경에 따라 HMM의 몸값이 재평가되고 매각 논의가 본격화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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