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바나나, 맛과 신선함에 반하다..급식·군납·가공품 등 판로 넓어져

김다정 2022. 7. 8.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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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열대작물 톺아보기] ③ 바나나
친환경 재배·짧은 유통기간
외국산보다 식감·향 뛰어나
혈당 강하 효과 뛰어난 잎차
말랭이·꽃술 등 가공법 다양
부가가치 높아 농가소득 ‘쑥’
 

국산 바나나시장이 친환경·무농약 재배를 통해 급식과 군납 등으로 판로를 넓히며 성장하고 있다. 사진은 전남 해남의 한 바나나농장.


대표적인 ‘수입 과일’로 분류됐던 바나나에서 ‘국산 바람’이 일고 있다. 급감했던 재배면적이 다시 늘어나고 유통도 비교적 활발히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외국산과 비교할 수 없는 ‘품질’로 승부를 걸고 있단 점에서 밝은 미래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친환경바나나로 승부…군납·급식까지 진출=국내에서 재배되는 바나나는 대부분 친환경인증을 받는다. 배로 수입해 한달 이상 유통과정을 거치며 피할 수 없는 약품처리 과정을 거치지 않은, 신선하고 안전한 바나나란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습도 관리만 적절히 하면 약제 처리 없이도 큰 병충해는 피할 수 있단 게 농가들의 설명이다.

친환경재배 방식을 택한 만큼 국산 바나나는 ‘친환경 급식’이라는 새로운 판로도 확보했다. 기존 수입 바나나가 갈 수 없는 길을 택해 유통망을 넓힌 셈이다.

학교급식뿐 아니라 군납도 마찬가지다. 국산 바나나 산지들은 친환경 군급식 확대에 따라 친환경농산물 수요가 늘어난 군납이란 판로를 뚫고 들어가는 전략을 택했다. 지난해 경남농협지역본부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바나나 458t 가운데 절반은 학교급식과 군납으로 공급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산지 농협 관계자는 “외국산보다 더 비싸더라도 군인들에게 고품질 국산 농산물을 공급하자는 분위기”라며 “군에서 먼저 국산 바나나를 공급해달라고 요청해 다른 지역 물량까지 우리가 군납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맛으로 차별화하고 가공으로 특별함 더해=국산 바나나는 외국산과 견줄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맛을 강조하며 판매전략을 세우고 있다. 바나나가 충분히 익기 전 수확해 긴 시간 배로 이동하며 에틸렌가스로 후숙시키는 수입 바나나와는 다르단 점을 내세우는 것이다.

국산 바나나는 나무에 달린 채로 충분히 숙기를 가질 수 있어 특유의 신선하고 새콤달콤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또 짧은 유통과정은 과피가 쉽게 무르고 상처가 잘 나는 바나나 특유의 단점이 나타날 위험을 줄여주기도 한다.

경남농협지역본부 관계자는 “2019년 블라인드 테스트 결과 우리 바나나가 외국산에 비해 맛과 식감에서 모두 더 좋은 평가를 받았다”며 “화학처리 없는 유통과정과 뛰어난 맛이 국산 바나나의 강점”이라고 소개했다.

또 국산 바나나는 가공이라는 새로운 부가가치에 눈을 돌리고 있다.

전남 해남에서 바나나를 키우며 말랭이·잎차 등 가공품을 생산·판매하는 김현식 인트리아 대표.


전남 해남에서 바나나를 키우며 말랭이·수액·잎차·꽃술 등 다양한 가공 제품을 생산·판매하는 김현식 인트리아 대표는 “아프리카지역 사람들이 당뇨병에 걸리지 않는 이유로 꼽히는 게 바나나잎”이라며 “바나나잎 차와 바나나잎 분말, 수액 등은 혈당 강하 효과가 뛰어나 없어서 못 팔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장애를 가진 귀농인인 저 같은 사람도 연간 바나나 16t과 각종 가공품을 생산해 ‘억대 농부’가 될 수 있을 정도로 장래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바나나잎뿐 아니라 국내산에서 많이 보이는 녹색 바나나에도 저항성 전분이 완전히 익은 노란 바나나보다 20배 더 많이 들어 있다. 저항성 전분은 탄수화물이 포도당으로 전환돼 혈액으로 흡수되는 속도를 늦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남=김다정 기자


바나나 재배현황과 전망은?
재배면적 21ha…증가세
농가 45곳서 964t 생산
제주에서 경기까지 북진
지역 특화작목으로 육성
 

농민신문 DB.


바나나는 한때 국내 아열대 과수 가운데 재배면적이 가장 넓은 작물로 꼽혔다. 품목 자체가 국내에서 널리 알려져 있었고 오래전부터 재배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제주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바나나가 처음 길러진 건 1980년대 초반으로 추정되며, 1987년 기준 재배면적은 678㏊에 달했다.

하지만 우루과이라운드(UR) 체결 이후 많은 바나나농가가 작목 전환을 하며 국산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저렴한 외국산 공세에 국산이 설 자리를 잃었던 탓이다.

전문가들은 국내서 바나나 재배가 다시 본격적으로 확대된 시기를 2015∼2016년께로 보고 있다. 농협유통 하나로마트 서울 양재점이 친환경 바나나농가 2곳과 계약재배를 시작한 2006년 이후 친환경·무농약 바나나 재배를 통해 국산 바나나 유통을 늘리려는 움직임이 조금씩 확산해서다.

2022년 2월 기준 국내 바나나 재배면적은 21.2㏊로 1위인 망고(76.8㏊), 2위인 백향과(34.6㏊)에 이어 세번째다. 생산량은 964t으로 망고(763t)보다 오히려 많다. 재배농가는 45곳으로 집계된다.

특이한 점은 지방자치단체 주도에 따라 내륙지역으로 면적이 확대되고 있단 사실이다. 특히 전남·경남 같은 남해안 지역뿐 아니라 전북 임실, 경북 포항 등이 지역 특화작목으로 바나나를 육성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재배농가 분포를 살펴보면 제주(14곳)와 전남(10곳)에 가장 많으며, 전북(6곳)·경북(4곳)·경기(3곳) 등에서도 늘어나고 있다.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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