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미식회' 박찬일, "쌀이 얼마나 좋은지 우리 국민만 잘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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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식량안보 이런 얘기 백날 해봐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던 사람들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겪으면서 진짜 위기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세미나에 앞서 가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수입 밀가루를 평생 저렴하게 사다 먹을 수 있을 것으로 70년간 생각하다가 앞으로는 그렇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을 불과 몇달 사이에 전 국민이 깨닫게 됐다"며 "식량안보 위기감이 큰 지금이야말로 쌀 소비촉진 방안을 새롭게 고민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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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찬일 요리사
“그동안 식량안보 이런 얘기 백날 해봐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던 사람들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겪으면서 진짜 위기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유명 요리사인 박찬일씨는 5일 “조리용 기름 가격이 최근 몇달 새 거의 두배 뛰었다”면서 “국민 간식으로 자리 잡은 치킨만 하더라도 식용유·밀·닭고기 이렇게 세가지를 결합해 만드는 건데 각각의 가격이 급등하자 현장에선 불안감이 크다”고 말했다.
박씨는 이날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이 개최한 ‘밥 중심의 건강한 식습관’ 세미나에서 토론자로 참석했다.
세미나에 앞서 가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수입 밀가루를 평생 저렴하게 사다 먹을 수 있을 것으로 70년간 생각하다가 앞으로는 그렇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을 불과 몇달 사이에 전 국민이 깨닫게 됐다”며 “식량안보 위기감이 큰 지금이야말로 쌀 소비촉진 방안을 새롭게 고민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박씨는 쌀의 우수성을 극찬했다. 이탈리아 요리학교에서 수학한 그는 “날씬한 할리우드 스타들을 보라”면서 “서양에서는 다이어트를 하려면 샐러드에다가 쌀을 먹지만 우리는 빵을 곁들인다”며 “빵은 제조할 때 유지류가 들어가는 데다 단맛이 있어서 많이 먹게 돼 건강에 좋지 않다”고 했다. 그는 “미국에선 주로 부자들이 건강을 생각해 쌀을 먹지만 우리는 부자라면 빵을 먹는 씁쓸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쌀이 얼마나 좋은지 우리나라 사람만 잘 모르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박씨는 미강에 많은 비타민B를 주목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피로 해소에 탁월한 비타민B를 섭취하려고 비싼 돈을 주고 비타민제를 구입한다”며 “저는 한 농업회사법인에서 만든 미강 가루를 아주 싼값에 사서 미숫가루처럼 음료에 타서 먹는다”고 했다. 박씨는 “쌀의 영양학적 우수성을 잘 알고 그에 맞는 가공기술을 개발해 상품화한다면 새로운 시장이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
분질미(가루용 쌀)가 소비 현장에 정착하기 위한 방안도 제시했다. 그는 “유럽에선 엄청난 보조금을 농업 생산부문에 투입해 농산물가격을 낮추고 있다”며 “분질미 농가에 보조금을 더 지급해서 최종 산물인 쌀가루 가격을 대폭 끌어내리지 않는다면 밀가루 소비량의 상당부분을 쌀가루로 대체하겠다는 정부 구상은 공염불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분질미를 활용한 요리 경연대회를 자주 열어 요리사들이 쌀가루를 어떻게 사용할지를 고민하게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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