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꼬인 실타래, 문화 교류로 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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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은 올해 대중문화계에서는 "한국과 중국이 정치·경제적 이데올로기를 넘어 문화교류를 계속 이어나가야 할 때"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016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 이후 중국의 한한령(한류제한령) 등으로 경색된 한중 관계를 풀기 위해 민간에서의 문화교류가 선행돼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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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외교와 문화는 별개
한류 앞세워 공감대 형성
민간교류 재개 물꼬 터야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은 올해 대중문화계에서는 “한국과 중국이 정치·경제적 이데올로기를 넘어 문화교류를 계속 이어나가야 할 때”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016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 이후 중국의 한한령(한류제한령) 등으로 경색된 한중 관계를 풀기 위해 민간에서의 문화교류가 선행돼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현재도 중국에서 K팝 인기 스타들의 공연과 방송사와 계약을 통한 K드라마, K예능의 현지 방송은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K드라마가 현지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를 통해 중국에 우회 진출하고 K팝이 현지 음원플랫폼에서 꾸준히 서비스되는 등 한류 콘텐츠의 소비가 늘면서 한중 관계 새로운 전환점이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내 K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높은 만큼 문화로 공감대를 형성해 한중교류의 물꼬를 터야 한다고 조언한다. 루 차오 랴오닝대 미국동아시아연구소장은 최근 중국 매체 환구망을 통해 “한중 국민 모두 상호 존중하는 자세와 열린 마음으로 교류해 양국의 밝은 미래를 함께 열어나가야 한다”고 방향성을 제시했다.
실제 중국에서 한류 콘텐츠에 대한 호감도는 높다. 중국 시청자 평가 사이트 더우반에 따르면, 2020~2021년 현지 OTT 빌리빌리를 통해 방송된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1·2는 모두 9.5점이라는 높은 평점을 받았다. 중국 시청자들은 병원에서 벌어지는 의사와 환자, 가족들의 따뜻한 일상에 초점을 맞춘 이야기에 감정이입이 잘 된다는 이유로 ‘슬기로운 의사생활’에 높은 점수를 줬다.
배우 박인환·송강 주연의 드라마 ‘나빌레라’는 국내에선 시청률이 3%대로 높지 않았지만, 2021년 OTT 등을 통해 중국에서 방송된 69편의 한국 드라마 중 두 번째로 높은 평점인 9.4점을 받았다. ‘나빌레라’는 알츠하이머 초기 증상 이후 젊은 시절 꿈인 발레를 시작한 70대 노인과 발레리노라는 꿈 앞에서 방황하는 스물셋 청년이 교감하고 우정을 나누는 이야기를 그려 중국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이 밖에도 ‘구씨 앓이’ 신드롬을 일으켰던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도 평점 9.1점을 받았다.
이처럼 중국 내에서 호평을 받은 작품들은 모두 따뜻한 인간미가 느껴지고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 집중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는 중국 특유의 ‘꽌시’(중국식 인간관계) 문화를 떠올리게 한다. 끈끈한 유대관계를 중요시하는 중국 시청자들의 마음을 열면서 작품의 흥행과 호평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러한 K콘텐츠를 앞세워 공감의 힘을 이끌어낸다면, 닫혔던 마음을 풀고 공감대를 형성해 민간 교류를 재개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심희철 동아방송예술대 엔터테인먼트경영과 교수는 “중국은 수년 전부터 한국의 대중문화에 큰 관심을 보여왔고, 인재 교류와 콘텐츠 리메이크 등을 단계적으로 시도해왔다”며 “지금은 교류가 멈춰 있다시피 하지만 잠재적으로 서로의 문화 의존도는 더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화는 모두가 누려야 할 권리이자 인류의 보편적 기재”라며 “정치적 이슈에 문화교류가 영향을 받지 않도록 양국 정부가 협의해 정치와 문화를 분리하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윤기백 (gibac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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