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임시전대? 차기지도체제 시나리오는..당권투쟁 조기 점화

이슬기 2022. 7. 8. 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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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 사태에 당헌당규 해석 엇갈려..당권주자 이해관계 따라 격론 가능성
李대표는 당원권 정지 끝난 뒤 복귀 시도 전망..사퇴 압력은 커질듯
이준석의 '입장'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7일 저녁 국회 당 대회의실에서 열린 중앙윤리위원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2022.7.7 [공동취재] uwg806@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이준석 대표가 8일 '당원권 정지 6개월'이라는 중징계를 받으면서 사실상의 리더 부재 상황을 맞이한 국민의힘은 격랑에 휩싸인 모습이다.

당장 당내에선 이 대표에 대한 사퇴 압박이 높아지는 가운데 2024년 총선 공천권을 염두에 둔 차기 당권주자들의 내부 권력투쟁도 조기에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당내 의사결정의 길잡이가 되어야 할 당헌·당규를 놓고도 해석이 분분해 당분간 '이준석 징계'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원권 정지 기간 이 대표가 당 안팎의 사퇴 압박에도 '버티기'에 들어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 대표가 물러나지 않는 한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이나 전당대회 개최 문제가 복잡하게 돌아갈 수 있어 보인다.

이준석 당 중앙윤리위 출석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7일 저녁 국회 당 대회의실에서 열린 중앙윤리위원회의에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2.7.7 [공동취재] uwg806@yna.co.kr

"즉시 직무정지" vs "열흘 소명 기간 있다"

일단 윤리위 징계에 따라 이 대표의 직무가 정확히 어느 시점부터 정지되는지를 두고 당내 해석과 이 대표 측 해석이 엇갈린다.

당에서는 당원권 정지 결정이 나온 순간부터 이 대표가 당 대표 직무를 수행할 수 없다는 해석이 일차적으로 나온다. 이 경우 권성동 원내대표가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아 이번 결정의 후폭풍을 수습하게 된다.

'당 대표가 궐위된 경우, 당 대표가 선출되기 전까지는 원내대표, 선출직 최고위원 중 최고위원 선거 득표순으로 그 권한을 대행한다'고 규정된 당헌 29조를 따른 것이다.

이에 대해 이 대표 측은 열흘 간 소명 기간을 거친 뒤부터 직무가 정지된다는 주장으로 맞서고 있다. 당헌에 명시된 윤리위원회 규정 중 재심청구 관련 조항이 적용된다는 논리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열흘 간 소명 기회가 있기 때문에 윤리위 징계 즉시 직무가 중단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오는 11일 최고위원회의도 이 대표가 주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첫 고위 당정 협의회 참석한 권성동 원내대표 (서울=연합뉴스) 김승두 기자 =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첫 고위 당정 협의회에 참석해 이준석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이날 여당에서는 이준석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 한기호 사무총장, 성일종 정책위의장, 정부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와 추경호 경제부총리, 방문규 국무조정실장, 대통령실에서는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진복 정무수석, 최상목 경제수석이 참석했다. 2022.7.6 kimsdoo@yna.co.kr

李대표 '궐위'시 '임시 전당대회' 개최 시나리오

이 대표의 최종적인 거취는 경찰 수사 결과와 당 안팎의 여론 등에 연동될 가능성이 있다. 이 대표는 일단 당원권 정지 기간 6개월이 지난 뒤 당 대표로 복귀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벌써부터 당내에선 대표 궐위 상황을 전제로 차기 지도체제 시나리오가 다양하게 거론되고 있다.

우선 '징검다리 전당대회'(임시 전당대회) 시나리오가 있다.

이는 궐위된 당 대표의 잔여 임기가 6개월 이상이면 60일 이내에 임시 전당대회를 열도록 한 당헌 규정에 따른 것이다.

임시 전당대회에서 뽑힌 당 대표는 이 대표의 임기인 내년 6월까지만 당 대표직을 수행하므로 총선 공천권이 없다.

그러나 내년 6월까지 약 9개월간 전국 당협위원회 구석구석을 다지는 동시에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다. 당 대표 지위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자주 교감할 수 있다는 점도 정치적 메리트로 꼽힌다.

징검다리 대표를 맡아 내년 6월까지 당 혼란을 잘 수습한다면 정식 전당대회에 재도전할 기회가 주어질 가능성도 열려 있다.

벌써 당내에선 주자들이 물밑에서 경쟁 중이란 얘기도 나온다.

당 안팎에선 원내대표를 지낸 김기현 의원이나 인수위원장으로 활약한 뒤 입당한 안철수 의원이 임시 전당대회에 나설만한 당권주자로 꼽힌다.

윤리위 소명 마친 이준석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8일 국회 당 대회의실에서 열린 중앙윤리위원회의에 출석,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에 대해 소명한 뒤 나서고 있다. 2022.7.8 [공동취재] uwg806@yna.co.kr

'비대위 전환' 시나리오…'임기 2년 당대표 곧바로 선출' 의견도

또 하나의 시나리오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이다.

비대위 체제로 전환할 경우, 연말 정도까지 비대위 체제로 당을 운영한 뒤 이 대표의 잔여임기가 6개월 이내로 좁혀지는 내년 상반기 중 정식 전당대회를 치르게 된다. 이 전당대회에서 뽑힌 당 대표는 임기 2년으로, 총선 공천권까지 갖게 된다.

이는 권성동 원내대표 등이 선호하는 안으로 알려져 있다.

권 원내대표의 임기는 내년 4월까지다. 전당대회에 출마하기 위해 당장 원내대표를 사임하기에 정치적 부담이 따르기 때문에 '비대위'를 거쳐 원내대표 임기를 마무리한 내년 상반기 중 전대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여기에 비대위원장이 원외 인사라면 상대적으로 권 원내대표에게 정치적 주목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점도 거론된다. 여러모로 '비대위 시나리오'가 권 원내대표에게 유리한 그림이라는 것이다.

안철수 위원장 부친 빈소 찾은 김기현 (서울=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가 2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안철수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장 부친의 빈소를 찾아 조문 뒤 안 위원장과 인사하고 있다. 2022.4.20 [인수위사진기자단] photo@yna.co.kr

이밖에 당내에선 이 대표 징계 후 당헌·당규를 개정해 정식 전당대회를 치르고, 임기 2년 당대표를 선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당헌·당규를 해석하거나 개정하는 과정에서 당권 주자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당 내홍이 증폭될 우려도 적지 않다.

이처럼 차기 지도체제를 둘러싼 시나리오가 분분한 가운데 이 대표는 윤리위 징계를 반박하며 정면 대응에 나설 방침으로 알려졌다.

당장 윤리위 재심 청구,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당 대표 권한으로 윤리위 해체, 최고위를 통한 윤리위 결정 무효화 등이 이 대표가 취할 수 있는 카드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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