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간 심야 회의 끝 '철퇴'..울먹이던 이준석, 즉각 입장은 안내(종합)

이슬기 2022. 7. 8. 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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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폭로 윗선' jtbc 보도 언급하며 "지난 1년 설움 북받쳤다"
'빨간색 드레스코드' 이양희 "소명 믿기 어렵다..당원권 정지 6개월"
목멘 이준석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7일 저녁 국회 당 대회의실에서 열린 중앙윤리위원회의에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던 중 말을 잇지 못하고 있다. 2022.7.7 [공동취재] uwg806@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안채원 홍준석 기자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성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을 심의하는 윤리위원회가 7일 국회 본관에서 열렸다.

이날 오후 7시에 시작된 윤리위 심의는 자정을 넘겨 오전 2시 45분께까지 총 7시간 45분 동안 마라톤회의로 진행됐다.

윤리위는 이준석 대표와 김철근 정무실장의 소명을 각각 들은 뒤 회의를 통해 이 대표와 김 실장에게 각각 당원권 정지 6개월과 당원권 정지 2년의 중징계를 내렸다.

이양희 위원장은 직접 심의 결과 브리핑을 통해 이런 내용을 밝혔다.

이 위원장은 굳은 표정으로 "이준석 당원은 자신의 형사 사건과 관련, 김 실장에게 사실확인서 등 증거인멸과 위조를 교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며 "이 당원의 소명을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고 이에 따라 이 당원은 윤리규칙 제4조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날 결정이 이 대표 개인의 거취는 물론 당의 미래를 좌우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회의장 안팎에서는 내내 긴장감이 감돌았다.

윤리위 심의 시작 전부터 회의실 앞 복도는 취재진으로 장사진을 이뤘다.

향후 계획 밝히는 국민의힘 이양희 윤리위원장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국민의힘 이양희 윤리위원장이 8일 국회 대회의실에서 이준석 대표로부터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에 대해 소명을 들은 뒤 향후 계획을 밝히고 있다. 2022.7.8 [공동취재] uwg806@yna.co.kr

이 위원장은 오후 7시로 예정된 회의 시작 8분 전 회의실 앞에 나타났다.

이 위원장은 빨간색 투피스 정장 차림으로 시선을 끌었다. 당을 상징하는 색깔의 드레스코드를 선택한 것을 두고 일종의 정치적 메시지가 깔린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이 위원장은 회의실에 들어가기에 앞서 취재진 앞에서 미리 준비한 발언을 약 2분 20초간 읽어내려간 뒤 별도의 질의응답 없이 회의실 안으로 들어갔다.

이 위원장은 "요즘 너무 터무니없는 말들이 난무하고 있다.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에 의해 기획된 윤리위다', '마녀사냥식 징계다', '윤리위를 해체할 권한은 당 대표에게 있다' 등 발언은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사실상 이 대표를 직격했다.

그러면서 "어떠한 정치적 이해득실도 따지지 않고 오롯이 사회적 통념과 기준에 근거해 사안을 합리적으로 심의하고 판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목멘 이준석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7일 저녁 국회 당 대회의실에서 열린 중앙윤리위원회의에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던 중 말을 잇지 못하고 있다. 2022.7.7 [공동취재] uwg806@yna.co.kr

이 대표는 이날 회의가 시작한 지 2시간 19분이 지난 오후 9시 19분께 회의장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남색 정장에 흰색 셔츠, 노타이 차림의 이 대표는 마스크를 벗고 굳은 표정으로 취재진 앞에서 약 4분간 심경을 밝혔다.

이 대표는 "허"라는 짧은 탄식과 함께 입을 열었다. 평소 빠른 화법을 구사해온 것과 달리, 이날은 단어를 고심하는 듯 느린 말투였다. 중간중간 감정에 북받친 듯 목이 멘 목소리로 잠시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오늘 드디어 세 달여 만에 이렇게 윤리위에서 소명 기회를 갖게 됐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지금 윤리위 출석을 기다리는 사이, 정말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어렵겠지만"이라며 "한 언론에서 보도한 내용을 보고 정말 제가 지난 몇달 동안 뭘 해온 건가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자신에 대한 성접대 의혹 폭로 배경에 정치인이 있다고 주장하는 음성 파일이 나왔다는 jtbc 보도를 거론한 것이다.

이 대표는 "선거 기간 목이 상해서 스테로이드 먹어가면서 몸이 부었다. 여기저기서 살이 쪘냐고 놀림까지 받아가면서 선거를 뛰었던 그 시기에도 누군가는 선거에 이기는 것 외 다른 것을 생각하고 있었나 보다"라며 "왜 3월 9일날 대선 승리하고도 저는 어느 누구에게도 축하를 받지 못했으며, 어느 누구에게도 대접받지 못했으며…"라고 말했다.

이런 발언을 하는 동안 눈물을 참지 못하는 듯 눈가가 촉촉해졌고 목소리는 떨렸다.

그는 입술을 꾹 다물며 "면전에서 무시당하고 뒤에서는 한없이 깎아내리며 그 다음 날엔 웃으면서 악수하려고 달려드는 사람하고 마주치면서 '오늘 아침은 어떻게 대응할까' 고민하면서 아침에 일어났는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고위 회의에서 배현진 최고위원과의 공개 갈등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국회 나서는 이준석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중앙윤리위원회에 출석해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에 대해 소명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8일 국회를 나서고 있다. 2022.7.8 [공동취재] uwg806@yna.co.kr

이 대표는 회의실 입장 후 약 2시간 50분 만에 소명을 마치고 나왔다.

이 대표는 자정을 넘긴 8일 0시 13분께 취재진 앞에서 "윤리위원회의 소명 절차에 뭐 보시는 것처럼 장시간 동안 성실하게 임했다. 윤리위에서 질문하신 내용들, 제 관점에서 정확하게 소명했다고 생각한다"며 "오늘 이 절차를 통해서 당에 많은 혼란이 종식되길 전 기대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성 접대에 대해 해명했느냐'는 질문에는 답변을 피한 채 곧바로 자신의 차를 직접 운전해 국회를 떠났다. 이 대표는 이날 참모진들과 향후 대응 계획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징계 결정 후 즉각적인 입장을 내진 않았다.

윤리위 출석하는 김철근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국민의힘 김철근 당 대표 정무실장이 7일 저녁 이준석 대표의 '성 상납 증거 인멸 교사' 의혹에 대한 당 중앙윤리위원회의 심의·의결이 열리는 국회 대회의실로 들어서고 있다. 2022.7.7 [공동취재] uwg806@yna.co.kr

이에 앞서 오후 8시엔 김철근 정무실장도 회의에 출석했다.

서류 봉투를 들고 등장한 김 실장은 취재진에게 "지난번에는 참고인으로 출석했는데, 오늘은 갑자기 또 소환요청이 있어서 왔다. 성실하게 답변하겠다"고 말했다.

약 45분 만에 회의실을 나온 김 실장은 "충분히 소명했다. 우리 윤리위원님들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해보겠다"고 했다.

한편 이 대표에게 성 상납을 한 의혹으로 경찰조사를 받는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 측도 이날 윤리위 심의에 대비해 국회 본관에 대기했다.

김 대표 측 김소연 변호사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 관련 의혹 폭로에 '윗선'이 개입돼 있다는 취지의 jtbc 보도와 관련, "윗선은 전혀 없다. 장 이사는 재미있게 얘기하길 좋아하시는 분"이라며 "윤핵관이 장 이사를 시켜서 이준석의 성 상납 사건을 기획하게 시킨 것인가. 국민들은 아무도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jtbc 보도에서 '윗선'으로 나온 인사를 거론하면서 "내로라하는 이핵관(이준석 핵심 관계자)으로 새보수당 사무총장 맡았던 사람이고 하태경 의원과 깐부"라며 "성접대 사건을 굳이 막아서 이준석을 살려야 하는 이핵관이 누구냐"고 반문했다.

윤리위 출석하는 김철근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국민의힘 김철근 당 대표 정무실장이 7일 저녁 이준석 대표의 '성 상납 증거 인멸 교사' 의혹에 대한 당 중앙윤리위원회의 심의·의결이 열리는 국회 대회의실로 향하고 있다. 2022.7.7 [공동취재] uwg806@yna.co.kr

wi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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