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처럼 미사일 발사 과시했던 北, 4월 이후 선전 중단한 이유는?
코로나19 발병에 따른 어려움 관측.."기존 기술 시험 신호" 분석도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올해 들어 전례 없이 많은 수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감행하고 국영매체를 통해 이를 과시했던 북한이 최근 들어 중단해 관심이 모아진다.
워싱턴포스트(WP)는 7일(현지시간) 북한이 올해 각 미사일 시험발사를 할 때마다 국영매체를 통해 이를 선전했고, 때로는 극적인 방식으로 이뤄졌다고 지적한 뒤 "그러나 4월 이후 그 정보들이 사라졌다. 미국 동부 해안에 도달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의심되는 미사일을 포함해 다수의 미사일 시험발사의 세부사항과 사진, 영상 공유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실제 북한은 지난 4월16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참관 하에 신형 전술유도무기 2발을 발사했다고 공개한 이후 여러 차례의 미사일 시험발사에도 국영 매체들이 관련 보도를 하지 않고 있다.
북한은 지난 3월24일 '화성-17형'이라고 주장한 ICBM 발사 이튿날 조선중앙TV를 통해 블록버스터 영화 예고편이나 한국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연상케 하는 ICBM 영상을 보도했을 정도였지만, 4월 이후에는 이례적인 침묵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실제 북한은 4월 이후 Δ5월4일 ICBM 추정 탄도미사일 1발 발사 Δ5월7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1발 발사 Δ5월12일 초대형방사포 추정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3발 발사 Δ5월25일 ICBM 1발 및 SRBM 2발 발사 Δ6월5일 SRBM 2발 발사 등 모두 5차례 미사일 시험발사를 감행했지만, 노동신문 등 국영 매체의 관련 보도는 나오지 않았다.
북한의 이례적인 침묵을 두고 여러 가지 가능성이 거론된다.
우선 WP는 북한의 신종 코로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에 따른 어려움 때문일 것이라는 관측에 주목했다.
WP는 "일부 전문가들은 4월 이후 장기간에 걸친 정보 공개 결여는 북한의 코로나 발병에 따른 어려움을 반영하는 것일 수 있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실제 북한은 지난 5월12일 노동신문 등을 통해 같은 달 8일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코로나 발병은 확인한 것은 당시가 처음이었다.
WP는 "이후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특히 북한의 엘리트들이 살고 있는 평양에 코로나와 같은 증상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이 집중돼 있는 것을 고려하면서 보건 위기에 대한 당국자들의 대응을 강조하는 데 노력해 왔다"고 설명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한과 교수는 WP에 "저는 정보공개 결여가 코로나 발병의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4월 말쯤에는 북한 지도부가 코로나 발병이 얼마나 심각해졌는지 깨달았을 것"이라며 "평양 주민들은 코로나 위기를 대처하고 있는 만큼 김 총비서의 미사일 발사를 긍정적으로 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교수는 이는 지난 2017년 이후 재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북한의 7차 핵실험 실시 시기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고 WP는 전했다.
박 교수는 "북한이 7차 핵실험을 드러내지 않은 채 조용하게 수행할 순 없다"면서 핵실험을 수행할 때 군사적 계산에 더해 김 총비서가 국내적으로 전해야 할 메시지와 연계된 '정치적 계산'도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북한의 최근 정보 통제는 새로운 무기 개발을 시도하기보단 기존 기술을 시험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한국과 일본 정부에 따르면 북한이 5월에 실시한 미사일 시험발사는 북한이 올해 일상적으로 발사한 것으로 의심되는 수발의 단거리미사일이 포함돼 있었다고 WP는 지적했다.
북한전문매체 콜린 즈위코 NK뉴스 기자는 북한이 질적으로 새로운 무기시스템을 공개할 준비가 되면 틀림없이 세계에 알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앤킷 판다 카네기 국제평화기금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일반적으로 다른 군사 강국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훨씬 더 빈번하게 운용 및 개발 시험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우리는 아마도 전반적으로 공개가 줄어드는 것과 함께 더 빠른 시험 속도가 동시에 일어날 것으로 예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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