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복부 통증' 나달, 4시간 21분 만에 투혼의 역전승

임보미 기자 2022. 7. 8.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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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는 가장 끈질긴 자의 것이다(La victoire appartient au plus opini^atre)." 라파엘 나달(36·스페인·세계랭킹 4위)이 14번 정상을 차지한 프랑스 오픈 테니스 대회 주경기장 필리프샤트리에 코트에 쓰여 있는 문구다.

도버해협 건너편에서도 나달은 자신을 메이저 대회 역대 최다(22회) 우승 기록 보유자로 만든 이 문구를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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윔블던 테니스 男단식 8강전
왼발 관절변형으로 고생하다 이날은 복부에 패치까지 붙여
경기중 메디컬 타임아웃 요청, 아버지도 말렸지만 기권 안해
키리오스와 준결승 못할 수도
배에 패치 붙인 나달 라파엘 나달이 6일(현지 시간) 윔블던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8강전 승리 후 땀에 젖은 상의를 벗자 배 아래쪽에 큰 패치가 붙어 있는 게 보인다. 이날 2세트 경기 도중 복부 통증을 호소했던 나달은 메디컬 타임아웃 이후에도 통증을 계속 느꼈지만 5세트까지 버티며 3-2 역전승을 거뒀다. 그는 8일 열리는 4강전 출전에 대해 “확답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몸 상태에 따라서는 기권할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런던=AP 뉴시스
“승리는 가장 끈질긴 자의 것이다(La victoire appartient au plus opini^atre).”

라파엘 나달(36·스페인·세계랭킹 4위)이 14번 정상을 차지한 프랑스 오픈 테니스 대회 주경기장 필리프샤트리에 코트에 쓰여 있는 문구다. 도버해협 건너편에서도 나달은 자신을 메이저 대회 역대 최다(22회) 우승 기록 보유자로 만든 이 문구를 잊지 않았다.

나달은 6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 근교 올잉글랜드클럽 센터코트에서 열린 윔블던 남자 단식 8강전에서 테일러 프리츠(25·미국·13위)에게 먼저 1세트를 내줬다. 2세트에서는 먼저 세 게임을 땄지만 이내 3-3 동점을 허용했다. 그리고 듀스 끝에 일곱 번째 게임을 따내며 다시 앞선 상태에서 메디컬 타임아웃을 요청했다.

나달은 발바닥 관절이 변형되는 ‘뮐러바이스 증후군’ 때문에 그동안 왼발 만성 통증을 안고 뛰어왔는데 이번 윔블던을 앞두고는 다행히 고주파절제술로 통증을 잡았다. 그러나 이번엔 발이 아니라 배가 문제였다. 16강전 도중 복부에 패치를 붙인 게 포착됐던 나달은 “미안하지만 지금은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며 언급을 피했다. 하지만 이날 8강 경기 중 찾아온 고통까지 숨길 수는 없었다.

관중석에 있던 나달의 아버지 세바스티안 씨는 ‘당장 그만하라’는 제스처를 보냈다. 의사와 물리치료사도 ‘기권하는 게 맞다’고 권했다. 나달은 “나는 경기 도중 기권하는 걸 세상에서 제일 싫어한다”며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나달은 프로 무대에서 1269경기를 치르는 동안 경기 도중 9번 기권했는데 뒤지고 있던 상태에서는 한 번도 기권한 적이 없다.

치료를 받고 돌아온 뒤에도 나달은 서브 때 점프를 제대로 하지 못할 만큼 경기력이 떨어져 있었다. 서브 스피드는 급감했고 더블 폴트가 속출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포인트가 필요할 때면 강력한 포핸드, 절묘한 각의 백핸드 샷을 베이스 라인에 떨어뜨리며 프리츠는 물론이고 관중들까지 당황케 했다.

총 4시간 21분을 버틴 나달은 결국 3-2(3-6, 7-5, 3-6, 7-5, 7-6) 역전승을 거뒀다. 그리고 “고통이 심했지만 (이대로) 윔블던을 떠나기는 싫었다. 내게 조금 더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프리츠를 지도하는 폴 아나코네 코치는 “나달이 ‘나달’했다(Rafa did what rafa does)”는 말로 상대 선수를 치켜세웠다.

나달은 8일 열리는 준결승에서 닉 키리오스(27·호주·40위)와 맞붙는다. 키리오스는 6일 크리스티안 가린(26·칠레·43위)을 3-0(6-4, 6-3, 7-6)으로 완파하고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4강에 진출했다. 코트 위 의자 앞의 물병도 줄을 맞춰 세워 둘 만큼 강박적으로 루틴에 집착하는 나달과 달리 키리오스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자유분방한 선수다. 둘 간의 상대 전적에서는 6승 3패로 나달이 우위이지만 윔블던에서는 1승 1패로 동률이다.

단, 나달의 몸 상태 때문에 준결승전이 열리지 않을 수도 있다. 나달은 “준결승을 소화할 수 있을지 솔직히 모르겠다. 어딘가 좋지 않다는 건 확실하다. 그러나 매일매일 몸 상태가 달라지기 때문에 가타부타 이야기했다가는 거짓말쟁이가 될지 모른다”면서 “윔블던 우승보다는 건강이 더 중요하다”고 기권 가능성도 내비쳤다. 반면 2014년 윔블던 16강에서 나달을 꺾고 스타덤에 올랐던 키리오스는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들이 보는 경기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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