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물·자료 2만6416점 첫 공개..한국 해양DNA 깨울 것"

권용휘 기자 2022. 7. 8.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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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해양박물관 개관 10주년 수장고 개방하는 김태만 관장

- 도록·영상자료 등 해양史 회고전
- 대국민 해양유물 기증 캠페인도
- 연안 유물발굴 등 적극 나서기로

국립해양박물관이 개관 10돌을 맞았다. 그동안 해양유물 및 해양자료 2만6416점을 수집·보존·연구했고, 다양한 연구활동을 벌여왔다. 또 매년 100만 명 이상 관람객이 방문하는 우리나라 대표 문화시설로 자리를 잡았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기준 123만 명이 찾았다. 이는 국립중앙박물관(335만 명) 국립민속박물관(228만 명) 석조전 대한제국역관(214만 명) 국립경주박물관(125만 명) 다음으로 많은 인원이다. 김태만 관장은 “직원들이 모두 노력해준 덕이다.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이미 1000만 명은 훌쩍 넘었을 텐데 아직 그 언저리에 있다. 올해 확산세가 풀려 1000만 명을 넘기를 조심스럽게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태만 국립해양박물관장이 해양유물 공개 등에 대한 생각을 밝히고 있다. 여주연 기자


■10돌 맞아 수장고 개방 ‘자신감’

박물관은 10주년을 맞아 시민에게 수장고를 개방한다. 박물관은 소장품이 안전하게 보관될 수 있도록 수장고를 운영한다. 수장고는 자연재해와 인재를 예방할 수 있도록 설계됐고 출입이 엄격하게 통제된다. 김 관장은 “개관 이후 박물관이 수집하고 기증받은 자료를 공개하기로 했다. 또 수장고 내부 중 일부도 공개해 시민이 박물관을 더 친숙하게 느꼈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물관의 지난 10년을 되돌아볼 수 있는 ‘국립해양박물관, 해양의 역사와 미래를 밝히다’를 준비했다. 박물관의 영상자료, 개관 포스터, 도록 등을 모두 공개해 박물관이 10년간 걸어온 길을 보여주려 한다”고 말했다.

2012년 7월에 개관한 해양박물관은 박물관으로는 후발주자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앞서 개관한 각종 박물관이나 기념관에 유물을 선점당한 탓에 이를 확보하는 데 애를 먹었다. 수장고 공개와 10주년 회고전은 ‘박물관이 이제는 어느 정도 갖췄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그러나 여전히 유물이 부족하다. 그는 “해양 분야 유물 및 자료의 기증 활성화를 위해 전 국민 대상 기증 캠페인을 벌이려 한다. 해양과 관련한 문화·산업·과학·경제 전반을 아우르는 유물로, 기증받은 유물은 소장품으로 등록돼 영구 보존되고, 박물관 전시·연구·교육자료로 해양문화를 널리 알리는 데 활용할 예정이다. 많은 참여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 “한국인 해양DNA 복원 앞장설 것”

개관10주년 테마전시 포스터.


김 관장은 취임 초부터 해양문화 저변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부산은 해양수도로 불리고 있지만, 해양문화와 관련한 인프라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는 “그동안 해양은 미래 먹거리로만 다뤄졌을 뿐, 한국의 DNA를 간직한 곳으로는 바라보지 않았다. 정부나 부산시 모두 그런 쪽으로는 무관심했다”며 “한국인은 바다를 끼고 살아왔고, 해양DNA를 내재한 민족이라고 본다. 우리의 해양문화를 되살리는 일은 우리가 누구인지를 다시 일깨우고 우리한테 숨겨진 해양DNA를 되살리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박물관이 추진하는 ‘조선통신사의 길 재현사업’도 이런 작업의 하나다. 김 관장은 “조선통신사는 부산 앞바다에서 배를 타고 일본으로 건너갔다. 그 배를 복원하려고 한다. 그렇지만 당시는 바람으로 가는 풍선을 만들었는데, 이런 배는 제대로 만들기도 어렵고 운항할 수도 없어 비싼 전시품으로 전락한다”며 “통신사들이 탔던 배는 최고의 조선술을 총동원해 만들었다는 점에 착안해 지금 한국의 기술로 만들 수 있는 가장 좋은 배, 즉 철선을 만들어 통신사들이 갔던 바닷길을 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앞으로 발굴해야 할 문화재도 많다. 김 관장은 “우리나라 연안에는 무궁무진한 해양문화재가 가라앉아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지만 그동안 각종 규제나 기술적 한계로 발굴이 미뤄지고 있었다. 이런 문화재가 발굴되는 시대가 오면 해양박물관 수장고와 전시실이 가득 찬다. 이를 앞당길 수 있도록 박물관이 우선 노력해야 하지만, 정부와 부산시의 지원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관장은 지난 5월 해양클러스터 기관장협의회 회장을 맡아, 클러스터 전체를 국민이 해양문화를 누릴 수 있는 지역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그는 “클러스터는 박물관을 시작으로 연구기관은 물론 연수원 등 우리나라 해양문화를 총집약한 장소다. 그동안은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클러스터에 있는 기관들이 협력해서 해양과 관련한 필수 수학여행지로 만들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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