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폭락하니 태양광株가 더 떨어지네

권순완 기자 2022. 7. 8.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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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정부 '원전 비중 30%로 확대'
EU도 친환경 투자에 원전 포함
증권가 "태양광 종목에 3災"

향후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로 국제 유가가 100달러 밑으로 떨어지자 유가에 직접 영향을 받는 정유주뿐 아니라 태양광주까지 동반 하락했다. 하락 폭은 오히려 태양광주가 더 컸다. 왜일까. 유가가 떨어지면 대체에너지인 태양광 투자와 개발이 늦춰질 것이란 우려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원유 가격이 고공 행진을 할 때 태양광주는 ‘비싼 기름’의 대체재로 각광받으며 덩달아 올랐지만, 이제 유가가 떨어지자 같이 가라앉고 있는 것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일 태양광 모듈을 생산하는 한화솔루션의 종가는 3만2900원으로 전날(3만6950원) 대비 11% 급락했다. 하루 만에 시가총액 7700억여원이 사라졌다. 한국 기준으로 이날 새벽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국제 유가(WTI)가 두 달 만에 10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했다. 같은 태양광업체인 현대에너지솔루션과 OCI도 이날 주가가 각각 11.3%, 8.7% 떨어졌다.

◇‘화석연료 대체재’ 성격 태양광, 유가에 취약

태양광주 주가 하락 폭은 유가와 직접 관련이 있는 정유 관련 종목보다 컸다. 통상 유가가 떨어지면 정유사들이 원유를 정제하며 얻는 이득인 ‘정제 마진’도 낮아지며 관련 주가가 하락한다. 이날 대표적인 국내 정유업체인 에쓰오일의 낙폭은 9.3%, SK이노베이션이 5.3%였다. GS칼텍스의 지주사인 GS의 주가는 6.1% 빠졌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태양광 산업의 자체 역량보다는 ‘화석 연료 대체재’라는 측면을 주목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화석 에너지원(원유)의 값이 싸지는 경우, 태양광 업계에 다른 악재가 없어도 바로 인기가 시들해져버린다는 것이다. 이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유가는 단기적으로 태양광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일례로 태양광 종목이 다수 포함된 테마 ETF인 ‘TIGER Fn신재생에너지’는 유가가 120달러 이상으로 치솟던 지난달 초반 연중 최고점을 찍은 뒤 지난 6일까지 20% 가까이 하락한 상태다.

악재는 유가뿐만이 아니었다. 지난 5일엔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원전의 전력 비율을 현행 24%에서 30%까지 올리는 ‘새정부 에너지정책 방향’이 의결됐다. 태양광을 비롯한 재생에너지의 비율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상당히 축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유럽연합은 6일(현지 시각) 원자력과 천연가스를 ‘택소노미(Taxonomy·녹색분류체계)’에 포함시키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원전·가스 산업도 친환경 관련 투자를 받을 수 있게 됐는데, 경쟁관계인 태양광에는 나쁜 소식인 것이다. 증권가에선 “최근 며칠간 태양광 종목이 삼재(三災)에 시달리는 격”이라는 말이 나온다.

◇전문가들 “장기적인 전망은 호조세”

국내 태양광주들이 받은 타격은 해외 태양광주보다도 더 컸다. 미국의 대표적인 태양광 인버터(전기 변환장치) 생산 업체인 인페이즈에너지의 주가는 유가가 100달러 밑으로 떨어진 5일(현지 시각)에 하락했지만 그 폭은 1.6% 정도로 크지 않았다. 다른 태양광업체인 솔라에지도 1%대 하락하는 데 그쳤다. 함형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해외 태양광 시장은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러시아산 가스의 유럽 유입이 차단된 이슈가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증시 전문가들은 유가 하락의 여파가 단기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이진호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볼 때 글로벌 태양광 시장은 유가나 국내 정치적 이슈와 관련 없이 점점 규모를 키우고 있다”며 “유가가 안정세를 되찾게 되면 하반기 태양광 업계의 전망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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