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실적 전분기 대비 나쁜데도 주가 오른 이유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4~6월) 매출 77조원, 영업이익 14조원의 잠정 실적 결과를 7일 발표했다. 작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21%, 11% 증가한 수치다. 전 분기(1분기) 대비해선 매출, 영업이익 모두 1%가량 빠졌다. 2분기 기준으로 매출은 역대 최대, 영업익은 2018년 이후 최대다.
인플레이션(물가 지속 상승)에 따른 수요 감소와 재고 증가, 원자재 가격·물류비 상승 등 ‘퍼펙트 스톰(복합적 경제 위기)’ 속에서도 삼성전자가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일 최저가를 경신했던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전일 대비 3.2% 오른 5만82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반도체 선방에 환율 효과… “선방 했다” 평가
2분기 실적은 ‘반도체’가 이끌고 ‘환율 효과’가 뒤를 받쳤다. 이달 28일 최종 실적 발표에 앞서 공개한 잠정 실적에선, 전체 매출·영업이익만 공개할뿐 사업 부문별 실적을 공개하지 않는다. 다만 증권가에선 반도체 부문이 전체 영업이익(14조원)의 70% 이상(10조원 안팎)을 기록하며, 탄탄하게 2분기 실적을 견인했을 것으로 본다. PC·스마트폰 등 주요 IT 기기의 수요가 빠르게 꺾이고 있지만, 구글 등 북미 지역 빅테크 기업 중심의 서버(대형 컴퓨터) 투자가 꾸준히 이뤄지며 반도체 사업이 전체 실적을 방어했다는 것이다.
또 반도체 수출은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에, 최근 달러 강세의 환율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2분기에 환율 영향으로 8000억원가량의 영업이익 증가 효과를 봤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스마트폰, TV·가전 등 완제품 부문은 전 세계적인 경기 둔화로 상당한 타격을 입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가에선 작년 2분기 대비 올 2분기 영업이익이 스마트폰(3조2000억→2조5000억원), TV·가전(1조→5000억원) 등에서 20~50%가량 하락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메리츠증권 김선우 애널리스트는 “2분기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출하량은 각각 6210만대, 700만대로 전 세계적인 수요 둔화 속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완제품 사업은 현지화로 결제하기 때문에 부정적인 환율 영향이 있었고, 계속되는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상승도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하반기 불확실성은 여전”
증권가에선 삼성전자가 3분기(7~9월)에도 반도체가 꾸준히 뒤를 받치고, 스마트폰 사업도 신제품 출시 효과로 가세하며 첫 80조원대 매출을 무난히 기록할 것으로 본다. 영업이익은 2분기와 비슷한 14조원대로 예상한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수요 감축이 우려보다는 심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삼성은 다음 달 프리미엄 제품인 갤럭시Z폴드4, Z플립4를 출시할 계획이다. 또 TV·가전 역시 프리미엄 제품 위주로 수요 하락에 맞대응하며, 3분기에도 실적 그래프가 꺾이지 않도록 전사적 노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전자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는 특히 장기 계약이 많은데, 일단 3분기까지는 서버 투자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는 분위기”라고 했다.
다만 하반기 전체적으로는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상황이다. 우선 삼성의 핵심 ‘캐시카우(cash cow·현금 창출원)’인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하반기에도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3분기 D램 가격이 2분기 대비 10%가량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계속되는 금리 인상에 경기 침체의 공포까지 닥치고 있어, 기업들의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 서버 투자 역시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반도체뿐 아니라 경제 위기 속 스마트폰 수요가 하반기에 얼마나 버텨내느냐도 관건이다.
KB증권 김동원 애널리스트는 “수요 불확실성은 내년까지도 지속될 것”이라며 “다만 반도체 부문에선 내년 글로벌 D램 3사의 공급 증가가 15%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돼, 메모리 업황이 급격히 나빠지는 경착륙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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