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게이트에 거짓말까지.. 존슨 英총리, 결국 '불명예 퇴진'

이종민 2022. 7. 7.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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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결국 불명예 퇴진한다.

존슨 총리는 성비위 측근 인사의 당 고위직 인선과 관련한 거짓말로 정치적 직격탄을 맞았다.

존슨 총리가 2019년 술에 취해 남성 2명을 성추행했던 성비위 행적을 저지른 사실을 알고도 크리스토퍼 핀처 보수당 하원의원을 지난 2월 원내부총무로 임명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존슨 총리는 "이제는 그만둘 때"라고 자진 사퇴를 권고한 보수당 거물 마이클 고브 주택부 장관을 전격 해임하는 초강수를 두며 버텼으나 내각 결국 백기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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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신임 한 달 만에 '백기'
코로나 시국 술파티 논란 고비 넘겼지만
측근 성비위 "몰랐다" 발뺌하다 들통
장·차관 40여명 줄사퇴 내각 붕괴 위기
전방위 압박 속에 여당대표 우선 사임
총리직 올가을 새 총리 취임때까지 유지
후임 트러스 외무·자하위 재무장관 거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6일(현지시간) 런던 다우닝가 10번가 총리 관저를 나서고 있다. 존슨 총리는 성비위 측근 인사의 고위직 임명과 관련한 거짓말 논란 속에 총리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런던=EPA연합뉴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결국 불명예 퇴진한다.

파티게이트(Partygate:코로나19 봉쇄기간 음주파티 개최)에 이어 성비위 측근의 고위직 임명과 관련한 거짓말로 인한 사퇴 압박에 버티다 장차관 40여명의 줄사퇴로 내각 붕괴 위기에 몰리자 사임을 선택했다.

존슨 총리가 7일(현지시간) 여당인 보수당 대표에서 물러나고 가을쯤 새 대표를 선출한 뒤 총리직에서도 물러난다고 BBC방송 등이 보도했다. 다수당 대표가 총리를 맡는 의원내각제인 영국의 보수당은 10월 초 당대회 전 새 총리를 의미하는 당대표를 선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존슨 총리는 성비위 측근 인사의 당 고위직 인선과 관련한 거짓말로 정치적 직격탄을 맞았다. 존슨 총리가 2019년 술에 취해 남성 2명을 성추행했던 성비위 행적을 저지른 사실을 알고도 크리스토퍼 핀처 보수당 하원의원을 지난 2월 원내부총무로 임명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총리실은 이에 대해 “과거 사실을 몰랐다”, “인지했으나 정식 문제 제기는 없었다”, “보고를 받았지만 기억하지 못했다”며 수차례 말을 바꿨다. 연이은 의혹 제기에 총리실은 결국 “사안을 알고 있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거짓말 사실이 확인되자 내각의 장차관이 무더기 사퇴했다. 하트 웨일스담당 국무장관이 6일 존슨 총리 사퇴를 요구하며 사의를 밝혔다. 5일에는 리시 수낙 재무장관과 사지드 자비드 보건장관이 사임한 데 이어 6일까지 여당 의원이 겸직하는 내각의 정무직 장차관급 사퇴 인사는 44명에 달했다.

존슨 총리는 앞서 코로나19 봉쇄기간 방역수칙을 어기고 총리관저에서 술판을 벌여 불신임 직전까지 갔다가 당내 불신임 투표에서 표 부족으로 가까스로 자리를 보전했다.

존슨 총리는 “이제는 그만둘 때”라고 자진 사퇴를 권고한 보수당 거물 마이클 고브 주택부 장관을 전격 해임하는 초강수를 두며 버텼으나 내각 결국 백기를 들었다. 존슨 총리는 영국이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혼란스럽던 2019년 7월 취임했다. 전임 테리사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안이 의회에서 부결된 상황에서 배턴을 이어받았지만 브렉시트를 완수하며 취임 초반 강한 지지를 받기도 했다.
트러스 외무부 장관
존슨 총리 후임으로는 리즈 트러스 외무부 장관, 나딤 자하위 재무부 장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트러스 장관은 떠오르는 정치 스타이자, 보수당 정권 최초의 여성 외무장관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러시아 신흥재벌(올리가르히) 개인에 대한 제재를 적극 옹호하면서 인기가 더 치솟았다. 트러스 장관이 존슨 총리의 측근이라는 점은 약점이다.
자하위 장관은 최근 10년 새 보수당 내에서 입지를 크게 확대한 인물로, 수낙 전 재무장관이 사임한 지 단 몇 시간 만에 장관으로 발탁됐다. 팬데믹이 최고조에 이르던 기간 방역 정책을 무리 없이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하위 재무장관
후임에는 또 앞선 20019년 대표 경선에서 존슨 총리와 경쟁했던 제러미 헌트 전 외무부 장관, 자비드 전 보건부 장관, 고브 전 장관을 비롯해 수낙 전 재무부 장관, 페니 모던트 전 국방부 장관, 벤 월리스 국방부 장관 등 전·현직 각료들이 거론된다.

존슨 총리는 후임이 뽑히기까지 이론상 온전한 총리의 권한을 행사할 수 있으나 이미 지지를 상실한 상태이기 때문에 중요한 정책 결정을 내리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존슨 총리가 당장 총리직에서 내려오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이종민 기자 jngm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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