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 성비위 결정타..英 존슨 총리, 3년만에 불명예 낙마(종합)

김정남 2022. 7. 7.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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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내내 구설수에 휘말리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결국 사퇴한다.

존슨 총리는 2019년 7월 제77대 영국 총리로 취임한 이후 3년 만에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존슨 총리는 지난 1일 "몰랐다"고 했다가 사흘 만인 4일에는 말을 바꿔 "잘못된 일이었다"고 사과했다.

결국 보수당은 불과 한 달 만에 존슨 총리에 대한 두 번째 재신임 투표를 위해 준비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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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게이트 이어 측근 성 비위까지
내각 줄사퇴에도 버티기 시도했지만..
집권 보수당 전반의 압박에 결국 사퇴
보수당, 여름 경선 거쳐 가을 대표 선출
존슨 "가을까지는 일할 것" 또 논란에
리시 수낙 등 전현직 관료 차기 하마평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장영은 기자] 임기 내내 구설수에 휘말리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결국 사퇴한다. 3년 만의 불명예 조기 퇴진이다. 연초 불거진 ‘파티게이트’에 이어 측근 성(性) 비위 문제까지 터지면서 더는 버틸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7일(현지시간) 런던 총리실 앞에서 총리직 자진 사퇴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AFP 제공)

7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이날 영국 런던 총리실 앞에 나와 “새로운 대표와 총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당의 의지임이 분명하다”며 “(여당인) 보수당 대표직에서 사임하고 차기 총리를 선출할 때까지 일하겠다”고 밝혔다. “당 대표 선출 절차를 지금 시작해야 한다”는 게 존슨 총리의 말이다. 보수당은 이번 여름 지도부 경선을 거쳐 올해 가을에는 새로운 총리를 뽑을 예정이다. 내각제 국가인 영국은 여왕이 집권당의 대표를 총리로 임명한다.

존슨 총리는 2019년 7월 제77대 영국 총리로 취임한 이후 3년 만에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그의 사임은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평가다. 올해 초부터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어기고 지인과 측근들을 불러 파티를 벌인 게 드러나면서 ‘내로남불’이라는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최근에는 성 비위 이력을 알면서도 측근인 크리스토퍼 핀처 보수당 하원의원을 보수당 원내부총무로 임명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사면초가의 위기에 몰렸다. 핀처 원내부총무는 지난달 30일 술에 취해 남성 2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해임됐다. 이 과정에서 그가 2019년 외무부 부장관이었던 시절 성 비위를 저지른 전력이 있었고, 존슨 총리가 이를 알면서도 그를 원내부총무로 임명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존슨 총리는 지난 1일 “몰랐다”고 했다가 사흘 만인 4일에는 말을 바꿔 “잘못된 일이었다”고 사과했다. 성 비위 의혹 대응 과정에서 자꾸 말을 바꾼 점은 존슨 총리의 도덕성과 리더십에 더 큰 치명타로 돌아왔다.

이에 50명이 넘는 내각 인사들이 줄사퇴를 하면서, 존슨 총리의 사퇴를 압박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들은 존슨 총리를 더는 믿을 수 없다면서 한목소리로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심지어 임명 하루 밖에 안 된 나딤 자하위 재무장관까지 그 대열에 합류했다. 결국 보수당은 불과 한 달 만에 존슨 총리에 대한 두 번째 재신임 투표를 위해 준비 중이었다. 자칫 보수당 전체가 존슨 총리와 함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존슨 총리는 이날 “(지난 며칠간 싸운 것은) 2019년 총선 때 보수당을 지지한 유권자들에 대한 책임과 의무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브렉시트(Brexit) 마무리, 코로나19 사태 극복, 대(對)러시아 대응 주도 등을 업적으로 거론하면서 “앞으로 여러 구상들을 직접 할 수 없어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다만 영국 정가에서는 그가 가을까지 몇 달간 총리직을 유지하는 문제로 또 논란이 일고 있다. 제1야당인 노동당은 이에 대한 신임 투표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여당 일각마저 총리직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다. 그가 곧장 총리직까지 내려놓아야 할 수 있는 셈이다.

차기 총리에는 리즈 트러스 외무장관, 자하위 재무장관 등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사표를 던져 존슨 총리에게 큰 타격을 안긴 리시 수낙 전 재무장관 등도 하마평에 올라 있다.

김정남 (jungk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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