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에스파.. 벌써 네번째 초대, 유엔은 왜 K팝을 편애하나

윤수정 기자 2022. 7. 7.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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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아이돌 그룹을 향한 유엔(UN·국제연합)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K팝 그룹이 유엔 회의 연설자, 홍보대사로 연이어 초청받고 있다.

그룹 에스파가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 총회 회의장에서 개최된 '2022 지속가능발전 고위급 포럼'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지난 5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유엔본부 총회 회의장에서 열린 ‘2022 지속 가능 발전 고위급 포럼’ 연단에 SM 소속 걸그룹 에스파(멤버 윈터, 지젤, 카리나, 닝닝)가 섰다. “메타버스 걸그룹”으로 자신들을 소개한 에스파는 “지속 가능한 지구의 생태계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약 2분간 영어로 유엔-지속 가능 발전목표(SDGs·Sustainable Development Goals)의 가치를 연설했다. 자신들의 히트곡 ‘넥스트 레벨’ 공연 영상도 틀었다.

유엔이 K팝 아이돌을 총회 회의장에 호출한 것은 이번이 벌써 네 번째. 앞서 하이브(빅히트뮤직) 소속 보이그룹 ‘방탄소년단(BTS)’은 2018·2020·2021년 세 차례 유엔 총회 회의 프로그램에 초청돼 연설자로 섰다. 지난해에는 YG 소속 4인조 걸그룹 블랙핑크가 연설자는 아니지만 아시아 국가 가수 최초로 유엔-SDGs 홍보대사에 임명됐다.

앞서 유엔 총회에서 연설을 한 세계적 스타로는 2014년 할리우드 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에마 왓슨, 2016년 미국 유명 가수 스티비 원더 등이 있었다. 하지만 아시아권 가수가 연설자로 선 건 2018년 BTS가 처음이었고, 이후에도 K팝 아이돌들이 주로 선택을 받고 있는 것이다.

유엔 총회에 청년세대 대표로 참석한 방탄소년단(BTS)/방탄소년단 공식 트위터

유엔이 유독 K팝 아이돌에게 관심을 갖는 건 팬덤의 엄청난 파급력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BTS가 약 7분간 한국어로 연설한 제76차 유엔 총회 ‘2021 SDGs 모멘트’ 유튜브 중계 영상의 실시간 시청자는 약 98만명이었다. 이 연설 직후 BTS가 ‘퍼미션 투 댄스’를 공연한 모습을 담은 유튜브 영상은 7일 기준 조회 수가 약 6939만회에 달했다. 이 연설 직후엔 특히 ‘아미(BTS 팬클럽·ARMY)도 백신 접종 받았다(ARMYvaccinatedtoo)’는 해시태그가 수십만 건 올라왔다. 연설 중 BTS가 ‘팬들을 만나기 위해 우리도 전원 백신 접종 받았다’는 내용을 말한 결과였다. 당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청와대에 “내가 연설했다면 (BTS 같은) 파급 효과는 내지 못 했을 것”이란 감사 인사를 전했다.

K팝 팬덤의 목소리는 UN이 추구하는 인종차별과 빈곤 철폐, 젠더 평등 등 사회적 메시지와 일치한다는 측면도 크다. 2020년 흑인 인권 운동 ‘블랙 라이브스 매터’를 위한 해시태그 운동과 기부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친 아미, 다른 가수 팬덤과 함께 페루 민주화 시위대 지지와 테러 반대 운동을 펼쳤던 블랙핑크 팬클럽 블링크(Blink) 등이 대표적 사례. 미국 타임지, 뉴욕타임스 등 미국 유력 매체들은 이런 활동을 ‘K팝 행동주의’로 명명했다.

이런 K팝 행동주의가 유엔 산하 기금에 실질적인 도움이 된 사례도 있다. 2017년 아미들은 아동·청소년 폭력 근절을 위한 모금 캠페인 ‘러브 유어 셀프(love your self)’를 펼쳤다. 이를 통해 1년 새 약 18억원이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로 기부됐다. 이 캠페인 전용으로 판매된 BTS 굿즈를 팬들이 사거나 캠페인 온라인 페이지에 직접 기부하는 방식으로 모인 7억원 가량, BTS와 소속사 측이 앨범 판매 수익 일부 등을 내놓은 11억여원을 더한 기부금이었다. 2018년 BTS가 처음 유엔 연설자로 섰을 때 ‘너 자신을 말하라(Speak Yourself)’는 문구를 연설문에 넣은 것도 이 캠페인을 염두에 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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