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에 취약한 아파트..복구에만 몇 시간
[KBS 전주] [앵커]
무더위로 인한 전기 사용량이 늘면서 곳곳에서 정전 사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오래된 아파트일수록 정전에 취약할 수 밖에 없는데요.
아파트에 정전이 발생했을 때 복구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
안승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주의 한 아파트.
불빛 한 점 없이 단지가 온통 캄캄합니다.
저녁 8시 30분쯤, 아파트 4백여 세대가 모두 정전됐습니다.
무더위 속에 전기마저 끊기면서, 주민들은 큰 불편을 겪어야 했습니다.
[이옥숙/아파트 주민 : "천둥 번개 치나, 뭐가 터졌나 했어요. 그랬더니 펑 하면서 정전이 싹 된 거예요. 너무 놀랐어요. 주민들이 안 자고 다 나왔죠. 덥고 하니까."]
원인은 아파트로 들어오는 전기의 관문에 해당하는 변성기와, 변압기 한 대가 고장났기 때문.
긴급 복구를 통해 네 시간여 만에 전기 공급은 재개됐지만, 불안은 여전합니다.
[아파트 주민/음성변조 : "(이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죠. 한 2, 3년? 그때 한 번 정전 있었어요."]
아파트가 정전되면 복구 작업은 한전이 아닌 관리사무소와 계약한 민간 업체의 몫입니다.
내부 설비 등이 주민들의 자산이다 보니 직접 관리하게 돼 있기 때문인데, 복구도 쉽지 않습니다.
[대한주택관리주식회사 관계자/음성변조 : "(한전이) 그 안에 있는 변압기까지 관리해주는 제도가 돼야 주민들에게도 이익도 되고, 전기 요금 혜택도 보고."]
지은 지 26년 된 이 단지처럼, 노후화가 진행될수록 정전 위험도 커지는 게 현실.
25년이 넘은 노후 아파트의 정전 발생률은 15년 미만인 곳보다 9.5배 높습니다.
설비는 낡고, 설계 용량은 과거 기준에 맞춰진 반면, 폭염 속 전기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정전으로 이어지는 겁니다.
전북에서 지어진 지 15년 넘은 아파트 가운데, 세대 당 공급용량이 3킬로와트 이하여서, 개선이 필요한 단지는 3백 70여 곳.
결국 설비를 새것으로 교체해야 하는데, 주민들이 비용 부담을 느껴 미루는 경우도 많습니다.
[김양수/한전 전북본부 배전운영부 차장 : "용량 증설 없이 노후 설비가 그대로 있고. 아파트 전기안전관리자의 이직이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매뉴얼이 없고. 예방 방법은 사실 점검·보수밖에 없습니다."]
준공 15년이 넘으면 한전과 정부가 변압기 교체 비용의 80퍼센트를 지원하는 만큼, 제도를 활용하는 것도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안승길입니다.
촬영기자:안광석
안승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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