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릿지> 스티로폼을 와그작! 슈퍼웜은 미니 재활용 공장?!

전하연 작가 2022. 7. 7.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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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이혜정 앵커

플라스틱 쓰레기가 지구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플라스틱을 먹어서 분해하는 애벌레가 확인됐다고 합니다. 


이 벌레,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김정 어린이과학동아 편집장과 자세히 알아봅니다. 


편집장님, 코로나로 인해 일회용품 사용이 정말 많이 늘었습니다.


플라스틱 쓰레기도 정말 많이 나오고 있죠?


김정 편집장 / 어린이과학동아

네. 플라스틱 중에서도 열을 가하면 모양을 만들기 쉬운 '폴리스티렌'이 많이 사용되는데요.


폴리스티렌은 활용하기 편리하다는 장점이 많지만 화학적으로 안정해 굉장히 느리게 분해됩니다. 


환경에는 치명적인 단점입니다. 


전세계 과학자들은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 중 하나로, 쓰레기를 자연적으로 처리하는 세균과 곤충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죠. 


2015년에는 미국 스탠포드 연구팀이 '갈색거저리 유충'이 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있다고 밝혔고, 국내에서는 2019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연구팀이 '꿀벌부채명나방 에벌레'에서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효소를 찾아낸 바 있습니다. 


이혜정 앵커

최근에는 '슈퍼웜'이라 불리는 애벌레가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의 해결사로 주목받고 있다고 하죠? 


김정 편집장 / 어린이과학동아

네. 지난 6월 호주 퀸즐랜드대학교 크리스티안 린케 교수팀은 딱정벌레의 한 종류인 '아메리카왕거저리의 유충'이 플라스틱의 재료인 폴리스티렌을 먹어 분해한다는 사실을 발표했습니다.


아메리카왕거저리 유충은 몸길이가 약 5cm인 애벌레로, 다른 애벌레에 비해 크기가 커서 '슈퍼웜'이라고 불립니다.


갈색거저리 유충보다 크기가 약 1.5배 크지요. 


쌀겨나 밀겨, 나뭇잎 등을 먹고 사는데, 이번에 물건을 포장하는 데에 쓰이는 스티로폼 등에 쓰이는 폴리스티렌을 먹을 수 있단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참고로 아메리카왕거저리는 단백질과 불포화지방산을 다량 함유하고 있는 식용 곤충 중 하나입니다. 


과자, 선식 등 다양한 식품 원료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미래 식량자원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혜정 앵커 

'슈퍼웜' 연구는 어떻게 이뤄진 걸까요?


김정 편집장 / 어린이과학동아

퀸즐랜드대학교 연구팀은 슈퍼웜의 플라스틱 분해 능력을 확인하기 위해 135마리의 슈퍼웜을 45마리씩 세 팀으로 나눴습니다. 


3주 동안 한 팀에는 밀겨만 주고, 다른 한 팀에는 스티로폼을, 나머지 한 팀에는 아무것도 주지 않았습니다.


24시간이 지나자 슈퍼웜이 스티로폼을 먹으며 내부로 뚫고 들어가 구멍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48시간이 지나자 스티로폼을 먹은 슈퍼웜의 대변이 갈색에서 알갱이가 섞인 하얀색으로 바뀌었습니다. 


스티로폼이 소화되어서 대변으로 나온 거지요. 


3주가 지난 뒤 스티로폼을 먹은 슈퍼웜의 66.7%가 아메리카왕거저리 성충으로 자라는 데 성공했습니다. 


밀겨를 먹은 슈퍼웜은 92.9%가 성충으로 자라는 데 성공하고, 굶주린 슈퍼웜은 10%만 성충으로 자랐습니다.


밀겨를 먹은 슈퍼웜만큼은 아니지만, 스티로폼만 먹고도 아메리카왕거저리가 유충에서 성충으로 잘 자랐습니다.  


슈퍼웜이 폴리스티렌에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혜정 앵커 

신기한데, 슈퍼웜은 폴리스티렌을 어떻게 분해할 수 있는 걸까요? 


김정 편집장 / 어린이과학동아

연구팀이 슈퍼웜의 장 속에 있던 물질을 분석한 결과, 폴리스티렌을 분해하는 효소를 지닌 세균이 장에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린케 교수는 "슈퍼웜은 입으로 폴리스티렌을 잘게 부숴 삼키면, 장내 세균이 효소를 활용해 폴리스티렌을 분해하는 미니 재활용 공장 같다"며, "슈퍼웜의 장내 세균 효소를 연구해 바이오플라스틱을 개발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혜정 앵커 

슈퍼웜처럼 플라스틱이 빨리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서 우리 환경이 숨 좀 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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