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中왕이와 첫만남.."평등하게 협력해야 성숙한 관계"

한예경 2022. 7. 7.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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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서 한중 외교장관회담
새정부 달라진 한중관계 반영
朴 "자유·인권수호 적극 동참"
왕이 "새 여정에 협력할 준비"
박진 외교부 장관(오른쪽)이 7일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가 열린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처음으로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외교부]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인도네시아 발리를 방문 중인 박진 외교부 장관이 7일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처음으로 대면 회동을 하고 윤석열정부의 달라진 대중 외교관을 보여줬다. 중국이 민감해하는 인권과 법치 수호 등을 첫 만남에 쏟아내며 '평등한 협력'을 강조했다.

한중 외교장관회담은 이날 오후 G20 외교장관회의 리셉션이 열리는 발리의 한 리조트에서 열렸다. 박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산적이고 택적이장(山積而高 澤積而長·산은 흙이 쌓여야 높아지고 못의 물은 모여야 멀리 흐른다)'이란 중국 격언을 인용하며 '상호 존중'에 기반한 한중 관계를 강조했다. 그는 "한중 양국이 상호 존중과 신뢰를 쌓으면서 평등하게 협력하는 좋은 동반자가 돼야 다가올 미래 30년도 건강하고 성숙한 한중 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신정부는 국제사회의 보편적 가치와 규범을 중시한다"며 "자유와 평화, 인권과 법치를 수호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협력과 공조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또 "국제 관계에서 개방성·투명성·포용성 원칙에 기초해 글로벌 도전 대응에 책임 있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한중 관계도 이런 보편적 가치와 규범에 입각해 상생 발전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수교 30주년을 계기로 중국과 각급에서의 전략적 소통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언급했다.

박 장관의 발언은 윤석열정부가 강조했던 '상호 존중에 기반한 한중 관계'를 설명하면서 '인권과 법치 수호' '평등한 협력' 등을 언급하며 대중 외교 기조 선회를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재인정부는 한중 관계를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라고 설정하고 중국이 민감해하는 이슈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해왔다. 박 장관은 그러나 이날 신장 위구르 등 국제사회가 구체적으로 지적하고 있는 인권 문제 지역 등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하면서 보편적 가치를 따라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어 왕 부장은 모두발언에서 "우리는 한국의 새 정부가 한중 관계의 새로운 여정을 시작했다는 사실에 커다란 중요성을 부여하고 있다"며 한국 정부의 기조 변화에 대해 수긍했다. 그러나 왕 부장은 "우리는 중요한 발전 기회를 마주하고 있으며 동시에 함께 다뤄야 할 도전도 일부 있다"면서 "따라서 우리는 한국 측과 우리의 좋은 이웃 관계, 우호협력 관계가 지속해서 발전할 수 있도록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왕 부장은 아울러 상대에 대한 정책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양국 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가 더 큰 이익을 위해 진전되도록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는 뜻도 피력했다.

[한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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