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촌토성서 1500년 전 고구려제 나무 쟁기 출토
쟁기 변천사 연구 진전 기대
한성백제 유적인 몽촌토성에서 고구려 때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목제 쟁기(사진)가 나왔다. 국내에서 삼국시대 목제 쟁기가 출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500년이 지난 지금까지 쟁기 형태를 온전히 유지하고 있어 한국 고대 쟁기의 구조와 변천 연구를 위해 중요한 자료를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성백제박물관은 이런 내용을 담은 몽촌토성 발굴조사 중간 결과를 7일 발표했다. 올해 4월 서울 송파구 몽촌토성 내 집수지(集水地)에서 출토된 이 쟁기는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에서 발견된 쟁기와는 다른 우리나라 고유의 구조로 확인된다. 2020년에도 집수지에서 간단한 구조의 목제 쟁기가 출토됐으나 이번 쟁기는 완전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전 사례와 차별화된다.
이번에 출토된 쟁기는 술·날·손잡이로 이뤄진 일반적인 쟁기 구조에 비녀와 분살이 더해진 형태이다. 날부분의 형태와 크기로 봤을 때 날부분에 끼웠던 보습은 서울 구의동 고구려 보루에서 출토된 보습과 유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날부분의 볼록 면에는 ‘V’자형 흠이 있어 볏이 ‘V’자형 날개 모양으로 달렸을 가능성이 있다.
쟁기의 전체 길이는 165~170㎝, 날 부분은 29㎝, 폭은 최대 18㎝로 파악됐다. 기존 연구자료에 의하면 이런 형태의 쟁기는 함경도와 중국 옌볜·연해주 일대에서 쓰이는 쟁기, 일명 ‘가대기’와 동일하다. 집수지는 자연과학적 연대 분석 결과 469~541년 사이 고구려에 의해 축조·사용된 것으로 파악된다.
한성백제박물관은 이번 목제 쟁기가 조선 시대를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 한국 고대 쟁기의 구조와 변천 연구를 위해 중요한 자료라고 보고 있다.
한성백제박물관은 “한국 고대 쟁기 연구를 위한 중요 자료를 확보했다”면서 “목제 쟁기 출토가 고대 농경사회를 유추할 수 있는 농업기술사 연구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강은 기자 e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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