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경계 흐릿한 국정..도마에 오른 윤 대통령의 '공정'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심진용 기자 2022. 7. 7.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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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민간인 나토 동행·인척 채용 등에 반박 대응 일관
'인선 실패' 논란에 '인맥 국정'까지..지지율 하락 원인 작용
윤 대통령의 핵심 가치 '상식'에 어긋나..국정동력에도 타격

윤석열 대통령이 공정의 칼날 위에 섰다. 사적 인연을 공적 영역으로 끌어온 ‘인맥 국정’ 논란으로 시험대에 올랐다. 윤 대통령이 공정과 상식을 최대 화두로 삼아왔다는 점에서 그간의 발언이 평가 잣대로 돌아오는 자승자박 상황이 됐다. 대통령실은 “법적·제도적 하자가 없다”고 거듭 해명했지만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 대통령 인선 논란에 조목조목 반박했다. 윤 대통령 부부의 스페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일정에 이원모 대통령비서실 인사비서관의 배우자인 민간인 신모씨가 ‘기타 수행원’ 자격으로 동행한 데는 “모든 (법적) 절차를 밟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6촌 인척인 최모 선임행정관의 대통령부속실 근무를 두고는 “업무역량에 대한 문제 제기가 아니라 먼 인척이라는 이유로 배제한다면 그것 또한 차별”이라고 했다. 6촌 인척은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이해충돌방지법)이 제한하는 가족 채용 범위에 포함되지 않고, 최 선임행정관이 경선 캠프부터 보좌하며 업무능력을 인정받았다는 취지다.

법적·절차적 문제가 없다는 해명에도 논란은 확산 중이다. 윤 대통령의 인맥·측근 중심 인선에 대한 비판이 불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적 인연이 닿은 이들이 잇따라 공적 업무 영역에 등장해 논란에 불을 지폈다. 신씨의 순방 동행을 두고 대통령실은 절차를 거쳐 무보수로 일했다고 거듭 해명했다. 최 행정관을 두고도 장기간의 대기업 근무, 경선 캠프 이력을 들어 적합한 능력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공적 임무 부여에 불법과 절차적 하자, 이해충돌 여지는 없다는 취지다. 해당 업무들이 공개 채용절차를 거치는 것이 아닌 만큼 객관적인 공식 평가 잣대를 공정과 불공정의 기준으로 삼기는 어렵다. 다만 주관적 기준에 따라 국정이 공사가 뒤섞인 형태로 진행됐다는 점은 공정과 상식에 어긋난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해충돌방지법의 제한을 비켜가더라도 대통령실이 “(공직자의) 공정한 직무수행을 보장하고 공공기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는 해당 법의 취지를 충족했는지를 두고도 논란이 불가피하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태와 문재인 정부 때의 내로남불 논란으로 공적 업무와 사적 인연을 엄격하게 구분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높아진 상황이다.

윤 대통령은 공정과 상식을 핵심 가치로 삼아왔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6월 “무너진 자유민주주의와 법치, 시대와 세대를 관통하는 공정의 가치를 다시 세우겠다”고 정치 참여를 선언했다. 김건희 여사의 학력 부풀리기 논란이 불거졌을 때는 직접 기자회견에 나서 “논란을 야기하게 된 자체만으로도 공정, 상식에 맞지 않는 것임을 분명히 말씀드린다”(지난해 12월17일)고 말했다. 9일 뒤 김 여사도 “남편이 대통령이 되는 경우라도 아내 역할에만 충실하겠다”고 했지만 봉하마을 지인 동행, 신씨의 순방 동행 등으로 불공정 논란 중심에 섰다.

집권 초반 불거진 불공정 논란은 국정 동력 확보에 타격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 장관의 연이은 낙마로 상징되는 ‘인선 실패’ 논란이 ‘인맥 국정’ 논란으로 덩치를 키운 모습이다.

인사 중심의 불공정 논란은 국정 지지율 하락 추세에도 반영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공정’이 이날 발표한 국정운영 평가 조사(지난 4~5일, 성인 1002명)에서는 부정 평가가 52.9%로 긍정 평가(42.7%)를 10.2%포인트 앞섰다. 지난 1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지난달 28~30일, 성인 1000명)에서는 윤 대통령이 직무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 43%,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 42%였다. 부정 평가 이유로 가장 많은 응답 비율이 ‘인사’(18%)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유정인·심진용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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