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이용자 편의성 최우선으로 고려하겠다" 결국 구글 정책 따르나
구글 인앱결제 정책을 따르지 않아 카카오톡 업데이트를 거부당했던 카카오가 7일 “이용자 편의성 최우선으로 고려해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구글의 정책대로 자사 결제 웹페이지로 통하는 ‘아웃링크’를 없앨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다만, 카카오 측은 아직 최종결론은 내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날 방송통신위원회는 카카오, 구글 임원을 만나 결제 방식 갈등 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를 벌였다. 비공개로 진행된 3자 회동에는 김재철 방통위 이용자정책국장과 구글코리아·카카오의 대회협력담당 임원이 참석했다.
방통위 측은 “카카오톡 업데이트 거부와 관련해 구글, 카카오 양사 입장을 청취했다”며 “상호 협조해 현재 상황을 원만히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동에서 구글과 카카오는 이용자 편의에 대해서는 공감했지만, 구체적인 해결 방식에 대한 결론은 내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구글은 국내 앱 개발사에 외부 결제 페이지로 연결되는 아웃링크를 앱에서 삭제하지 않으면 지난달 1일부터 앱을 삭제한다고 공지했다. 인앱결제(최대 수수료 30%)를 사용하거나, 인앱결제 내 제3자결제 시스템(최대 수수료 26%)을 구축하지 않으면 앱을 구글플레이에 등록할 수 없는 것이다. 구글은 웹 결제를 안내하거나 독려하는 표현조차 사용하지 못하도록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카카오는 지난 5월부터 카카오톡에서 무제한으로 이모티콘을 사용할 수 있는 ‘이모티콘 플러스’ 구독 페이지에 ‘웹에서는 월 3900원의 가격으로 구독할 수 있다’는 안내 문구를 걸어놓았다. 웹 결제로 통하는 아웃링크도 추가해 놓았다.
구글 인앱정책 적용 요구에 따라 가격을 기존 월 4900원에서 월 5700원으로 올리면서 ‘구글 플레이 수수료 15%포함’이라는 문구도 달았다. 구글이 내민 기준대로라면 카카오톡이 구글플레이에서 삭제될 수 있는 상황이어서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구글에 반기를 들었다’는 평까지 나왔다. 결국 최근 구글은 카카오톡의 최신버전 업데이트 심사를 거부하는 결정을 내렸다.
앞서 한국은 세계 최초로 구글·애플 등 앱마켓 사업자의 인앱결제 강제 행위를 금지하는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올 3월15일부터 시행 중이다. 구글, 애플 등 앱마켓 사업자가 거래상의 지위를 악용해 앱 개발업체에게 특정 결제방식을 강제할 경우 매출액 2% 이하의 과징금을 내야 한다.
주무부처인 방통위는 이번 구글의 카카오톡 심사 거부에 대해 법을 위반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카카오톡의 업데이트 중단으로 당장 소비자 피해가 발생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구글의 행위는 전기통신사업법 상에 인앱결제를 강제하지 못하도록 한 규정을 위반한 소지가 분명하기 때문에 방통위의 대응이 미온적이란 시각도 나오는 실정이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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