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보니] 주식·코인 투자빚 서울 가서 탕감받는다?
[뉴스데스크] ◀ 기자 ▶
알고보니 시작합니다.
몇 년 새 2, 30대 청년층의 주식과 가상화폐 투자가 급증하면서, 최근엔 청년층이 개인파산이나 회생절차를 밟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회생법원이 주식, 가상화폐 투자 손실금은 변제액을 정할 때 고려하지 않는다는 지원 방안을 내놨는데요.
빚내서 투자하는 '빚투'를 조장한다. '먹튀'를 조장한다', 또 서울만 되고 지방은 안 되니 '지역차별이다' '서울로 이사가서 빚 탕감받자'는 주장까지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과연 어디까지 사실인지 확인해봤습니다.
개인회생제도란, 채무자가 당장은 빚을 못 갚지만 정기적인 수입이 있으니, 3년에서 길게는 5년까지 매달 일정 금액을 갚으면 나머지 빚을 면제해주는 제도입니다.
회생 허가를 받으려면, 가진 재산보다 빚이 많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보증금 2천만 원 월세방에 사는 A씨가 1억 원을 빌려 주식과 가상화폐에 투자했다 7천만 원을 잃은 경우, 재산은 1억 2천만 원, 빚은 1억 원으로 계산해 회생 대상이 되기 힘듭니다.
그런데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1일부터 재산을 평가할 때 '주식이나 가상화폐' 투자로 입은 손실분을 빼주기로 했습니다.
A씨의 재산은 5천만 원으로 줄게 되고, 빚 1억 원보다 적어져 개인회생 절차를 밟을 수 있게 된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빚 탕감' '먹튀' 논란이 일었는데, 빚을 갚을 때 월소득에서 최저 생계비를 제외한 가용소득 전부를 변제액으로 사용하는 건 종전과 달라지지 않습니다.
실제로 A씨의 월 소득이 3백만 원인 경우, 최저생계비 약 1백만 원을 빼고 2백만 원씩 3년에 걸쳐서 7천200만 원 정도를 갚아야 합니다.
따라서 '빚 탕감'이라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고, 개인회생의 문턱을 낮추고, 문을 넓혀줬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박시형/변호사(개인회생 전문)] "명시적으로 실무 준칙을 냈지만, 사실은 실제 이전과 그렇게 차이가 없는 것이거든요. 왜냐하면 최소 3년은 (매달) 가용소득을 변제하기 때문에…"
또 서울로 이사를 가면 이런 혜택을 볼 수 있다는 주장도 현실성이 떨어집니다.
개인회생을 판단하는 법원은 재판 관할권처럼 거주지와 근무지를 기준으로 정해집니다.
서울회생법원의 새로운 지침을 노리고 서울로 위장전입을 한다고 해도, 통신내역 조회 등을 통해 실거주·근무지를 파악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려울 거라고 법원 측은 설명하고 있습니다.
주식과 가상화폐 같은 투자는 이익만큼 손실 위험성도 크기 때문에 스스로 책임도 져야 합니다.
이 때문에 법원도 직전까지는 이런 투자를 '사행성 투자'로 분류해 빚 계산에서 엄격하게 다뤄왔는데요.
이를 빼주기로 한 건 논란의 소지가 있는 건 분명한 만큼, 청년층에게 파산보다 회생의 길을 열어주면서도 도덕적 해이에 대한 충분한 고민 역시 필요해 보입니다.
알고보니 전준홍입니다.
※ [알고보니]는 MBC 뉴스의 팩트체크 코너입니다.
자료조사: 권혜인, 박호수 / 연출: 정다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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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조사: 권혜인, 박호수 / 연출: 정다원
전준홍 기자 (jjhong@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2/nwdesk/article/6386033_3574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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