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만원 선글라스를 35만원에.. 서울시, 17억원대 '짝퉁' 유통업자 58명 입건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이 적발한 위조 상품들. 서울시 제공

#. 정품 가격 130만원인 남성 의류와 200만원인 여성 의류를 35만원에. A씨가 유명 브랜드 위조품을 판매한 수법이다. 그는 코로나19로 공실인 서울 중구 명동 점포를 단기로 빌려 ‘떳다방’ 식으로 위조품을 팔고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 B씨는 정품가 53만원인 선글라스의 위조품을 9만원에 구매했다. 이를 서울 신촌 C안경에 14만5000원에 납품했고, 안경점은 소비자에게 이를 35만원에 판매했다. 

#.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D액세서리’를 운영하는 E씨는 유명 브랜드 액세서리를 14k 귀금속으로 직접 위조했다. 정품추정가 300만원 상당의 팔찌를 위조품으로 제작해 30만원에, 70만원 상당의 유명 귀걸이를 ‘짝퉁’으로 만들어 35만원에 파는 식이었다. 

위 사례는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이 올해 상반기 집중 단속을 통해 적발한 위조품 제작·유통 사례다. 민생사법경찰단은 이처럼 17억원대 유명 브랜드 의류와 가방, 골프용품 등의 위조상품을 판매한 업자 58명을 상표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고 7일 밝혔다.

시는 올해 상반기 집중 단속을 통해 인터넷 오픈마켓과 서울 동대문·남대문 대형상가, 강남·명동 일대에서 상표권 침해 위조 상품을 판매한 업자들을 적발했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이 적발한 위조 상품들. 서울시 제공

적발된 상품은 유명 브랜드 의류와 가방, 골프용품, 벨트, 속옷, 액세서리 등 총 2505점으로, 정품 추정가는 약 17억5000만원에 달한다. 종류별로는 △유명 브랜드 의류 1013개(정품가 5억4000만원) △가방 44개(1억4000만원) △골프의류 234개(6400만원) △벨트 110개(7000만 원) △속옷 23개(1000만 원) △귀걸이 300개(2억4000만원) △팔찌 121개(1억5000만원) △지갑 119개(1억원) △반지 65개(5600만 원) △목걸이 59개(5000만원) 등이다.

최근 명품을 선호하는 MZ세대가 늘어나면서 위조상품의 종류가 유명 브랜드 의류와 가방 위주에서 골프용품과 액세서리 등으로 다양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49명이 판매한 상품을 압수하고 이들을 검찰에 송치했으며, 나머지 9명은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위조상품은 유통·판매·보관하는 경우 상표법에 따라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 처벌을 받는다.

시는 시장가보다 현저하게 싼 상품의 경우 일단 위조 여부를 의심할 것을 당부했다. 위조 상품은 제품이 조잡하고 정품 인증 태그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오픈마켓의 경우 상품 라벨에 제조자, 제조국명, 품질표시 등이 바르게 기재되지 않고 고객 후기 중 정품 여부에 대한 질문이 잦거나 정품 여부 문의에 판매자가 새 제품이라고 답한다면 위조품일 가능성이 높다. 

시는 위조상품 판매업자를 발견할 경우 서울시에 신고·제보해줄 것을 당부했다. 결정적인 증거와 함께 범죄행위 신고‧제보로 공익증진에 기여할 경우 조례에 따라 최대 2억원까지 포상금을 받을 수 있다.

강옥현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 단장은 “위조상품 판매가 온·오프라인 쇼핑몰을 통해 광범위하게 이뤄지는 만큼 수사력을 집중할 것”이라며 “시민들도 적극적으로 제보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