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짚어봅시다] "인플레이션龍 잡아 죽이겠다" '제2의 볼커'되려는 파월 의장

강현철 2022. 7. 7. 19:4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1980년대초 제2차 오일쇼크가 세계를 강타하던 시절, 미국의 물가상승률은 지금보다 높은 13%대였다.

미 통화정책을 책임지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볼커 뒤를 따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연준이 6일(현지시간) 공개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을 보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경기침체라는 희생(기회비용)을 각오하더라도 기준금리를 계속 올리겠다는 파월의 확고한 의지가 읽힌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오일쇼크때 금리 20% 극약처방
경기 희생해도 물가잡기에 올인
이달에도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

1980년대초 제2차 오일쇼크가 세계를 강타하던 시절, 미국의 물가상승률은 지금보다 높은 13%대였다. 뛰는 휘발유와 생필품 가격에 서민들의 허리는 휘었다.

당시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의장은 폴 볼커. 민주당 카터 정부에서부터 공화당 레이건 정부에 이르기까지 8년간 의장직을 맡았던 금융계의 '거인'이다. 그는 "인플레이션이라는 용(inflationary dragon)을 잡아죽이겠다"며 기준금리를 지금으론 상상이 안되는 연 20%대로 끌어올렸다. 한번에 4%포인트를 올린 적도 있었다. 그 덕분에 물가상승률은 3%대로 주저앉았다.

하지만 그 댓가로 실업률은 10%로 치솟았다. 노조와 농민은 연일 시위를 벌였고, 자동차 딜러들은 신차 키를 관에 담아 그를 살해하겠다며 협박했다. 하지만 그는 눈도 깜박않고 권총까지 차고 다니며 소신을 지켰다

미 통화정책을 책임지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볼커 뒤를 따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연준이 6일(현지시간) 공개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을 보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경기침체라는 희생(기회비용)을 각오하더라도 기준금리를 계속 올리겠다는 파월의 확고한 의지가 읽힌다.

의사록에 따르면 "(FOMC 멤버들이) 경제 전망상 제약적인(restrictive) 정책 스탠스로 가는 것이 타당하다는 데 모두 동의했다"면서 "물가상승 압력이 지속될 경우 훨씬 더 제약적인 스탠스가 적절할 수 있을 것이란 가능성"도 인정했다.

지난달 연준은 28년만에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인상)을 단행한 데 이어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을 통해 7월에도 0.75%포인트 또는 0.50%포인트의 금리인상을 예고했다. 따라서 '제약적인 정책' 필요성을 강조한 의사록 내용은 큰 폭의 기준금리 인상이 계속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FOMC 위원들은 90차례 이상 '인플레이션'이란 단어를 언급했다.

구체적으로 FOMC 위원들은 "다음 회의(7월 회의)에서 0.50% 포인트 또는 0.75%포인트의 금리 인상이 적절할 것 같다고 판단했다"며 파월 의장에 동의했다. 이들은 "진행 중인 기준금리 인상이 위원회의 목표 달성을 위해 적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에선 오는 26~27일 열리는 FOMC에서 0.75%포인트를 인상할 확률을 96.3%로 보고 있다.

특히 위원들은 가파른 금리인상이 경기둔화를 초래하더라도 물가 잡기를 우선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의사록은 "회의 참석자들은 (통화)정책 강화가 당분간 경제성장의 속도를 느리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지만, 물가상승률을 다시 2%로 낮추는 것이 최대고용 달성에도 매우 중요하다고 봤다"고 전했다.

이처럼 미국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들의 기준금리 인상 러시가 이어지면서 세계경제는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이날 "글로벌 경제 전망이 상당히 어두워졌다"면서 내년에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닥칠 가능성을 경고했다. 또 조만간 올해 글로벌 경제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IMF는 지난 4월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1월의 4.4%보다 0.8%포인트 내린 3.6%로 하향 발표했다. 이는 작년 10월 4.9% 성장을 예측한 것과 비교해 무려 1.3%포인트 내린 것이었다.

로이터는 IMF가 이달 말 조정 수치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했다.

강현철기자 hckang@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